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성격상 한 가지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취미나 기호를 다른 것으로 잘 바꾸질 못한다.그럼에도 변덕은 또 어찌나 심한지 잠깐 호기심에 저것이 괜찮을까? 싶어 바꿔 보았다가 역시~ 하며 본래의 자리에 돌아오곤 한다.그래서 왠만하면 자잘한 호기심만 살짝 맛뵈기로 찔러보기만 해볼뿐 하던대로 쭉~ 가는편이다.물건도 이사하면서 처음 놓았던 그자리가 다음 이사할때까지의 자기자리다.
(그래서 물건 찾기는 쉽다.
하지만 한 번씩 이물건은 중요하니까 제대로 둬야지~ 하며 고심하면서 찾기 쉬운 곳에 둔다고 둔 물건은 절대 찾질 못하는~쿨럭!)
옷을 사도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 않고,색깔만 조금 바뀐다던지, 줄무늬라면 줄무늬 간격이 다르거나,그간격의 색깔이 바뀌는 스타일인지라 분명 내눈엔 새로운 옷인데 남들은 옷을 샀는지 좀처럼 구별해내지 못하는 독특한 외고집! 또는 그저 한 길 인생이랄까! 참 재미없고도 심심한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것은 몰라도 독서에 있어서만큼은 한 방향만의 편독을 감당하기가 너무 버거워 즐겨찾는 서재인들의 추천책이나 화제의 책들을 좀 눈여겨보는편이다.지나다 우연히 그책이 눈에 띈다면 나와 인연이 많은 책인가 보다!싶어 집어와 읽어본후,가슴이 찌르르~ 한다면 애써 읽지 않은 리뷰나 페이퍼를 다시 찾아 들어가 때지난 글들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내가 느낀 감정들과 알라디너들의 감정들과 교감하면서 홀로 흥분하면서 뒤늦게 고개도 끄덕여본다.

 이책이 그러했다.
나비님과 이카루님의 서재에서 괜찮겠다,읽어봐야지! 싶었는데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제목이 눈에 띄어 반갑게 들고와 읽었는데 아~ 눈물이 핑! 돌아 혼이 났다.
두 분의 알라디너님들께 까불까불 적어놓은 댓글을 뒤늦게 읽어버린후,고인이 된 위지안이란 여인에게 너무 내가 몹쓸짓을 직접 한 것같아 참 송구스러웠다.그땐 책을 읽기 전이라 책에 대한 무지한 사람으로 아주 딴청을 피운 것이었는데 이책을 읽고 먹먹한 감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나의 댓글을 읽어본다면 좀 그랬었겠다~ 싶은 마음에 어찌할바를 몰랐다.ㅠ

그정도로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마음의 무게는 차이가 난다.

 읽는동안 작년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내내 떠올렸다.
"아직 어린 '감자(아들의 애칭)'에게 가족들은 내 몫의 사랑까지 약속했지만,그래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엄마로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있다면,그건 추억을 함께 만들지 못했다는 것일 게다.내가 떠난 후에도 아이가 되새겨가며 사랑을 느낄 수있는 '지혜의 주머니'.
  먼 훗날,아이가 힘겨울 때에 다시 곱씹어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추억을,조금만 더 만들 수 있었더라면....아니,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져 세상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아이에게 조금만 더 돌려 줄 수 있다면.....
  눈물로 사랑을 만들 수 있다면 죽기 전까지 쉬지 않고 울 수 있을 것만 같다.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원망스럽다.그래도 나는 삶의 끝에 와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그래서 더 많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다."

 눈물로 사랑을 만들 수 있다면 죽기 전까지 쉬지 않고 울 수 있을 것만 같다.라는 대목에서 무너졌던 것같다.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어린 아이를 남겨두고,(물론 함께 해준 남편과 부모님들에 대한 마음도 더했겠지만.) 떠나야 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눈물로 사랑을 만들 수만 있다면......이라니!
어린 새끼 둘을 놔두고 떠난 친구도 분명 저러한 심정이었을텐데...ㅠ
또한 위지안의 아들 감자가 자라서 엄마책을 읽는다면 또 어떤 심정일까?
참 복잡한 상상을 하게 되더라는~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살아 있는 지금 이순간에"
이문구로 인해 나만의 이기적인 마음무장을 하게 된다.
다른 어떤 육아서적을 읽었던 때보다도 더 깊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내아이를 바라보게 된다.
(물론 오늘 하루밖에 가질 않겠지만..ㅡ.ㅡ;;)

"하늘은 매일같이 이 아름다운 것들을 내게 주었지만 정작 나는 그축복을 못받고 있었다.
선물을 받으려면 두 손을 펼쳐야 하는데 내 손은 늘 뭔가를 꽉 쥐고 있었으니까!"
9월은 햇살은 뜨겁지만 지난달처럼 갓샤워를 해도 땀이 마구 흘러  끈적한 살갗을 만들어주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가! 
9월의 하늘은 너무 파랗고 푸르다.
두 손을 펼쳐 추운 계절이 오기전에 맘껏 즐기고 느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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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08 0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09-0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통은 책 추천을 못하겠더라고요. 심지어 오프에선 책 선물도 안, 아니 못해요. 선물한 사람한테 그 책이 부담스런 그 무엇이 되었다는 걸,,, 늘 확인해야 했거든욧 ^^
반대로 누군가 권한 책에 대해 느낀 그대로를 말했다가 권한 사람에게 본의아닌 상처를 준 적도 있고,,,,
책 추천이란 조심스러운 부분이 확실히 있어요. ㅋㅋㅋ
근데 이 책은 ... 아 님도 저도... 아....

책읽는나무 2012-09-08 06:57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책선물은 옷선물만큼이나 가장 힘든 선물중 하나더라구요.
개인의 취향이 다르니까요.그래도 옷은 맘에 안들면 바꿔서라도 입을 수 있잖아요.책은 잘못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 바꿀 수도 없고,책 안읽는 사람은 안읽음 그뿐이잖아요.ㅠ
그래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겐 상대가 부담스러울까봐 권하기도 그렇고,또 반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어떤 구분이(좋아하는 분야?) 있을 것이다싶어 애써 다독을 하려는 사람을 제외하곤 책선물을 하기가 참 애매하죠.
저도 몇 번 실패를 거듭해보고 내린 결론이 왠만해선 책선물은 하지말자~에요.ㅋㅋ..그래도 난 누가 아무책이라도 준다면 고맙습니다~ 하는편인데 오프에선 분명 내가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책선물을 좀처럼 하질 않더라구요.다른 선물보다야 책값이 가장 적게 들고 폼도 나는 선물일 것이라 싶은데 다들 나처럼 책선물은 부담스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나봐요.ㅎㅎ
그래도 알라딘은 책선물을 할때도 선물 받는 사람이 나 이책 사주세요~ 솔직하게 얘길하고 그책을 선물하는 풍경이 자못 흥미로우면서도(물론 저도 몇 번 그랬지만요.^^)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란 생각을 하였더랬습니다.^^

암튼,님의 페이퍼나 리뷰란에 올라오는 책들은 분명 제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우리 더 많은 책들을 공유해보아요~
편독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공간이에요.^^

icaru 2012-09-12 08:32   좋아요 0 | URL
다른 누구도 아닌 책나무님께 도움이 된다니, 기쁘기 한량이에요 진짜로 아,,, 뿌듯~ ㅎ

2012-09-07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08 0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9-0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든 안 아프든
오늘을 아끼면서 좋은 사랑을 나누면 돼요...
추억이나 사랑은 바로 곁에 있거든요...

책읽는나무 2012-09-08 07: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추억이나 사랑은 바로 곁에 있는데
자꾸 그것을 잊고 살아지네요.
평범한 삶도 고맙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진 사람들에게
주변에 모든 것들을 감사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어지는 것같기도 합니다.
아주 쉬운 것인데 매번 잊고 살땐,
한 번씩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나를 일깨우는 방법 중 하나가 되는 것같아요.
안 아프면서 오늘을 아끼면서 좋은 사랑을 나누면 더 좋겠죠.^^

어젠 시립도서관에서 님의 책을 몇 권 발견했어요.반갑더라구요.^^;

프레이야 2012-09-0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아침부터 가을비가 제대로 내리고있어요. 시원하네욥 천둥소리도 들려요. 이 가을, 한번뿐일 이 가을 기쁘게 고맙게 행복한 마음으로 누리길 함께 바라요. 자주 복닥대는 저는 마음 가다듬고 가을맞이 하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12-09-08 08:27   좋아요 0 | URL
아~ 천둥소리 들으셨어요?
같은 시간에 깨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소릴 듣고 있었군요.
이거 너무 시적이군요.
올 가을은 왠지 느낌이 좋으네요.^^
아까 천둥소릴 들으면서 어두컴컴했었는데 지금은 금방 개어서 아침공기가 상쾌할정도에요.부산도 그러한가요?^^

복닥대고 있는 삶은 저도 늘 마찬가지에요.
애써 꾹꾹 누르면서 살아가려 노력합니다만...이런 에세이집을 읽고 나면 좀 겸손해지네요.내가 참고 사는 것이 아니라 감사해하면서 살아야 하는 복을 받았구나!싶은 맘이 들기도 하구요.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와 그런지 자꾸 사색(?)하게 되네요.ㅋ
암튼...프레이야님께 너무 잘 어울리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사색의 페이퍼 기대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