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쿠바가 마리엘 항을 개항하자 카스트로의 반대자들은 쿠바를 떠나 미국 플로리다 반도를 통해 입항한다. 토니와 매니도 그런 망명자 중에 끼어 있다. 그들은 꿈의 실현을 위해 미국에 왔지만 입국 검사 결과 이민 수용소로 보내진다.

3개월 후 매니는 수용소에 있는 레벤가라는 자를 살해하면 신분증을 입수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수용소에서 폭동을 일으켜 레벤가를 죽인 뒤 접시닦이로 취직한 매니는 다음 일을 기다린다. 하지만 레벤가 살해를 의뢰한 자들이 다음에 맡긴 일은 사실 자신을 제거하려는 계략임을 눈치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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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허 이태준. 30년대 대표적 우리작가였으면서도 월북작가라는 꼬리표 때문에 활발히 조명받지 못했던 그의 산문집이다. 명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던 그가 여러 잡지와 매체들에 기고했던 작은 글들을 묶은 것이다. 93년과 94년 범우사와 깊은샘에서 각각 출간한 바 있으나 다시 다듬어 출간되었다.

 

 

 세계일보 : 풍경 속에 웅크리고 있는 사물과 시간들을 조각내어 그 균열 속에 섬세한 언어의 촉수를 들이미는 산문집이 나왔다. 독특한 빛깔의 문장을 구사하는 김훈씨(46·문학평론가)의 기행산문집 <풍경과 상처>(문학동네간)가 그것이다.

전군가도 을숙도 경주남산 울진 월송정 망양정, 다산초당 보길도강진 북한산 서해 오이도 등지를 떠돌며 존재의 허무를 자각하고 무상한 자연의 물리적 작동에 경탄하는 김씨의 글들은 능란한 조어 솜씨를 과시하며 24편의 산문으로 응축되어 있다.

`나에게, 풍경은 상처를 경유해서만 해석되고 인지된다. 내 초노의 가을에, 상처라는 말은 남세스럽다. 그것을 모르지 않거니와 내 영세한 필경은 그 남세스러움을 무릅쓰고 있다`「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라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가 바라보는 풍경들은 내면에 그려진 독특한 `상처`의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변주된다.

전군가도의 흐드러진 벚꽃 밑에서는 `모세혈관 속을 흐르는 저 짐승의 피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여인에 대한 `호롱불같은 만유관능`을 떠올린다. 섬진강물에 꽂히는 가을빛을 바라보면서는 `눈물과 욕망의 분비물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을 직시한다. 빛은 세상을 말리며 습기를 증발시키고 그것들의 내면을 드러내는데 태생이 습생인 인간은 늘 물이 흐르고 습기가 고이는 질퍽거림에서 탈출할 수 없음을 슬퍼한다.

그러나 이 산문집에서 김씨 앞에 놓인 풍경들은 빛과 시간 속에 풍화되는 자연만이 아니다. 천상병 정현종 신경숙 등의 시인 작가들의 글 속에 스며든 무늬들도 똑같은 자태로 서 있고, 흘러간 세월 속의 겸제 다산의 쓸쓸한 삶도 녹아 있다. `나는 모든 일출과 모든 일몰 앞에서 외로웠고, 뼈마디가 쑤셨다. 나는 시간 속에 내 자신의 존재를 비벼서 확인해낼 수가 없었다. 나는 내 몽롱한 언어들이 세계를 끌어들여 내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를 바랐다`

촉각과 후각, 미각과 청각, 그리고 시각의 오관을 총동원해 관조의 자세로 사물을 맛본 뒤 언어의 조각칼로 원고지 한 칸 한 칸을 다듬어 가는 듯한 김씨의 산문은 읽는 이들에게 깊은 사유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그리하여 남는 것은 허무의 바람소리이고, 우주의 운동 소음이고 북한산의 산유화가 빚어내는 계면의 노래다. - (1994-02-05)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의 사진집. 1980년 광산노동자들의 폭동이 있었던 사북 풍경을 주로 담았다. <난.쏘.공.>을 제외하고는 그의 유일한 작품인 만큼 조세희의 문학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텍스트다.

경향신문 : ^^공포의 근원인 부끄러움·죄의식/고요 속의 큰 울림으로 일깨워 /사진과 문학이 공존하는 작품^^

새해 첫날 아침 비가 내렸다. 남편은 우중산행을 감행했고 동행할 수 없는 나는 부러운 눈으로 아이와 함께 그를 배웅했다.비는 이른 새벽부터 내린 모양으로 베란다 창 아래로 내려다본 대지는 축축이 젖어 있었다.대지라고 했지만 사실은 보도블록이 전부이고 흙을 밟아보려면 나무를 심기 위해 막음된 산책로 둔덕들과 화단, 놀이터에 날라다 놓은 모래흙밖에 없다.

세살배기 아이가 흙을 밟고 숨을 쉬려면 근처의 정발산이나 교외로 나가는 일을 제하고는 일주일 중 하루 놀이프로그램에 참여하러 가는 날뿐이다.아이가 허공에 뜬 콘크리트 벽에 갇혀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면 신기한 생각마저 든다. 저녁 무렵이면 아이는 어김없이 베란다에 매달려 멀리 일터에서 달려오는 어미를 기다린다. 아이는 시간의 경과를 본능에 가깝게 잘 알아맞히게 되고 기다림에익 숙해진다.

아이가 어미를 기다리는 한 어미란 존재는 전 우주의 희망이 된다.잠든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이 아이가 뿌리의 의미를 알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를 되새겨보곤 한다. 부질없는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매번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나조차 밑둥 잘린 나무처럼 드러난 삶의 구멍을 감당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데 부끄러움이 일어서이다.

뿌리의식의 싹틈이란 막연하게나마 죄의식이나 절망, 슬픔의 근원을 맴도는 것, 부끄러움을 깨닫는 시기가 될 것이다. 비가 눈으로 변하고 바람까지 쌩쌩부는 창밖을 내다보다 우중산행의 묘미가 어떠할까를 속으로 걱정하며 연말에 배달되어 온 책들과 책장에서 빼온 두세 권의 책을 끼고 아이와 거실에서 뒹굴뒹굴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다.

거짓말처럼 비와 눈 사이로 잠깐 햇살이 비쳤다. 아이는 모처럼 어미와 보내는 시간이 신이 나서 이방 저방 건너지르며 자꾸 책이며 놀이감들을 쌓아 놓았다. 아이는 내가 저 이외의 다른 것에 눈을 파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내가 들고 있는 책을 빼앗아 가버렸다.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훑어보기도 전에 아이는 두손으로 책 표지를 가리고 울먹였다.

『이 누나 눈 무서워!』울상이 되어 있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는 『왜 무서운데?』하고 <침묵의 뿌리>(열화당)라고 씌여진 책을 다시 펼쳐 아이와 함께 보려고 했다. 아이는 금방 울음을 터뜨리며 『무서워!』하더니 다시 책을 뒤엎어놓았다.

아이에게는 80년대 초 사북탄광의 어린 소녀의 표정이 이야기책에서 나오는 도깨비나 괴물처럼 두려웠던 모양이다. 나는 비어져나온 아이의 투명한 눈물을 닦아주며 머리속이 하얗게 되는 것 같았다. 그 시절의 내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이기도 했지만 티끌 하나 없이 해맑은 아이의 내면이 더 두려웠던 것이다.

조세희 선생의 <침묵의 뿌리>는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공포의 뿌리`를 넌지시 일러주는 책이다. 공포의 뿌리란 부끄러움이며 죄의식이다. 한때 죄의식이 의식주의 반을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불과 10년도 채 안 되었다. 누군가 `슬프고 겁에 질린 시대에 적합한` 것이 사진이라고 했으나 그때는 문학도 한 몫을 차지했었다.

이 책은 한국문학사에 일대 문학적 사건으로 기록된 ##t<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t과 ##t<시간여행>##t을 거친 후 도달한 제3작품집으로 사진과 문학이 공존하고 있으며 고요한 가운데 큰 울림을 담고 있다. - 함정임(소설가)(1997-01-06)

 '난장이'는 안락한 일상 속에 잠자온 우리에게 가열한 충격이다. 그는 그 왜소하고 병신스런 모습을 통해 광포한 산업시대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허구와 병리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할 꿈과 자유에의 열망을 보여준다. 우리는 여기서, 타락한 세계에서 타락한 방법으로 추구하는 진정성의 가치를 발견한다.

이 가치야말로 추악한 현실에 도전하는 상상력의 힘이며, 조세희의 문학에 대한 우리의 감동과 정신의 고양은 이로부 비롯한다. 그의 고통에의 조갈, 절망에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이곳의 삶과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상상력의 전율적인 대결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 김병익 (문학평론가)

조세희의 <난장이...>는 대단히 비극적인 우리 시대의 소외딘 신화이자, 동시에 소외 초극의지의 신화이다. 현실주의적 전망이 닫혀 있던 시대, 아니 절망은 차치하고라도 현실 인식마저 미망에 휘둘려야했던 시절, 조세희는 이처럼 양가적이고 역설적인 신화를 창조했던 것이다.

'거인'과 '난장이'의 대립적 경계를 해체한 초극의 지평에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 정녕 인간다운 삶의 공간을 꿈꾼 조세희의 소설이야말로, 문학의 위의와 영광을 증거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요컨대 <난장이...>는 칠십년대 우리네 인문주의와 심미적 이성의 한 절정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 우찬제 (문학평론가)

낮엔 공원이었고 밤엔 학생이었던 여고시절 국어선생님으로부터 건네받은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언제나 내 책가방 속에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뜻인지나 알고 읽었는지...

슬픔이 밀려올 때, 수치스러울 때, 외로울 때, 정당치 못하다고 느낄 때, 파업으로 정지한 컨베이어 앞에 앉아 있어야 할 때, 그런 때, 다시 꺼내 읽어보지 않아도 난쟁이 가족이 내 마음에 각인시킨 인간스러움이 생생하다. 그들은 지금도 내가 뭔가를 저버리려고 할 때마다 그러면 안된다고 속삭이니까. - 신경숙 (소설가)

 한국전쟁 당시 서울대 사학과 교수였던 김성칠(1913∼51)씨가 보고 겪은 6.25에 대한 생생한 기록. 40여년 만에 처음 공개된 이 일기는 해방 직후인 1945년 12월부터 다음해 4월, 50년 1월, 50년 6월부터 다음해 4월 8일까지의 체험기이자 관찰기이다. 철저한 중도적 입장에서 좌우익의 전변을 꿰뚫어본 역사가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고, 저자의 뛰어난 통찰력과 문화의식은 글 읽는 재미와 보람 또한 맛보게 한다.

이 책은 6.25 당시 한 역사학자가 남긴 일기가 40여년만에 공개된 것이다. 분단이라는 20세기 후반 우리 민족의 질곡을 그 출발점에서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이다. 정치체제의 압력으로 굴절된 시각이 강요돼온 4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당시 중도적 지식인의 서술을 통해 민족의 문제에 대한 기본시각을 얻을 수 있다. - 김기협(역사학자)

 일본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20년 만에 재출간되는 <찢겨진 산하>는 초판본의 오역과 내용 일부를 수정, 보완하고 저자의 새로운 머리말을 덧붙였다.

해방 이후 좌우합작운동을 주도했던 여운형과 김구,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에 저항하다 피살당한 장준하 세 사람이 사후세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 책은 세 사람의 가상 대화를 통해 해방 이후 미.소의 남북 분할 점령과 좌우 대립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기에 우리의 선각자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방 이후 좌우합작운동과 반민특위 활동 등에 대한 평가와 이완용, 이광수, 윤치호, 함석헌 등 60여명에 이르는 인물 자료 등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의 역사 해석이 해방 전후의 혼란의 근본 원인을 강대국의 세력 다툼으로 본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친일 행위와 농지 소유관계의 모순에 그 원인이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끈다.

 중국 제3세대 소설가 여화의 세 번째 장편소설. 96년 출간되자마자 중국 독서계를 뒤흔들며 베스트셀러 수위에 오른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제작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살아가기 위해 그야말로 목숨 건 매혈 여로를 걷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희비극이 교차하는 구조적 아이러니로 드러내면서 한층 정교하고 심화된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 소설은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에 소개돼 격찬을 받았으며 세계적으로 '여화 현상'을 일으키는 일련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해방 직후부터 50년대 까지를 배경으로 삶이 피폐해진 생활 속에서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는 몽실이와 동생 난남이가 겪는 세상살이를 담은 장편동화. 아버지와 엄마, 새아버지와 새엄마, 인민군 언니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몽실이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다. 또한 절름발이 몽실이가 겪는 삶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풍속을 잘 드러냈다. 2000년 개정판.

몽실언니는 반양장본과 어른용으로 양장본 두 가지가 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몽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것과 나쁜 것을 좀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를 버리고 딴데 시집을 간 어머니도 나쁘다 않고 용서합니다. 검둥이 아기를 버린 어머니를 사람들이 욕을 할 때도 몽실은 그 욕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나무랍니다.

몽실은 아주 조그만 불행도, 그 뒤에 아주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몽실은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라나면서 몸소 겪기도 하고 이웃 어른들에게 배우면서 참과 거짓을 깨닫게 됩니다.

아주 조그마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 몽실 언니한테서 그 조그마한 것이라도 배웠으면 합니다.

몽실 언니는 제가 너무도 어렵게 쓴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만큼이라도 쓴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어 주셔요.
- 권정생

 한겨레신문 :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가 쓴 소설을 쉴렌도르프 감독이 영화로 만든 <양철북>에서 나찌로 대표되는 어른 사회의 부정과 억압에 충격받은 어린 주인공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모습을 보고 무척 안타까웠다. 그리고 사회의 억압이 사라지는 충격을 받은 주인공이 오랜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자라는 장면을 보고 기뻤다. 마치 마음이 옥죄어 쪼그라들었다가 그 옥죔이 시원하게 풀리면서 해방감을 맛보는 느낌이었다. 이는 전쟁과 억압, 평화와 해방이 사람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상징하고 있다.

우리 겨레가 이 영화의 주인공 오스칼처럼 받은 심한 충격이 6·25 전쟁이다.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6·25를 겪은 사람들은 그 충격과 억압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 <점득이네> 주인공인 점득이와 점례의 독백은 그런 우리 겨레의 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점득이와 점례한테는 세월이 흘러도 그건 남의 세월이지 자신은 아직 10살이 조금 넘은 아이로 남아있다. 통일과 해방의 날을 기다리면서.

점득이네는 일제 때 땅을 찾아 만주로 갔다가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다 소련군 총에 아버지를 잃고, 미군 폭격기에 어머니를 잃고, 점득이는 눈을 잃어버린다. 고아원에 가게되지만 원장의 비리와 억압 때문에 탈출하여 아이들끼리 서울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간다.

점득이네에 등장하는 다른 어린이들도 우리 겨레가 겪은 고난의 상징이다. 판순이네 아버지는 징용으로 끌려가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으러 일본으로 건너가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형이 집을 나가 빨치산이 된 승기네, 아버지 병 때문에 기생의 몸이 되었지만 그래도 착하게 살려고 애쓰는 탄실이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그나마 모두 헤어지고, 휴전선으로 고향도 잃은 점례와 점득이는 더 이상 자라는 것을 거부하고 노래로 구걸하면서 서울 거리를 헤매인다.

6·25로 대표되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 그 아픔을 넘어서기를 이처럼 간절하게 소망하는 작품은 보기 어렵다. 어린이들한테 6.25 때 죽은 사람 숫자나 재물의 손실을 외우게 하는 것은 지식으로 끝날 뿐이다. 이 책은 가슴으로 6·25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나아가 그 전쟁의 본질을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 이주영(서울 삼전초등학교 교사)(2001-06-29)

 - 99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
- 전미 박스 오피스 4개월 롱런 히트 (99 1/22~ 99 5/23)
- 몬트리올 영화제 그랑프리 & 관객상 석권
- 파지르 국제 영화제 그랑프리
- 뉴포트 국제 영화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 싱가포르 국제 영화제 실버 스크린 어워드

테헤란 남쪽의 가난한 가정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알리. 엄마의 심부름을 갔다가 금방 수선한 여동생 자라의 구두를 잃어버린다. 하나뿐인 여동생의 한 켤레 구두가 없어지자 알리는 달래지만 집엔 신발을 살 돈이 없다. 결국 알리의 운동화를 같이 신게 된 남매는 오전반인 자라가 수업이 끝나자 마자 달려오면 알리는 그 운동화를 신고 전력질주한다. 어느날 알리는 지각을 하고 교장 선생님께 찍힌다. 사실을 말할 수 없어 둘러대고 이런 일이 반복되자 교장선생님의 진노를 사 퇴학위기까지 맞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구두를 신은 아이를 목격한 자라는 그의 뒤를 밟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고 포기한다.며칠 후, 알리는 전국 어린이 마라톤 대회의 3등상이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고 학교 대표로 나가게 되는데...

 이 시대에 소설가로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독백을 담은 산문집.무역회사에 다니다가 감원대상으로 오르내리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미공개 사실도 밝히고 출판사에 얽힌 일화도 적고 있다.또 동시대 및 후배 작가들은 물론 기자들의 글쓰는 태도에 대해서 호되게 꾸짖기도 한다.

하나에서 열까지 나와 비슷한데 나보다 성공한 작품을 읽게 된다면, 급기야 그 작가를 살해할 궁리를 할 도리밖에 없을 터이니 언제까지고 옹고집을 피울 수도 없다. 어느 정도 조건만 갖추고 있으면 얌전하게 마지막까지 읽는다.

그 조건이란 우선 '풍경'의 유무이다. 내가 말하는 풍경이란 단순히 회화적인 광경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몸담고 있는 확고한 '장소'이다. 또 그 장소란 실제하는 도시나 동네가 아니고, 줄거리와 직접 관계가 있든 없든 등장인물이 유형 무형의 영향을 받는 '공간'이다. 일본 문학에서는 '공간'이 별 대접을 못 받아왔다. 필연성이야 있든 말든, 시각적으로 묘사하기 어려운 토지라는 변변치 않은 변명을 하거나 말거나, '공간'은 늘 거기에 무표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본문 59쪽, '소설 속의 <공간>' 중에서

 제1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바다
모닥불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여우난골
여우난골족
가즈랑집
외가집
고야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통영 1
통영 2
흰밤
수라
내가 생각하는 것은
고독
'호방꽃 초롱' 서시(序詩)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나 취했노라
이주하 이곳에 눕다
허준
흰 바람벽이 있어

제2부
고향
두보나 이백같이
절망
귀농
조당에서
창원도 - 남행시초 1
통영 - 남행시초 2
고성가도 - 남행시초 3
삼천포 - 남행시초 4
북관 - 함주시초 1
노루 - 함주시초 2
고사 - 함주시초 3
선우사 - 함주시초 4
산곡 - 함주시초 5
구장로 - 서행시초 1
북신 - 서행시초 2
팔원 - 서행시초 3
월림장 - 서행시초 4

제3부
적막강산

산지
정주성
추월산조
청시
산비
쓸쓸한 길
자류
머루밤
단풍
석양
안동
추야일경
함남도안

제4부
삼호 - 물닭의 소리 1
물계리 - 물닭의 소리 2
대산동 - 물닭의 소리 3
남향 - 물닭의 소리 4
야우소희 - 물닭의 소리 5
꼴두기 - 물닭의 소리 6
가무래기의 락
멧새소리
박각시 오는 저녁
산숙 - 산중음 1
향악 - 산중음 2
야반 - 산중음 3
백화 - 산중음 4

제5부
동뇨부
마을은 맨천 귀신이 돼서
나와 지렝이
하답
연자간
오리
절간의 소 이야기
노루

오리 망아지 토끼
오금덩이라는 곳
수박씨, 호박씨
황일

제6부
창의문외
정문촌
삼방
탕약
이두국주가도
국수
촌에서 온 아이
목구
주막
고방
초동일
적경
미명계
성외
광원
여승
가키사키의 바다
칠월 백중
늙은 갈대의 독백
설의

사진으로 보는 백석과 그의 지인들
세계 최고의 시인 백석 - 송준
백석의 대중화를 위하여 - 백시나
대중화를 넘어 최고의 민족시인으로 - 백시나
백석연보
백석 작품연보
본권에 수록되 시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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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 하나 없고 본 영화뿐이니 나와 공선옥의 거리는 이리 멀다...

물만두 2005-04-2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쏘공은 읽었지...

인터라겐 2005-04-2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는요...난쏘공이랑 몽실언니...ㅎㅎ 그리고 허삼관매혈기는 지금 제게로 오고 있답니다....

물만두 2005-04-2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이 작가의 글을 처음 읽었다. 나는 이 작가를 모른다. 또한 나는 산문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는 처음 몇 장을 읽고 울고 말았다. 이 작가가 어떤 작가든 상관없이, 이 책이 어떤 성격의 책인지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다. 작가가 먹을 밥이 없고 짐승들에게 나눠 줄 것이 없을 때 우리 엄마는 여름이면 쉰밥을 버리지 않고 물에 빨아 드셨다. 쉰밥을 물에 빤다는 것은 그 밥알을 물에 넣고 저으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냄새가 진동하고 구정물 같은 색이 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빨았어도 쉰밥을 먹는다는 건 고역이다. 엄마는 구역질 한번하고 밥 한 숟갈 넘기고 다시 구역질하고를 반복하면서 여름을 보냈다. 작가는 그런 시절을 보내 배가 부르면 답답하다 하지만 나와 엄마는 배가 고프면 답답하다. 나는 그런 엄마 모습을 봐 그런가 싶고 엄마는 하도 굶고 못 먹을 거 먹어 그런 모양이다.

그 대목을 지나 망연자실 울면서 하루를 보내고 나서 다시 책을 읽으니 작가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골라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공염불인 것을 어쩌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밤길에 만나면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이다. 작가는 그래도 사람에게 희망을 걸지만 사람이 희망을 걸 만한 존재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언제나 사는 건 거짓말 같지. 참말 같으면 우리가 뭐 하러 살겠남. 사는 건 지겹고 거짓말 같아서 사는 거다. 혹 그렇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자신을 속이고, 두 번 자신을 속이고... 그렇게 살다 그냥 가는 거다. 산다는 게 별건가. 우리 같은 사람이나 사는 거를 따지지 언놈이 사는 걸 따지고 살간... 돈세기 바빠 그런 생각조차 않들 텐데. 우리만 신경 쓰는 거란 이 놈의 고질병... 죄수의 딜레마...

우리는 모두 죄수다. 나와 너가 다르지 않은데 나와 너를 구분하고 서로를 믿지 못한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된다는 걸 우린 잊은 지 오래다. 그래서 믿음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나를 누가 속이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라리 내가 속이자 하는 마음뿐이다.

아니라고 말하지 말자. 나 또한 그런 사람이니... 모두가 죄수인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럼 어찌 살 것인가 묻는다면 그런 거 생각하고 살 일 있나... 그냥 사는 거지라고 말하련다. 울 아버지는 그래도 자신의 연금이 죽은 뒤 장애인 딸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에 한시름 덜었다는 생각이시니... 어쩌랴. 국가가 그래도 나를 죽이지는 않을 모양이니...

세상은 앞으로도 주욱 이 모양보다 더 나빠질 것이다.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 살던 어린 시절은 좋았다가도 나빴다가도 하며 기억 속을 맴돈다. 어쩌랴. 사람들이 사람 노릇 안하고 살겠다는데... 나는 그들을 못 막는다. 아무도 못 막는다. 지금도 우리가 뽑았다는 정부는 계속 문제만 터트리고 있다. 강남 땅값 잡겠다더니 그 잡는 인간이 땅 투기한 인간이었고 주미대사라는 사람의 문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도덕? 양심? 그거 없어진지 오래다. 말하자면 억장 무너지니 말하지 말자.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옛날 시집살이는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면 끝났다던데 우리네 세상사는 택도 없는 일... 평생을 눈감고 귀 막고 입 틀어막고 살아도 가슴은 문드러진다. 그래도 말해주는 당신이 있어 고맙다고 해야 하나... 고맙다고 해야 하는 나는 오늘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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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4-2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 울면서 읽으셨다던 그 책이군요.. 글을 읽으니 저까지 눈물이 납니다..ㅠ.ㅠ

겨울 2005-04-2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어보고 싶은 산문집이네요. 펑펑 울고 싶을 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물만두 2005-04-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장만 그래요. 그리고 제 사연이 오버랩된 거라서... 비숍님 글을 읽어보심이 좋을듯...

분홍달 2005-05-0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찡~하네요...공선옥의 글은 그가 살아 낸 세월처럼 처절(?)한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만두 2005-05-0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문집이라는 것이 살아온 사람의 냄새가 나는 것이니까요...

진주 2005-05-0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 이 책을 손에 넣는 것부터 리뷰까지 적나라하게 보다보니 그만 나도 너무 보고 싶어졌기 때문에 막상 읽으면 실망할까봐 미리 걱정이....

물만두 2005-05-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야꼬... 언니...
 

안된다고 하면서도 또 샀다...

이 책이 품절인데 파는 곳이 있어서 후다닥...

 

 

 

 

품절이 아니어야 하는데...

이 작가를 여태 몰랐다니... 만두 바부텡이~~~~~~~~

으... 또 뒷북의 책찾기 시작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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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있어요. 암스테르담...
헉, 만도성님이 슬프다고 해서 위로차 온 건데...
염장이라닛....
죄성함다. 성님...

물만두 2005-04-2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당신 잡어... 우잇... 머리 아프구만... 하지만 샀는데 5월 배송이라니 걱정입니다 ㅠ.ㅠ;;;

바람구두 2005-04-28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요... 정 구하지 못하시면 아우가 미리 생일 선물로 보내드리리다.

poptrash 2005-04-2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보고나서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그때는 책 많이 있었는데 역시 책 사라지는건 금방이네요;

물만두 2005-04-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도장찍어 팩스로 보내주세요^^
팝트래시님 저는 알지도 못했어요 ㅠ.ㅠ;;;
 

* Novels
 
The Cement Garden (1978)  시멘트 가든 
 The Comfort of Strangers (1981) 위험한 이방인
 The Child in Time (1987)
 The Innocent (1989)
 Black Dogs (1992) 
 The Daydreamer (1994)  피터의 기묘한 몽상
 Enduring Love (1997) 

 Amsterdam (1998)

 Atonement (2001) 

 Saturday (2005)  토요일

* Chapbooks

Rose Blanche (1985)

*  Plays

The Ploughman's Lunch (1985)
 Soursweet (1989)
 The Good Son (1993)

* Collections

 First Love, Last Rites (1975)
 In Between the Sheets (1978)
 The Imitation Game: Three Plays for Television (1981)
 Or Shall We Die? (1983)
 The Short Stories (1995)

* Anthologies containing stories  

The 22nd Pan Book of Horror Stories (1981)
 The New Review Anthology (1985)
 Dark Voices: The Best from the Pan Book of Horror Stories (1990)  

* Short stories

Solid Geometry (1974)  
 Pornography (1978)  
 Butterflies  
 Cocker at the Theatre  
 Conversation with a Cupboard Man  
 Dead as They Come  
 Disguises  
 First Love, Last Rites  
 Homemade  
 In Between the Sheets  
 Last Day of Summer  
 Psychopolis  
 Reflections of a Kept Ape  
 To and Fro  
 Two Fragments: March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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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4-2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작가가 속죄/암스테르담 쓴 사람이었군요!! 얼마전에 코스코에 갔었는데, 이작가의 최신작 saturday를 팔고 있더라구요. 작가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누군지 생각이 안나서 답답해했었어요. ^^;

물만두 2005-04-2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전 뒷북중입니다 ㅜ.ㅜ;;; 속죄 빼고 몽땅 절판...

lieschen 2005-09-3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슷코라구요? 괜히 출장간 남편한테 부탁했네요. --; 속죄.. 정말 재미있게 읽은, 읽고나서 뒤통수 한대 얻어맞은 것만 같은 소설이었어요. 인사도 없이 댓글에 일단 끼었군요. 안녕하세요? ^^

물만두 2005-09-3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ieschen님 네, 저도 빨리 읽어야 하는데 에구 ㅠ.ㅠ;;; 안녕하세요^^

메이즈리크 2005-11-1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로 멋진 작품들을 쓰는 작가입니다. 올해 부커상 후보에 못 올랐던게 더욱 안타깝군요.....

물만두 2005-11-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야 하는데 자꾸 밀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