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서문에 ‘어떤 사람은 레시피를 읽겠지만, 어떤 사람은 마음을 읽을 것이다.‘라는 구절에 마음이 찔린다.
책이 원작이라고 했지만,
읽지 못하고 드라마를 먼저 보았다.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에, 그리고 플레이팅 된 맛깔스런 음식에 눈이 계속 머물러 그저 그럴 것이라 짐작만 했을 뿐,
미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은 뒷전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찬찬히 읽어보려 한다.

이 책에서 어떤 사람은 레시피를 읽겠지만 어떤 사람은 마음을 읽을 것이다. 모든 의지적 욕망은 포기한 채 오로지 식욕이라는 원초적 욕망에만 묶여 있는 어머님을 모신 지 8년째인 나로서는 도무지 남의 얘기로 읽을 수 없었다. 인간에게 먹는다는 행위는 생명 그 자체라는 것을 절감한다. 요리를 해본 적이 없는 남편이, 의지적 욕망을 점차 버리면서 식욕과 고투하는 아내를 위해 모든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이 담겼다. 인간 존재와 부부애가 무엇인지를 깊게 성찰하면서 수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 P8
한 유명 편집자는 이 ‘스냅사진처럼 짧은 글들‘을 묶어 책으로 내고 싶다고 했다. 슬픔은 글 주변에서 아지랑이처럼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 글을 읽고 그는 ‘가슴에 사무친다‘고 했다. 그 말이 참고 있던 내 슬픔의 주머니도 터뜨렸다. 말은 참 힘이 세다. 슬프다고 말하기 전에도 슬펐지만 눈물을 흘리는 날은 드물었다. 사무친다는 말은 바늘이 되어 이미 터질 듯 부풀어 올라있던 눈물주머니에 와 닿았다. 글을 쓰고 나서 울거나, 한참 울다가 글을 쓰거나, 울면서 쓰기도 했다. - P12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는 밥이다. 물론 그것도 힘이 좋은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긴 하다. 끝없이 피로한 사람에게이 거친 밥은 위로가 안 될 때가 있다. 참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게 뭔가 궁금하다. 먹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영양이 좋은 밥.‘ - P37
내가 보기에 가장 좋은 식사는 소식이다. 학자들도 소식이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도 그 이유는 잘 모른다. 다른 생명을 적게 약탈하기 때문이 아닐까. 언뜻 그런 생각이 스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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