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자네는 저 의원들이 말한 대로 민중을 선동한 사실이 있는가?"
"나는 단지 한 사람 한 사람의 비극적인 인생을 내것으로 하여......
그것을 사랑해 온 것뿐이오."
"황제는 오래 못갈 것이라 했다는데?"
"황제보다도 예루살렘보다도 로마보다도 오래오래 존재하는 게 있다고 했을 뿐이오..‘
빌라도는 고개를 흔들었다. 파리가 깃소리를 내면서 벽에 멎어 안움직인다.
"무엇이 로마보다도 오래오래 존재한다는 겐가?‘
"인간의 슬픔을 만진 내 자국."
사나이는 침착한 소리로 중얼댔다.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아파한 그 상처, 그것은 지워지지않을 거라고 했소." - P172
"바라바."
그리고 군중도 거기에 응했다.
"바라바를, 바라바를 주시오."
빌라도는 뒤돌아보며 광대 같은 꼴의 사나이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네. 나는 자네를 버릴 수밖에 없네."
그리고 나서 다시 발코니보다는 어두운 실내로 돌아와서 또다시 작은 목소리로 중얼댔다.
"나는 자네를 버릴 수밖에 없어....…."
그것을 입에 담자 그는 문득 옛날 일이 생각났다. 애지중지 자기를길러준 모친에게도 같은 말을 했던 그날을 떠올렸다.
"나는 한 인간 때문에 뜻하잖은 소동을 피우고 싶진 않아요. 총독의 자릴 지키려니 하는 수 없습니다." - P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