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참 재미난 그림책 시리즈를 발견하였다.
미야니시 타츠야라는 일본 그림책 작가인데 '고녀석 맛있겠다'이책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지 시리즈가 무려 다섯 권 정도가 된다.
사실 난 그전에 작가의 다른 그림책을 미리 접했었는데 그닥 재밌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뿐더러 심한 이질감이 느껴졌었다.
이 두 권을 미리 접했었는데 일단 그림이 너무 늑대스러워서(?) 일단 선입견부터 먼저 가졌었나보다.내용은 뭔가 짠 한 것같은데 그 짠함도 억지로 꿰다 맞춘 것같은 억지스러움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바로 덮어버렸다.
책표지의 승냥이와 늑대의 눈매를 보라!
감히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선뜻 꺼내주기 힘든 그런 싸늘한 눈매가 아닌가!ㅡ.ㅡ;;
그러다 학교 도서관을 매일 찾아오는 학부형이 있었는데(이젠 친해져 이언니가 오는 시각이면 커피를 마시는 시각이라고 자처하고 우리는 두 번째잔인 커피를 같이 타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이언니가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가 더 없느냐고 물었다.
난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뭐가 맛있느냐고 우문을 띄워줬다.
그래 그언니가 이그림책을 가져오면서 설명해주길래 그제사 알아챘다.
맛있겠다 시리즈의 그림을 보았을적에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다 싶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바로 그 승냥이 구의 그그림이었단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언니도 나처럼 그림이 그닥 눈길이 가질 않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읽어보니 제법 괜찮은 것같더란다.그래서 나도 한 번 가져와 읽어보니 아~~~
정말 모든 것에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되겠다는 반성을 또 했더랬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내가 더 짠해서 감동받아버렸다.
아이도 특히나 '나는 티라노사우루스다'를 읽고 나선 '좀 슬퍼요!'한 마디 한다.
그래서 이작가를 다시 보게 됐다.
그림책 한 권마다 강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어리수룩한 티라노사우루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과 우정이란 개념을 상기시켜주는 듯하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다에서는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로 넘 슬프게 끝나서 많이 안타까울정도다.
그림책을 보면서 눈물을 쏟아낼만큼의 작가가 흔치 않을터인데 이작가는 그렇게 만들어버린다.
더군다나 그림이 감성을 자극할만한 그림은 절대 아닌데 말이다.
되려 너무나도 거칠게 그려내어 눈에 거슬릴정도다.
하지만 이내 책 내용에 한 번 매료되어버리면 사납게 생긴 티라노사우루스는 이내 사랑스러운 존재로 남는다.
이책도 어쩌면 마음이 찡하다 못해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진짜를 알아보지 못하고 가짜를 진짜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현실세계에서 우리네 진짜 영웅을 우리손으로 죽이고 만다.
진짜 영웅은 알고 봤더니 어린시절 자기 손으로
살려줬던 잠자리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
주인공손에 진짜영웅은 이미 목숨이 다했다.
참 심오한 내용이다.
되려 초등학생들이 읽어볼만한 그림책이지 싶다.
작가의 또다른 시리즈를 얼른 구해다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