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클리프의 번뇌가 좀 측은하기도....
에혀~

첫째로, 그 녀석은 놀라울 만큼 죽은 캐서린을 닮아서 녀석을 보면 무서울 정도로 그녀가 연상된단 말이야. 그런데 내 상상력을 가장 강하게 끌리라고 넬리가 생각할지 모르는 바로 그것은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 내 눈에 그녀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겠어? 무엇 하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있어야 말이지! 이 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그녀의 모습이 깔린 돌마다 떠오른단 말이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마다, 밤이면 온 하늘에,
낮이면 눈에 띄는 온갖 것들 속에, 나는 온통 그녀의 모습으로 둘러싸여 있단 말이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 - P539

굴들, 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마저 그녀의 얼굴을 닮아서 나를 비웃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전에 살아 있었다는 것과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무서운 기억의 진열장이라고!
제기랄, 헤어튼의 모습은 내 불멸의 사랑, 내 권리를 지키겠다는 무모한 노력, 나의 타락, 나의 자존심, 나의 행복, 그리고 내 고뇌의 망령이었어.
이러한 내 생각을 넬리에게 되풀이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미친 짓이지. 다만 왜 내가 언제나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와 함께 있는 것이 고맙다기보다는 지금 겪고 있는 끊임없는 괴로움이 심해질 뿐인지는 알 수 있을 거야.
내가 그 녀석과 그 사촌이 어떻게 어울리건 무관심해진 것도 한편으론 그런 생각에 원인이 있는 거지. 나는 더 이상그 애들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게 됐어."
"그런데 다가오고 있는 변화란 무엇을 말하는 거지요.
히스클리프 씨?" 저는 그의 태도에 놀라 말했어요. 제 생각에 그는 정신을 잃을 염려도 없고, 죽을 것 같지도 않았으며, 아주 힘있고 건강해 보였답니다. 그리고 그의 근본성격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두운 생각에 잠기기를 좋아했고, 기묘한 공상을 즐겼답니다. 죽은 애인의 일에 대해 너무나 외곬으로 파고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밖의 다른 점에서는 그의 생각도 저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점이라고는 없었지요.
"변화가 생길 때까지는 나도 알 수 없을 거야. 지금-다만 어렴풋이 의식하고 있을 뿐이야." - P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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