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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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책의 표지가 너무 예뻐 어떤책인가,궁금하여 검색해보니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이었다.
윌리엄 트레버?? 그때는 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터라 또한 찾아보니 매년 노벨문학상에 거론되는 지금은 아흔에 가까운 노장 아일랜드 작가라고 한다.
알게 되면 눈에 보인다고, 그 후 윌리엄 트레버에 관한 리뷰나 페이퍼가 올라오면 읽게 되었다.
가장 기억나는 글은 o님의 ‘여성적인 문체‘라는 문구였었다.(물론 이 소설책을 가리킨 것은 아니었지만!)
예쁜 표지의 책 속에 여성적인 예쁜 문장들로 이루어진 예쁜 책? 그 느낌이 무척 궁금하여 읽어가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줌파 라히리,에쿠니 가오리,이윤리등의 작가들이 극찬한 윌리엄 트레버라고 하여 큰 기대를 하고 읽은 이 책의 전반부는 나에겐 의외로 좀 심심했었다.
뭐지?
소설은 꼭 ‘사건‘이 일어나야 ‘맛‘이라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 사건이 뭘까?
중반부쯤 이게 ‘사건‘이구나!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인데??
내내 궁금해 하며 읽다가 문득 어제 지금 oo하자 님의 어제 올라온 서평에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비슷하다는 문구에서 아하!!! 이해되었었다.

책의 중반부 이후부터는 전반부와 다르게 조금씩 윌리엄 트레버라는 작가의 문체에 매료되기 시작했다.왜 다른 작가들이 그의 작품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영향을 받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절제된 문장들은 한 편의 잔잔한 영화 장면,장면들을 보여주는 듯하다.짧고 간략한 문장들 속에서 시골풍경이 머릿속에서 무한히 그려지며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심리와 고민하는 표정들이 눈앞에서 보이는 듯하다.무심히 주변사물들의 풍경을 짧게 기록하지만 영화로 찍었다면 무척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되었을 장면,장면들이 인상깊다.

‘지금까지 다양한 인물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들의 성격과 생각을 온전히 살려내는 작업에 매진하게 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라고 하면서,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흥미롭고 매혹적‘이라고 말한 윌리엄 트레버의 시선은 내 눈에 비친 주관적인 생각들을 최대한 배제한 것이고,타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아닌 타인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이런 문체가 나온 것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아무튼 ‘여름의 끝‘은 아련하지만,잔잔하게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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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7-02-10 13:03   좋아요 0 | URL
그럴 것 같은 조짐이 보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2-12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스런 문체라는 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어요~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작가님이 이런 감성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 정말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막연한 호기심이 아니라 애정이 느껴지는 글이라 더 좋았어요.. 따뜻함이 들어있는 글.. 그 느낌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엘리를 응원하게 되요~ 작가는 아무 말도 없는데 말이에요~^^

책읽는나무 2017-02-12 23:52   좋아요 0 | URL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꾸 유순해지는 면이 있는 것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만큼 나긋나긋~~포근포근~~하지만 조금은 아리고 쓰라린 감동이 있는 문체였습니다.뒷끝에 훅!!하고 치고 오는 무언가가 있었어요.다른작품도 그런가?궁금하기도 하구요.‘비온 뒤에‘도 얼른 읽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