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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해 - 마음의 어두움을 다스리는 지혜, 마음을 여는 성장동화 2
범경화 지음, 오승민 그림 / 작은박물관 / 2005년 9월
평점 :
친근한 저자의 이름이 일단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잊지 않고 책을 보내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며 신중하게 읽은 책이다.
언제부턴가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갈림길에 서 있는 기분이 들곤하여 무작정 동화책을 집어들었던 것 같다.
동화책에 육아에 관한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동화책을 읽다보면 잃어버린 동심을 찾게 되고...조금은 내눈을 낮추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만의 도취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래서 동화책이 좋아졌던 것 같다...이유는 아주 계산적(?)인 이유가 되겠지만...ㅡ.ㅡ;;
이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시대에 외로움을 느끼는 네 아이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외로움은 누구나 다 느끼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아무리 풍족하고 여유롭고 완벽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다 약간의 외로움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 외로움의 농도 차이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굳은 심지에 따라서 본인이 아주 힘들어지거나 또는 희망이 보이는 것의 차이가 날 것이다.
농도가 너무 짙어 우울증으로 병이 짙어져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극단적인 예를 지켜보기도 하였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외로움을 어느정도 조절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이 외로움이란 단어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긴 한데....이것은 어떤 특정인들만이 느끼고 아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책을 통해 알게 된다.
아이들의 외로움은 그저 엄마,아빠가 옆에 있어주지 못해 느끼는 심심함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사실 나 또한 어릴적 외롭다라는 감정을 느끼면서 자라왔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저 아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심심함'이 아닐까? 라고 단정지어 바라본 것 같다.
이책을 통해 나의 굴절된 시선을 바로잡게 되어 기쁘다.
요즘 편리함과 경제적 능력이 우선시 되는 현대생활에서 우리들의 아이들은 많이 외롭다.
저출산 시대에 발맞춰 가정의 자녀들은 외동아들,외동딸이 늘어나고 있으며...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또 아이들은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집을 지키며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척척 처리해야만 한다.
반대로 자녀가 둘,셋 되는 집의 자녀들은 또 나름대로의 부모의 사랑을 내가 아닌 다른 형제에게 빼앗겨 버린 듯한 소외감에 가슴 아파하며 외로워하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민주,하승이,진우,안나 모두 현실감 있는 주인공들이다.
외국으로 입양된 안나 또한 우리 주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결과로 가슴 아픈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외국 입양아이다.
이아이들이 결국은 이 외로움이란 것을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또는 스스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축구를 잘 하지 못하는 진우에게서 어린시절의 내모습을 떠올려보곤 하였다.
나도 어릴적부터 체육시간을 무척 싫어하였다...운동신경이 둔한 내겐 체육시간이 제일 두렵고 부담스러운 존재였다...아이들 앞에서 체육 실기를 선보이는 날에는 나의 둔한 운동신경들은 항상 아이들의 배꼽을 쥐게 만들곤 하였었다...오죽하면 가끔씩 만나는 동창들이 모두 너도 나도 나의 운동신경은 알아줘야 한다고 아직도 놀려대곤 한다...ㅡ.ㅡ;;
체육시간엔 참 많이 외로웠더랬는데....진우처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냥 주눅들고 더 기가 죽어 있었던 내모습을 떠올리면서 외로움을 극복한 진우에게 큰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네 아이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가정의 부모님들도 꼭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닐런지?
내아이도 이러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한 번 더 내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