마거릿의 사랑이 끝나자 장의 사랑은 시작됐다. 동양인, 불법체류자, 스너글러인 장은 경찰차 사이렌이 울리면 너무 불안해서 바지에 오줌을 쌀 것만 같다. 그는 그토록 불안정한 상황에서 돈을 벌기 위해 ‘스너글러’ 일을 한다. 접시닦이 일로 벌 수 있는 돈은 미국인 주급의 절반일 뿐이다. 뉴요커인 일흔 셋의 마거릿은 혼자 죽을까봐 두렵다. 죽음이 가까운 곳에 자리했다지만 여전히 살아있기에 욕망도 살아있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살아있다. 흘러가는 사건들이 긴박하거나 궁금하거나 하진 않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세 번째 결혼을 준비하는 마거릿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영주권을 얻기 위해 마거릿과 결혼하면서 마거릿이 바라는 대로 게리가 되어가는 장은 어떤 마음일까.임지훈 평론가의 말처럼,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