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형성

이 부분을 읽다 보니 갑자기 떠오른 나의 경험담!
일단 기록해 보자!!!

내가 젊은 처녀였을 때?...어감이 좀 안좋네.
결혼 전이었을 때로 고쳐 쓰겠다.
결혼 전의 나는 멋을 부려보질 못했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멋을 부릴 센스도 그닥 없었지만,
몸에 붙는 옷을 입거나,미니 스커트를 입거나,
옷의 앞섶이 많이 파인 옷,비침이 심하거나,
심지어 옷감 재질이 너무 얇은 옷마저도 피하는 등
엄청 새심하게 옷을 고르다 보니 선택되어지는 옷들은
죄다 무채색 계열의 남자 같은 옷들이 대부분 이었다.
입다 보니 편해서 입고 다닌 면들도 분명 있었으나...
타인의 시선을 받고 싶지 않았었던 것 같다.
특히 남성들의 시선...특히 노골적인 시선이 너무 부담스럽고
싫었었는데 나는 그게 나의 큰 단점이라고 여겼었다.
아마도 너무 소심하여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하고 살다 보니 자존감이 무너진 탓이라고 여기며 나는 성격이 왜 이럴까?
스스로 책망하며 20 대를 보냈었다.
지금의 남편...그때는 남자 친구였을 때 내가 옷 입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자신과 데이트 하러 나온 여친이 맨날 여동생..아니 남동생 같은 복장으로 걸어 오니 한 번씩 자기 만나러 올 때 치마를 입고 오면 안되겠냐고 했었다.
나는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고 싶다고...명령하지 말라고 자존심을 내세우고 나서 속으로는 나 왜 이럴까? 뭐 그런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 댔었다.
헌데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의식했었던 그때 그 타인의 시선들의 모호함에 혼자 고민했었던 감정들이 ‘수치심 본연의 심원한 감각‘이라며....그래서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그때 그나이의 자연스런 감정들이었단 걸 깨닫게 되면서 좀 헛살았었구나!!! 뭐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었다.

지금은 그때 못입어 봤던 치마를 입고 싶어 치마도 사서 입어 보고,짧은 반바지도 입고 집앞에 막 싸돌아 다녀 보기도 한다.이젠 아줌마니까 누가 보겠어?또 보면 어쩔 것이야?싶기도 하고....(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 그 시절에도 나를 보는 사람은 없었을 듯!!! 스스로 지레 수치심에 빠져 허우적 댔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남편은 또 이런 나를 보고 바람 났냐고 그런다.
예전엔 입기 싫다더니 요즘 왜 그래?....
여전히 나는 지금도 내가 입고 싶으니까 입는 것이라고 우겨 보는데....실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내가 잘 몰랐었던 나의 변덕스러운 마음 또는 의문이 들던 어떤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아...그래서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건가?합리화 시켜 본다.

지금은 길거리 지나다 젊은이들 또는 교복을 수선해서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처음엔 헙~~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어색하다가도 또 한 편으로는 본인이 입고 싶은 취향대로 옷을 입는 그 젊음과 패기가 부러워 보이기도 한다.
과거의 나처럼 바보같이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읽고 좀 다르게 해석한 면도 없진 않은데
순간 떠오른 오늘 내 생각은 이렇다.
내일이 되면 생각이 또 달라질지도 모를테지만...

남성의눈길은 그녀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상처를 입힌다. 그녀는 자기가 보이고싶은 한도내에서만 남이 보아 주기를 원한다. 그녀의 두 눈은 언제나 지나치게날카롭다. 이런 일관성 없는 태도가 남자들을 곤란하게 한다. 즉 그녀는 자기어깨나 가슴 또는 다리를 노출하면서도, 남자들이 자기를 쳐다보면 곧 얼굴을붉히며 화를 낸다. 그녀는 남자를 도발하면서 즐거워하지만, 자기가 남성에게욕망을 일으켰다고 깨달으면 혐오감을 느끼고 곧 뒤로 물러선다. 남성의 욕망은 칭찬인 동시에 모욕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 매력에 책임을 느끼고 그매력을 자유로이 발산한다고 생각하는 동안은 승리감에 도취된다. 그러나 자기의 용모·태도 육체가 남에게 알려져 인정받게 되면, 그녀는 자기의 이런 것들을 탐내는 타인의 무례한 자유로부터 감추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수치심본연의 심원한 감각이다. 이 수치심은 놀랍게도 아주 대담한 교태에도 따른다.
처녀는 평소에 자신의 자주성이 수동적인 상태라는 점을 깨닫지 못해, 놀라운 대담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녀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되면 곧 불쾌하게여기고 화를 낸다. 시선보다 더 모호한 것은 없다. 시선은 멀리 떨어져 있으면그 거리 때문에 아주 점잖게 보인다. 그러나 시선은 바라본 모습을 음험하게독점한다. 아직 미숙한 여성은 이런 함정에 걸려 몸부림친다.  -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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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0-04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오은영 쌤하고 상담하는데 가수 에일리가 나와서 사람들의 어떤 기준에 자기를 맞춰야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살쪘다 그래서 살 빼면 너무 말랐다 그러고 그래서 살 찌면 또 너무 살쪘다 그러고. 자신이 자꾸 여기저기 휘둘린다고. 오늘 인용하신 문장 보니 에일리의 그 힘들었던 상황과 마음이 떠올랐어요.

책읽는나무 2021-10-04 21:48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의 팁을 전수 받아 수행평가 치르 듯 한 번 시도해 본다고 밑줄 긋기 사진만 찍고 내용을 어떻게 쓸까??생각하다.....집중 못하고 금방 공쟝쟝님 서재에 잔소리 댓글 길게 쓰느라 그새 이걸 올린 것도 까먹었네요.오지랖 오지랖~~~ㅜㅜ
다락방님 댓글 보고 아~~~그렇지???? 후다닥 뛰어 왔어요ㅋㅋㅋㅋ
나 또 거기서 계속 놀고 있을 뻔ㅜㅜ

에일리 가수의 그 얘기는 저도 들었던 것 같아요.연예인들의 몸매에 관한 구설수는 남자 보다도 여자 연예인들에게 화살로 꽂혀 상처를 주게 되는 상황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독 여자 연예인들이 혹독하게 다이어트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구요.
에일리 가수는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유지해 줬음 좋겠어요...가수니까 노래만 잘 부르면 되니까요^^
아....아주 오래 전에 울동네 축제 때 에일리가 왔었거든요.노래 잘 부르던 모습 아직도 생생 합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21-10-05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찌찌뽕!
저랑 똑같음요. ㅎㅎ 그래서 요즘은 살랑 살랑 원피스도 입고 싶어 막입고 그래요. 근데 살쪄서 짧은 치마는 여전히 못입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1-10-05 07:5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찌찌뽕!!! 반가운 찌찌뽕이어요^^
나이를 거꾸로 먹나 봐요~ㅋㅋㅋ
저도 짧은 치마는 흉해 보일까봐 못입겠고...샤랄라 원피스랑 치마 입고 싶었어요.아가씨때는 그런 옷들 쳐다도 안봐 치마가 없었었는데...ㅜㅜ
여름에 넘 더워서 짧은 반바지도 사서 입어 봤는데...이것도 지금은 좀 흉해 보이긴 하더군요ㅜㅜ
이런 것도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수치감일까요?ㅋㅋㅋ
암튼 지금이라도 더 늙기 전에 못입어 봤었던 옷들 다 입어 보자구요^^
출근하셨겠어요?
오늘도 힘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공쟝쟝 2021-10-06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서 어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그러나 또 아쉽기도 한 것. 그 시선은 억압이었을까요? 딱 맞는 말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 복잡한 시선에 대한 심경을 적는 것. 우리들에게 아주 많은 말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하는 독서.. 독후감! 더 많이 들려주세요😌

책읽는나무 2023-10-04 15:09   좋아요 1 | URL
이 글이 옛날 글이라고 날아와 옛 기억 되살리느라 클릭해 봤더니 쟝 님 댓글이 언제 이렇게 달려 있었던 걸까요?ㅋㅋㅋ

두서 없이 책 읽다가 문득 문득 떠오른 사념들 막 휘뚜루마뚜루 갈겨 썼는데...이런 휘뚜루마뚜루 독후감일지라도 더 들려달라는 눈 감은 달아이의 얼굴이 예뻐 한참 들여다 보았네요^^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야 하는데 왜 더 찌뿌둥둥한지...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쟝 님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팔팔해 보이는데....ㅋㅋㅋ
올 해도 100일이 채 안남았답니다.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읽고, 잘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