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아들래미와 목간을 다녀오면서 생긴일이다.....

한참 목욕가방이랑 아들래미를 데리고 오르막길(울집은 산밑에 있으므로...)을 열심히 땀 삐질거

리면서 올라오고 있는데....어떤 여자아이하나가...(한 초등학교 3~4학년은 됐음직한)...손에 공을

들고 뛰어오면서.......나한테 인사를 했다......나는 또 아이가 나보고 어른이랍시고 인사를 하는데

싶어서...얼결에 "엉?!"했는데.....걔가 다짜고짜....."아줌마!! 돈 있으면 맛있는 과자좀 사주세요!"

한다.....내가 황당하여....나 돈 없다고 했더니...걔가 당돌하게 돈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보라고

한다....순간....'아~~ 애들 그 짱들한테 돈 뜯기는 심정이 이런건가??' 생각하면서......내가 좋게

타일렀다.."니네 집 어딘데??.....니네 엄마한테 가서 과자 사달래라..".....목간 갔다온이후라 진짜

내겐 돈이 없었다....아~천원짜리 한장 있었는데....그돈을 주려니 그아이가 아무래도 정상적인(?)

아이가 아닌것 같아서 돈을 성급히 주어서는 안될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주다보면 걘

습관이 되어서 보는 사람마다 돈을 달라고 돈을 뜯어갈것(?)같았기 때문이었다....암튼...난 나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얼른 니네집에 가라고 했더니...걔가 새초롬해서 들고 있던 공을 울민이머리

를 치려고 하지 않는가!!.....아~~ 순간 머리에 뚜껑이 열리는데.....또 걘 남의 집 아이고...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최대한 엄하게 표정을 짓고서 "그러면 못써!!....자꾸 그러면 아줌마 화낸다.."

그랬더니....걔가 좀 겁먹고 이내 웃음짓는 얼굴로.....울민이보고 "애기 귀엽네..누나랑 손잡고 같

이 가자..누나가 니네집까지 바래다줄께...누나가 니네집에 놀러가야겠다.."그런다......띵~~~~

정말 얘가 애 맞나?? 이런생각까지 들면서....달래서 걔를 떼놓고 얼른 민이업고 아파트입구로 들

어섰다...뒤돌아보니...걘 또다른 아줌마한테 달려가서 앞에서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중이었다...

과자사달래겠지??....아니면 아는 사람인가??....이생각,저생각하면서....민이를 공으로 치려고 했

던 생각을 하면 괘씸하다가도....또 자식키우는 부모심정에....천원을 줄껄 그랬나 싶기도하고..

걔부모는 돼체 어떤 사람이길래...저런아이를 차 다니는 길거리에 혼자 방황하게 내버려둘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서.....만약 민이가 혼자 걸어가다 이런일을 겪게된다면??.....얼마

전엔 뜨개방에 앉아있는데....어떤 남자아이 둘이 후닥닥 뛰어들어와서 앞에 먼저 들어온 아이가

도와달라고....뒷아이를 가리키면서 저놈이 자기 돈을 뺏으려 한다고 그랬다...첨엔 장난인줄 알았

더니 상황을 들어보니 前남자아이가 게임방에 친구 만나러 갔는데...後남자아이를 맞닥뜨려 그아

이가 돈을 달라고 했단것이다...後사내는 학교도 두달전부터 안나가고...아버지밖에 없고...며칠

집에 안들어갔는지 몰골도 장난이 아니었다.....그러니 애들 돈을 뜯어 밖에서 생활을 했나부다..

前사내는 도망가다 자꾸 쫓아오니 겁도 나고해서 돌을 던졌는데 글쎄....그놈이 머리를 맞아 성질

나서 前사내를 잡으러 왔나보다.....다행히 뜨개방에 몇몇 있던 어떤 아줌마가 중재에 나서 일사천

리로 일을 해결했다.....그아줌마가 용감히 어찌나 잘하시던지...前사내의 엄마가 왔지만..그엄만

가만히 있고...그아줌마가 後사내에게 김밥까지 사먹이고 돈 오천원을 쥐어주고 집으로 얼른 돌아

가라고 잘 타일러서 보냈다.....그용감한 아줌마 뜨개방에 들어와선 심장이 떨려 죽는줄 알았다며

아직도 자기손 떨리는것좀 보라고 했지만......내눈엔 너무도 용감하게 보였다.........

암튼......지난달 이런사건을 겪은 나로선.....심히 민이의 앞날이 걱정이 된다....아이를 무조건 착

하게 키울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영 아니다......착하게 큰다면 항상 당하는 아이가 될수밖에 없을

터.......요즘엔 왕따라는 문제도 장난아니고.....내가 커왔던 어린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른 이런

분위기에 맞춰 커가야하는 울아이들이 안되었단 생각과 함께 걱정스럽다.....어른들이 만들어낸

물질만능주의가 어린아이들도 무조건 돈이 있으면 뭐든 다된다는 섭리를 터득하여 약한아이들의

돈을 뜯고 피해를 주는 이런 현실이 서글프다....울신랑은 내말을 듣고서 한다는 말이 민이 조금

더 크면.....태권도든 운동을 하나정도는 시켜야된다고했다....남자아이는 무조건 운동을 잘하면

아무도 못건드린단다........그래 그래야겠지!! 하면서 씁쓸하게 웃었지만..........정말로 그게 다는

 아닐텐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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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2-1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란하죠... 그것도 그거고, 요새 연이은 피살 사건 뉴스도 그렇고...에휴.

책읽는나무 2004-02-1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적히 심란스럽고 두려워요....항시 아이 키울때 독립심을 키워주면서 키우라고 하지만....요즘 같은 세상에....."이젠 엄마 없이도 혼자서 슈퍼에 다녀오렴!!!"....."혼자서 친척집에 다녀올수 있지??"......이런말 쉽사리 할수 있겠습니까??.......혼자 밖에 나가서 척척 심부름 잘하고..여행을 하는것....말그대로 아이들에겐 책에나 있는 내용이라고 가르치기엔 아이들이 넘 불쌍하단 생각마저 드네요....그래도 조금은 세상이 추악한 면만 있는건 아닐꺼라고 희망을 걸어보는데.....앞으로 더 어찌될지는 아무도 장담못하겠네요...에궁~~~ 왜 사람들은 자기자식 키우듯 남의아이를 귀하게 생각못하는지 모르겠네요....하긴 자기자식을 학대하고..죽이는 그런 미친인간도 있긴 하지만서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