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희네 집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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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J님의 리뷰를 통해 먼저 접해본후 그렇구나~~~ 하면서 내아이에겐 좀 이르지 않을까? 란 의심으로 잠깐 보류를 해뒀던 그림책이다.
그러다 작년 가을께즘 전라도 순천을 다녀온적이 있었는데..그곳의 기적의 도서관이 눈에 띄어 언제 또 여길 오랴? 싶어 찾아 들어갔었다.
예쁘장한 도서관의 외관은 금방 눈에 띄었다.
그리고 플래카드가 커다랗게 달려 있는데...권윤덕 선생님의 그림책 작품 전시회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권윤덕 작가님의 대표 그림책 몇권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리동동 거미동동>이란 책과 <만희네 집>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곳을 다녀온후 외국 그림책도 좋지만 우리나라 그림책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져 연령대에 비해 좀 이른감이 있더라도 구입해보자 싶어 몇달전에 구입한 그림책이다.
이그림책은 아이보다도 내가 더 신기해하며 들여다본 그림책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흐뭇한 미소가 스며드는 책이기도 했다.

만희네는 좁은 연립 주택에 살다가 할아버지 할머니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열심히 이사할짐을 꾸리는 장면부터 시작한다..들여다보면 딱 좁은 우리집같다..ㅡ.ㅡ;;
다음장을 넘기면 만희네 연립 주택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집까지의 마을 모습들이 조그만 약도처럼 펼쳐진다..동대문인지? 남대문인지? 두대문이 있는걸 보면 동네가 아닌것 같아 보이지만..암튼..간략하게 잘 그려놓았다...이약도만을 보면 만희네 할머니집을 찾기가 쉽겠다.

만희네 할머니집은 동네에서 꽃이 가장 많은 집이다..화면가득 꽃이랑 꽃나무가 가득하다.
만희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인품이 절로 느껴진다.
만희는 가르침을 잘 받았는지...유치원에서 다녀와 인사를 드리러 할머니 할아버지 방으로 먼저 간다.
할머니,할아버지방은 그야말로 편안하고 품격있다.
자개농에 만희 돌사진액자에 결혼식 사진액자에 난초에 도자기에 거기다 할머니는 구식 재봉틀로 바느질을 하신다..요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보기 힘든 모습이 아닐까? 싶다.

주방에서 일하는 엄마를 보면서 만희는 아마도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듯한 풍경을 담아 자연스럽게 주방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 되짚어 볼수 있게 그려져 있다.
아이와 열심히 그릇도 있다, 오이도 있다,간장도 있다,도자기도 있다 하면서 열심히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그림책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다음장은 아이들에게 많이 낯설것 같은 광이 나온다.
광안에는 절구랑 항아리랑 단지랑,맷돌이랑,과일이랑 마늘등 여러가지 저장음식들이 있다.
어릴적 나의 외갓집이나 우리집에도 저러한 광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가면 사과나 배 혹은 곶감같은 달콤한 냄새들과 마늘이나 소금같은 매우면서도 짠내가 섞여 이상 야릇한 냄새가 코를 후비고 들어와도 기분 좋아 한참 광안에 서있곤 했던 기억이 난다...헌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기분을 못느끼겠지?
다음장엔 옥상풍경이 나온다..엄마는 아마도 된장을 항아리에서 푸시나보다..항아리가 많기도 하다.
어른들을 모시는 집에선 으례히 볼수 있는 풍경일게다.

제일 놀랐던 장면은 바로 가마솥이 마당에 있는 풍경이었다.
가마솥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집!...그것도 도시에서!
아마도 그러한 집은 만희네 집밖에 없을것 같다...^^
그래도 우리 시골 외갓집에 가면 부엌에 가마솥이 있긴 하다...나는 그게 아직도 있다는게 무척 신기했었는데..이그림책에도 나온다...그래서 아이들은 가마솥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엄마들은 아마도 열심히 설명을 해줘야할것이다...안그러면 아이들은 그냥 무심코 흘리고 다음장을 넘겨버릴수 있으니 말이다.

만희네 집 마당엔 정말 예쁜 꽃들이 참 많다...물론 식구들의 정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꽃이 많아서인지 만희네 집은 따뜻한 온기가 곳곳에 흐르는듯하다.
그리고 만희네 집은 자연친화적이다..창문이며 현관문이며...나무가 소재이며 무늬또한 예쁘다.
생활용품 또한 모든것이 옛시절을 상기시킬만큼 오래된 물건들도 많다...옥상에 엄마가 널고 있는 이불무늬를 보아도 얼마나 오래된 이불이며...그집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볼수 있다.
그림들이 예전에 어릴적 교과서를 보는듯한 착각이 일만큼 촌스럽고...어떤 무언가를 느끼게끔 의도하는듯한 분위기라는것을 눈치챌수 있다..만희의 표정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어 만희가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그림 곳곳마다 그려 놓았으니 젊은 부부들이 조금은 뜨끔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작년에 분가를 한터라 속으로 조금 뜨끔했다...ㅡ.ㅡ;;

암튼....나는 이책을 보면서 어릴적 우리집을 보는듯한 착각이 일면서 현재 그림책을 보는겐지? 추억의 앨범을 보는건지 모를정도로 아스라한 감흥에 취해 있었고...내아이는 열심히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있었다. 집안의 내부구조가 속속들이 자세하게 펼쳐 있는것이 자기딴엔 실제로 만희네 집을 들여다보고 있는듯한 그러한 방식이 색다르게 다가왔나보다.
한장 한장 넘기며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이 나오면 딱 그장만 펼쳐놓고 한참 들여다본다.
그리고 엄마가 이불을 널고 있는데 만희가 장난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더니 정말 이녀석은 내가 베란다에 이불을 널거나 엄마, 아빠 바지를 널어놓은 곳에 서서 만희처럼 숨는다고 난리다.
얼굴만 빨래속에 숨겨놓고 "나 어딨게? 찾아봐라~~"한다.

권윤덕 작가님의 이그림책 덕택에 아이와 나는 즐겁고 행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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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5-01-2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 아주 어렸을 적에 한번 구경한 적은 있는 책 같네요. 당시는 별로 관심이 없던 터라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납니다만.. 님 리뷰를 보니 머리속에 그림책이 그려지는 듯...잘 보았습니다.

책읽는나무 2005-01-29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슬쩍 보았을적엔 그냥 무덤덤하게 보아 넘겼던 책이었어요!
근데 돈을 주고 이제 내것이 되어서 그런걸까요?
더 애정이 가지게 되고...아이가 자세히 보니 더욱더 애정이 가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