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 - 금융이 재편하는 성산업 편에서는 저축은행, 사채업계등의 금융권은 여성 전용 대출 상품을 활용하여 높은 이자를 매겨 그들의 잇속을 늘린셈인데 이것은 절대적으로 경제활동에 동참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부채로 인한 성관련 산업이 어떻게 나라의 금융시장에서 경제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정당화 될 수 있다는 것인가?

종사자들의 인터뷰 부문은 정말 놀랍고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았다.
채권 채무 관계의 근본적 속성이 권력관계(189쪽)에 묶여 있어 성산업에 연루된 여성들의 삶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 읽는 내내 답답하다.

여전히 케이블 채널에서는각종 대출 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쉽다‘, 빠르다‘라는 설명과 함께 여성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으며, 사치스럽고 어리숙한 여성들을 광고에 등장시킴으로써 "여성과 금융에대한 성차별적 이미지"를 각인시킨다(권도연, 2009), 여성 전용 대출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비밀 역시 채권추심에 있다. (송태경)은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채권추심이 수월하기 때문에 여성전용 대출 상품이 등장했다고 지적한다. - P191

현재 강남의 대형 룸살롱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박팀장은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자신이 지급한 마이킹을 상환하지 않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흥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고 추심하겠다는 계획을 당당히 밝힌다. 현재 채무자를 보호하는법률로는<박팀장>의 계획이 제재받지도 않을뿐더러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이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악질적인 채권추심을 당하는 것이 악명 높은 사채 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불법인 미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했기 때문에 발생한극단적인 사례라고 가정해서는 곤란하다. 부채 경제 안에서의 채권추심은 여성들의 사례처럼 채무자들의 삶을 개별화해 포섭하는 전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 P193

우에노 지즈코(上野千子, 2012[2010])는 매춘의 가격에 대해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지불하니 남자가 여자에게 매기는 가격이라고 착각하기 쉬우나 사실 남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욕에 높은 가격을 매긴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있는 여성에게만 욕정을 느낌(그렇다고 자신에게 암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욕이 평범한 남성의 성욕과 다르다는(더 고급이라는) 것을 자신에게(그리고 다른 남성에게)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같은 책, 240), 이런설명을 참고한다면 텐프로라는 업소를 통해 ‘고급‘으로 인정받는것은 결국 구체성을 상실한 여성 접대부가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남성 고객이다.
- P227

그러므로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풀어 오른 풍선을 누르는 데 급급해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금융화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화된 성산업 내 여성들의 삶을 분석하기 위해서도 자유ㆍ강제의 단순하고 이분법적인 논의를 넘어 금융자본이 성매매 경제를 경유하며 확대되는 현실에 대한 해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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