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이를 야단칠땐 그순간 아이의 버릇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적만이 중요한것 같아 야단을 치게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후엔 항상 후회를 하게 된다..
이버릇과 습관은 아마도 영원히 고쳐지지 않을것 같다..

그저께 나는 또 아이를 울렸다.
유난히 겁이 많고 소심한 아이!
나는 그것이 항상 마음속에 걸린다..

아이와 함께 같이 그림을 그리다 내가 눈사람에다 동그라미를 그리고 나서 너도 해보라 했더니..
저는 못한단다..요즘 부쩍 "성민이는 못해~~"...."민이는 안돼~~~".."엄마가 해줘!" 란 말들이 입에 붙었다..놀이터에 가도 잘타던 미끄럼틀도 엄청 겁을 내면서 혼자서는 절대 타려고 하질 않는다.
요즘 날이 추워서 내내 집에만 있고 놀이터에 잘 안나가서 그런가?
아님 날 닮아서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그런가?
암튼 미끄럼틀을 다른 아이들은 잘만 타는데 민이랑 나랑은 항상 같이 탄다..
이것까지는 괜찮은데...아니 스케치북에 동그라미를 그리라는데 것도 못한다고 자꾸 나한테 해달랜다..
그럼 민이랑 같이 하자며 손을 이끄니 색연필을 절대 쥐지 않으려 손을 내빼기 바쁘다..
이것도 혼자서 못하고 엄마가 해주길 바라나? 싶어 화가 치밀었다..
화가 나니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는데..민이는 서럽다고 울어대기 시작한다..
민이는 조금만 큰소리를 내거나 화를 내면 막 울어댄다..
친구네집에 가도 친구가 자기아이를 부른다고 큰소리로 불러대는 소리에도 질겁을 하고서 운다..
이러다 민이가 남자아이로 잘 클수 있을지?
밖에 나가면 애들한테 매일 맞고 다니는건 아닌지?
안그래도 그런 걱정에 속이 상한데...그저께 동그라미를 못그리겠다고 속을 벅벅 긁어대더니 결국은 나의 언성에 울고 넘어간다.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아이에게 내뱉는 말들이 더 아이를 화나게 만들고...나는 또 나대로 울음 안그치고 악을 써대는 녀석이 미워 더 야단을 치게 되고....ㅠ.ㅠ
잘못했다고 하라고 하니 저는 절대 잘못안했단다..ㅡ.ㅡ;;
그순간 조그만게 고집을 피우는것에 더 화가 났었는데..지금 생각해보면 녀석의 말이 맞기도하다..
그깟 동그라미 엄마한테 그려달라고 한게 뭐가 그리 크게 잘못한 일이라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라고 하는가!..지가 생각해도 잘못한게 없다고 끝까지 버틸만하다..ㅋㅋ

그렇게 한 한시간인가? 삼십분인가? 울렸나보다...중간 중간 때리기도 했다..ㅡ.ㅡ;;
다 울고나서 엄마가 때려서 미안하다고 하니 서러운지 또 눈물을 줄줄 흘린다..
신랑이 퇴근해 온후 민이를 울린것이 내내 걸려 잠깐 밖에 나가서 지가 먹고 싶다던 피자를 사먹였다.
자고 일어나서 피자를 먹으러 나가는 녀석은 신이 나서 언제 엄마한테 맞았냐? 싶다..

헌데 거기까진 좋았는데...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잠깐 바깥바람을 쐰게 덧났던겐지 자고 일어나니 아이는 코가 찡찡거린다...거기다 어제 내가 목욕탕에 데리고 갔었다..
목욕탕을 갈까? 말까? 무척 망설이다 별일 있겠냐? 싶어 갔다왔더니 목욕탕을 나설때부터 민이는 열이 나기 시작하고 계속 보챈다..
집에 와서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계속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한다..
밤에 잠깐 동네 소아과를 다녀왔는데 의사선생님이 목이 많이 부었다고 한다.
순간 엄청 찔렸다..
전날 울렸던것이 아마도 목을 붓게 만들었나보다..ㅠ.ㅠ
게다가 감기기운이 있는 아이를 목욕탕에 데리고 갔다 왔으니~~~~
참 철딱서니 없는 엄마를 만난 민이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ㅠ.ㅠ

다행히 오늘은 열이 많이 나진 않았다만 음성이 영 변해있다..
미안한 엄마는 어제 오늘 민이에게 충성했다..ㅡ.ㅡ;;
이것도 아마 며칠 못갈것이다...
민이의 행동이 또 마음에 안들면 다시 돌변할것이다...
민이엄마가 바로 다중이이기 때문!..ㅡ.ㅡ;;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욕심이 앞서기에 자꾸만 아이를 스트레스받게 하는것 같다..그리고 덤으로 나자신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것같다..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니 아이를 힘들게 하는것일게다..
이것도 먹었으면 좋겠고..저것도 먹었으면 좋겠고..이것도 할수 있었으면 좋겠고..저것도 할수 있었으면 좋으련만....아이는 자꾸 싫다고 뒷꽁무니를 내빼니...실망이 이만 저만 아니더란 것이다..
처음 시도만 해보면 스스로 할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길것같아 한번만 해보라고 다그쳐보지만 그것을 시도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기다리기가 너무도 초조하다.
아이를 기다리는것도 기다리는거지만....언제까지 엄마인 내가 다해줄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이젠 혼자서 뭐든 할수 있었으면 좋으련만....계속 내가 거들어주다가 이거 엄마가 당연히 해주는것이란 버릇이 되는게 아닐까? 란 의심이 생겨 언제까지 내가 같이 해줘야하는것인지 감을 잡질 못하겠다..

아직 첫아이라 그런지 많이 답답하고 욕심이 더 앞서는것 같다..
내새끼 이쁠땐 참 이쁘지만...또 미울땐 미운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자식은 이쁜마음으로 키우는게 아니라고 하더니 그게 다 부모욕심으로 키워서 그러는게 아닐까?싶다.. 

에궁~~
넋두리가 길어졌다..
어서 민이가 감기를 완전히 낫길 바란다..
곧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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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1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4-12-2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엄마가 다중이라고.... 나보다 더할까^^

도 닦는 심정으로 자식 키운다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하는데...그러지 못하니 도 닦아야지요ㅠ.ㅠ

明卵 2004-12-2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 감기, 오늘 밤새 뚝딱 떨어지길 바랍니다. 책나무 엄마.. 힘내세요^^

비로그인 2004-12-22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왜 울 민이는 똥글뱅이를 거부해가지고...그리고 똥글뱅이 못 그리면 잘 못한거냐구요???? 엄마 맞아???? 그럴수도 있지~~~!!

책읽는나무 2004-12-2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나중에 너도 애낳아 키워봐!..ㅠ.ㅠ...그럼 너도 내심정 이해할것이여!

정말 몇번씩 성질을 가다듬고 살아야 하는지 몰러!...그리고 지나고보면 어린것이 뭘 그리 잘못했다고 내가 이리도 성질을 냈었나? 후회하지만 말여~~

근데 진짜로 세살배기가 똥글뱅이를 못그린다고 야단치고 때리는 엄만 아마 나밖에 없을껴!..ㅋㅋㅋ...진짜 난 나쁜 엄마야!...ㅠ.ㅠ



검은비님.....안그래도 눈사람이랑 우산만 보면 나도 꺼림칙해하고 있어요!...민이도 약간 안좋은 기억을 품고 있음 어쩌나 싶어 열심히 지보는 앞에서 내가 똥글뱅이를 그려주기도 하고 달래곤 있는데....ㅋㅋㅋ

그래도 검은비님은 저처럼 성이를 야단치거나 때리고 하겠습니까?....ㅡ.ㅡ;;

가끔씩 나스스로 내가 아이를 키울만한 자격이나 있을까? 자책하게 되더라구요!

우리식구들은 내가 성질 더럽다는걸 알기에 매번 성민이가 불쌍하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이런 엄마를 만난 성민이가 엄청 불쌍해요!

도인이 되는 길은 엄청나게 멀게만 느껴지네요...ㅠ.ㅠ



명란님......그래요!...힘낼께요..^^...힘내야지 별수 있겠어요!..^^



깍두기님......어떡하면 도인의 길에 일찍 당도할수 있는 지름길로 들수 있을까요?

성질만 좀 죽이면 될터인데..불끈불끈 고개를 쳐들고 올라오는 다중이 때문에 너무도 힘드네요......ㅠ.ㅠ



소곤님.....감사해요!..저도 뒤늦게 확인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