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들은 예수의 말이 현실에서는 무력하고 그 무력이 언젠가는 폭로되리란 것으로 결론지었다. 예수는 결국 사랑밖에는 이야기 하질 않았다. 사람들에게 실현 불가능한 사랑만을 강요하고 있었다. 사랑이이 현실세계에서 얼마나 무력한가를 지도자인 랍비들은 오랜 세월 동안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들은 그저 예수에 대한 환멸의 감정을 사람들에게 자극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여겼다. - P194
"고통당하고 있는 병자를 고쳐 주고 싶었어도 못 고친 예수 쪽이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친근감마저 느끼게 되는 걸요. 능력 있는 예수는 나에게는 손에 미치지 않는 먼 존재처럼 생각돼요……." - P196
"어째 자넨 그 쥐씨에게 그리도 흥미가 끓는 거지?" 나와 일생 동안 매일 함께 살아왔다 해도 마음에 흔적을 안 남긴상대가 있는가 하면 오직 단 한 번뿐인 만남인데도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남기는 인간도 있다. 그리고 또 그 때는 그것을 안 느꼈다가도그 뒤로 한참 잊고 있다가 오랜 세월 뒤 갑자기 궁금해지는 자가 있다. 쥐수도사는 지금 내게 그런 작용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 울어부은 것 같은 눈을 한 빈약한 수도사를.……. "묘한 생각인데." 나는 차창을 손가락으로 쓸며 중얼댔다. "이 나이가 되니 예수를 따랐던 열두 명의 훌륭한 제자들보다도 예수를 버리고 간 제자들 쪽에 더 신경이 간단 말야. 결국 쥐수도사나 나나 그 실패작의 제자와 비슷해선가………. 자네는 어때?" - P203
"마태가.... " 라고 나는 탄식했다. "부러진 안경다리를 실로 꿰고 있던 사람인가?" "왜 그래?" "그 신부는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었던 거지 ?" "왜냐고?" 도다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말을 했다. "예수의 죽음을 흉내내 본 거겠지." "그럼 예수의 죽음이 그를 감동케 안했다면… 그는 그런 행위는할 수 없었을 것 아냐." "그야 그렇지." "예수의 부활이란 인간이 그러한 사랑의 행위를 이어받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도다가 공손히 끄덕여 준 것이 내게는 의외였다. 그러나 끄덕인 뒤 도다는 천정을 향한 채 생충하게 한마디 뱉었다. "그렇지만 말야. 그 신부가 죽었는데……… 젊은 사내도 결국 살지 못했잖아. 우리의 현실도 그런 거라구. 변화가 있을 리 없지." 노작 신부가 힘들게 구한 우유를 무라도는 한모금도 안 마시고 결국은 죽고 말았다. 마태 신부가 몸값을 대신해 준 젊은 사내도 결국은 수용소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수용소 안에는 마태 신부 같은 인종과 쥐씨 같은 인종이 있다. 마태형의 인간은 하루에 단 한 번밖에는 나눠 주지 않는 쿠페빵을 지친 이웃에게 몰래 건네 주고는 처형에 걸린 젊은 사내를 구해 주기 위해 희생됐다. 그러나 쥐씨 타입의 인간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그러한 흉내를 해낼 수가 없다. 세상에는 예수가 버리고자 하는 인간도 있을 것이다. - P240
엔도: 동반자인 예수의 발견은 결국 예수가 우리 속에 부활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에또 : 그것이 즉 부활입니까. 엔도 : 네, 무력한 예수가 아니었으면 부활이 있을 수 없었지요. 번창하거나 훌륭한 인물의 부활은 별 의미가 없어요. 이 세상에서 무력한 인간이었기에 부활의 의미가 있고 부활이라는 기독교적인 의미가 있는 거지요. ‘침묵‘ 을 초월하려던 것이 그런데 있었던 겁니다. 손만 잡아 줄 뿐 기적은 행하지 못한 것은 ‘동반자‘ 라서지요. 예수는 언제나 언제든지 신은 우리를 버렸다라고 한탄을 하시고 이 세상 끝날까지도 우리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지요. 그것이 그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가능해진 겁니다. 결국인간의 영원한 동반자가 된 것이지요. 나는 그 대목을 목청을돋우어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없었으면 무력한 예수를 쓴의미가 없는 거지요.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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