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특히나 가사 노동은 여성적이며, 여성화된 것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우리집에서는 남편이 주말에만 집에 머물러 있다 보니, 가사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내가 밥상을 차리면 설거지는 남편이 하거나, 남편이 밥상을 차리면 내가 설거지를 하는 구조가 다인 듯하다. 아니면 청소기를 돌리는 정도가 다인데, 평일엔 내가 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는 구조이니 우리집에서도 가사 노동이란 단어는 엄마인 내가 더 많이 하고 있으니, 결국 여성적인 단어로 통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가사 노동을 돕는 모습만 보아도, 아들보다 딸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가사노동은 여자가 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안정감 있어 보인다는 생각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여건이나 상황이 쉽지가 않다.

노동은 남성이 하든 여성이 하든, 말 그대로 여성적이며 여성화된 것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여성화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취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곧, 해체되고 재조립되며 예비 노동력으로 착취될 수 있다는 것, 노동자보다는 서비스 제공자로 여겨진다는 것, 노동일 제한을 비웃기라도 하듯 급여가 지급되다 말았다 하는 노동 시간 배치에 종속된다는 것, 언제나 외설적이고 부적절한, 성으로 환원되는 실존의 경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탈숙련화는 한때 특권적 위치에 있던 노동자에게 새로 써먹을 수 있는 빤한 수법이다. 하지만 가사 경제는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탈숙련화만 지시하는 것이 아니며, 이전까지 숙련 노동에서 배제된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새로운 고도 숙련의 노동 - P54

영역이 출현한다는 점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탈숙련화라는 이개념은 오히려 공장·가정·시장이 새로운 차원에서 통합되고 있으며, 여성의 위치가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여성들 사이의 차이 및 다양한 상황에서 남녀 관계가 갖는 의미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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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8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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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07: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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