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어른이 되고 싶다.

제대로 된 어른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의 제야가 생기질 않기를...

사람들은 내가 겪은 일이 먼지인 줄 안다. 먼지처럼 털어내라고 말한다. 먼지가 아니다. 압사시키는 태산이다.
꼼짝할 수 없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움직일 수 있다. 걷고 보고 말하고 달릴 수 있다. 울고 웃고 판단할 수 있다.
나는 쓸 수 있다. 나는 하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 P86

제야는 생각했다. 방에만 처박혀 있다가 미쳐버리는 자기를,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해도, 그게 피해자다운 거라고 해도, 제야는 그럴 수 없었다. 미치고 싶지 않았다.  - P116

안전해지고 싶었다. 제야는 눈물을 닦았다.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제야는 강해지고 싶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제야가 말했다.
잘못은 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했어요.
- P117

잘해주는 게 아니라 걱정하고 아끼는 거야.
너무 노력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노력해야 해, 이모가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노력해야 해. 소중한 존재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래야 해.
노력은 힘든 거잖아요. 제야가 중얼거렸다.
마음을 쓰는 거야. 억지로 하는 게 아니야. 좋은 것을 위해 애를 쓰는 거지.
제야는 일기에 이모의 말을 썼다. 언젠가는 이모의 말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랐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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