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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문체가 좋아 이책을 손에 들고 계산하였다....책의 형식또한 앙증맞다....책을 읽기보다 책을 보관하는것에 목숨을 거는 나는 책꽂이에 하나의 오차도 없이 큰책부터 작은책의 키를 맟추어 정리를 한다....그래서 책의 가지런함에 흐뭇해하곤 하는데....'책이 좀 정렬화되어 나오면 안되나??....그럼 더 보기 좋을텐데....'...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독서가다 싶다....그러면서도 낱권의 책을 들고 있을때는 책의 일정한 틀을 깬 책을 또 좋아한다....이책이 내겐 그생김새가 참 마음에 들었다....그래서 실실 웃으면서 첫장을 넘겼다....심지어 가슴까지 설레었다....나는 그만큼 김훈 그를 좋아하는 것인지....그의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의 글은 군더더기 하나 없다....하지만...그러면서도 그의 글은 애잔한 맛이 있다....그의 오십의 나이란것도 마음에 든다....인생의 쓴맛,단맛을 다 맛본 나이다....그나이에 쓰는 글은 사골국물 우려내듯 몇번씩 푹고아야 맛좋은 국물을 먹을수 있는데...그의 글에선 정말 맛좋은 글이 많이 나온다...젊은 작가들중에도 기량이 뛰어난 작가들이 많긴하다...하지만....신선함은 있지만....깊은 맛은 없다....김훈의 글은 푹고아 맛좋은 사골국물을 한그릇 먹은듯하다....거기다 김치한조각 쭉 찢어 얹어서 말이다.
그는 사물을 바라볼때 날카로운 눈을 가졌지만....무척 외로워보인다...오랜기자생활이 몸에 배어 매사에 날카롭고 합리적인 눈빛을 가지고 있지만....그러면서도 소외된 계층의 고충을 충분히 몸으로 느끼는 사람인것 같다....그리고 그는 솔직하고 당당하다....별로 숨기거나...가슴속에 묻어두지 않고....솔직하게 말하고 있다....그러한것들이 더욱더 그의 매력을 더한다.....
이책의 제목인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글은 참 많은것을 시사해준다....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을 통칭하는것은 아마도 삼,사십대들을 말하는듯하다.....물론 이십대도 포함이 되겠지만....이십대들은 자신을 위해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여차하여 수가 틀어지면 아무 거리낌없이 밥벌이를 포기하거나....던져버릴수 있지만....가정이 있는 삼,사십대들은 그러하질 못한다....그들에게 매달려있는 새끼들 입에 밥을 넣어주기 위해서는 오늘도 그들은 밥벌이를 하러 나서야한다....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실려있다면 더욱더 밥벌이가 지겨울수밖에 없을것이다....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밥벌이라면 좀 얘기가 달라질수도 있을것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겨워하면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작가가 표현한 전날 늦도록 술을 먹어 몸이 고단하여 입안이 써서 아침밥을 넘기기 힘들지만....그밥을 삼키면서....그밥을 벌기위해서 전쟁터로 나가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무척 공감이 간다....그리고 이러한 글을 누가 대신 써주었다는것 자체가...읽으면서도 속이 시원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책중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과.....<큰풍경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챕터가 마음에 들었다....책을 읽는동안 먼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항상 눈앞의 것만 바라보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