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날 화가가 자신의 집 창문 너머로 바라본 것은 나이 든 여인의 연약함이나 초라함이 아닙니다. 젊음과 두 다리라는 날개는 잃었을지언정 자신의 세계 안에서 나름의방식으로 날고자 했던 그녀의 강인한 생명력을 화가는 포착했던 게 아닐까요? 크리스티나의 몸짓은 장애와 시련 앞에 무릎 꿇은 좌절이 아니라 허락된생을 살아가는 숭고함이자 희망인 것입니다. 〈크리스티나의 세계>는 20세기범람하던 미국 유수의 현대 미술을 제치고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공감하는 회화로,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당당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이 그림은 많은 이들이 절망적이라 여기는삶을 극복했던 그녀의 특별함을 인정하고자 하는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
- 앤드류 와이어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