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라인 - 전2권 세트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김청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그림 한 점이 있다. 보기만 해도 이상한 그림이다. 두 여인이 상체를 벌거벗은 채 모델이 되어 있다.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의 젖꼭지에 손을 데고 있다. 이런 기묘한, 그리고 작자 미상인 그림 한 점을 가지고 작가는 그 시대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추리적 형식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다.

실존하는 인물들... 4백 여 년 전의 프랑스 왕과 그의 소실에 대한 이야기로 그 시대 정치와 정치를 위해 여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알려준다. 왕비가 되고자했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죽은 여자. 그래서 많은 의문을 던져주는...

이 작품은 그림 한 점을 통해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고 사실과 소설을 넘나들고 있다. 그러니까 책 속의 과거 또한 소설속의 또 다른 소설이다. 역사가가 소설 형식을 빌려 썼다고 하지만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 지적 호기심이다. 역사는 역사일 뿐이고 작가는 이 책 속에서 그 어떤 점도 피력하지 않으니 그림을 통한 어떤 수수께끼를 풀어 보려는 것이다.

추리적인 면에서는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림 한 점으로 이렇게 역사적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의 능력은 인정한다. 다만 끝이 없다는 것 그것이 아쉽다. 하지만 어쩌면 그 끝도 작가가 그림을 보는  사람이 각자 생각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정치가 등장하면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씁쓸한 뒷맛을 주게 마련이다. 어느 나라나 정치란 그런 것인 모양이다. 그림 하나도 그냥 바라볼 수 없다니 아마도 정치 없는 세상이 낙원이 아닐까 싶다. 

꼭지 : 이 책을 읽으면 역사 속 인물들은 모두 불쌍하기만 하다. 왕은 자신의 정부가 낳은 아이를 자기 아이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속아야, 아니 우겨야만 했고, 정부는 가족과 정치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했고 결국 원하던 왕비도 되지 못했다. 왕에게 억지로 아내를 빼앗긴 남자는 어떠한가. 자신의 성적 무능함을 만천하에 드러내야 했다. 그래야만 결혼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또한 왕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기고 자신의 아이인지 아닌지, 그 아이에게 아버지임을 알리지도 못한채 살아야 한 남자는 어떠하며, 그렇게 태어나서 정략적 결혼을 한 왕자와 공주는 또 어떠하며, 고아로 자라 비천한 신분에서 벗어나 궁중 화가가 되려 했던 남자는 어떠한가. 그에게 단지 자신의 과욕에 의한 당연한 결과라 말할 수 있을까. 시대마다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 불쌍하다. 그 불쌍함이 있기에 사람은 그래도 서로 부대끼며 사는 건 아닌지... 허무한 인생이여... 불쌍한 영혼들이여... 우리는 모두 그런 미약한 존재인 것을... 그림 하나에도 감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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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1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만 불쌍한가요? 왕한테 여자 빼앗긴 남자가 부지기 수일텐데요. 사랑이었을까 생각중입니다...

물만두 2005-10-1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왕도 불쌍해요. 자기 자식도 아닌데 왕자로 인정해야 하고 안하자니 참 모양새가 그렇고요...

mong 2005-10-1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대가 안좋았던 걸까요?
누구나 감정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시대가 그럴지도

물만두 2005-10-1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mong 2005-10-1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참...시간이 지난다고
좋아지지 않는것이 인간사회라서요~

물만두 2005-10-1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ㅜ.ㅜ

나그네 2005-10-30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의정부라는책에서는 가브리엘은 아주 이상적인정부로 묘사되었더군요
그책의저자는 앙리와 가브리엘의사랑을 결코 의심하지않던데 그리고 그게 이제는통설이되었나본데 퍼플라인은 이를 정면에서 뒤집었죠
그리고 웬지 이결론이 더 현실성이있습니다.
왕의결혼 특히 유럽에서 왕의결혼은 자신의나라뿐아니라 유럽의장래가걸린문제였죠
더구나 앙리시대에는 프랑스뿐아니라 유럽전체의안위가걸린문제니 앙리도마음대로는못했을겁니다.
그런데 작가도 정확한 결론은못내렸더군요
여전히 가브리엘의죽음의진실은 안개속이군요
재미있기는했는데 끝은 허탈한감이있었습니다.

물만두 2005-10-30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그네님 그 책은 못봐서 모르겠는데 저도 이 책이 좀 더 맞지 싶네요. 하지만 역사를 누가 알겠습니까...
 

[전문출판사를 찾아서 (4)] “매니아들 있어 행복합니다”
추리소설 전문 해문출판사
28년간 '추리 외길' 고수… 설립자 며느리가 시아버지 뜻이어 6년째 경영



서울 합정동 주택가. 간판도 안내문도 없이 현관문 하나만 덩그렇다. 열고 들어가니 여직원 둘이 쓰는 작은 책상이 달랑 있고, 그 한편에 경리직원인 듯 보이는 아가씨가 앉아 있다. 그녀 뒤쪽에 방 하나가 더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사장실이라 여겼던 그 방은 2명의 편집자를 위한 편집실이었다.

“사장님 계십니까?” 아가씨에게 물었다. “제가 사장인데요.” 아가씨가 답한다. 헉! 학생 같아 보이는데 사장이란다. 1977년 설립된 이후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 80권’ ‘팬더 추리걸작 시리즈 50권’ ‘Q미스터리 시리즈 46권’ ‘모스 경감 시리즈’ ‘세계 추리 걸작선’ 등 고집스럽게 추리소설만 300여권을 내며 외길을 걸어온 전문출판사 해문. 28년 역사를 지닌 이곳의 사장은 29세의 젊은이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 한 살 때부터 경영을 했을 리는 없고.’

“이화여대 영문과 94학번이에요.” 이경선(29) 사장이 자신을 소개했다. “맹종호 전 사장님이 추리소설광이셨어요. 해문은 그 분이 세운 출판사입니다. 저는 그 분의 며느리고요.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2000년부터 ‘해문’을 맡아 경영하고 있습니다.”

의문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증은 남았다. ‘그렇다면 남편은? 자신이 며느리라면 설립자에게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혹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깔깔 웃는 소리가 상큼하다.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요. 아직은 경영보다 회사생활이 더 좋은가 봅니다.”

해문출판사의 식구는 6명. 창고 담당자 한 사람을 빼고는 모두 여성이다. 그것도 3명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다. 추리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출판사라기에 엽기적 분위기의 남자들이 우글거리리라 기대했던 초반의 예상은, 꽃다운 분위기에 녹아 눈처럼 사그라들고 말았다.

“남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제가 좀 다루기 불편해서요.” 젊은 사장이 겸연쩍은 듯 웃었다. “물론 남자가 없으면 불편한 점도 있어요. 작년 추석 땐 도둑이 들어서 금고를 홀랑 털어갔어요. 그럴 땐 좀 떨리기도 하고, 비오는 날 밤에 야근하면서 두개골을 깨고 목을 자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으스스하기도 하고 그렇죠. 서점이 부도라도 나면 심각해요. 각 출판사에서 우르르 몰려와 기다리고 있다가, 잠깐이라도 문이 열리면 잽싸게 들어가서 자기네 책을 들고 나와야 하거든요.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가 나중에 반품을 요구하기라도 하면 출판사는 이중으로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한 권이라도 더 들고 나와야 하는데, 여자들이 이걸 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그럴 땐 남자 사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여자끼리만 있으니까 좋은 점도 있어요. 우선 복장에 신경 안써도 되니까 마음 편하고, 언니 동생 하면서 허물없이 지낼 수도 있고요. 우리끼리 점심 때 수다 떨면서 라면 끓여 먹기도 하고요.”

2004년 매출 2억5000만원

6명의 사원이 기록한 해문의 연매출은 2004년 기준 2억5000만원 규모.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살림살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추리소설의 인기가 괜찮은 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별로예요. 2002년에 추리소설 붐이 다시 한번 일어나긴 했지만 그냥 반짝 하고 말았어요. 요즘엔 솔직히 현상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신간을 내도 초판 3000부가 다 나가지 않을 때가 많아요. 추리소설이란 장르가 참 특이해요.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 동호인 사이트가 있거든요. 활동도 활발해요. 인터넷에 저희 추리물과 관련된 내용이 하나 뜨면, 리플이 수십 개씩 붙어요. 사람들이 추리소설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는데 그게 매출로 곧장 이어지질 않아요. 광고를 해도 그래요. 광고를 하나 안하나 매출에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왜 그럴까. 나름대로 분석해보고 결론을 내렸죠. ‘아, 이 분야에는 매니아층이 확실하게 형성돼 있구나. 그리고 시장은 그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구나’라고 말이에요.”

매니아층이 확실한 만큼 해문출판사는 신간 홍보 역시 매니아 중심으로 펼친다. “저희는 발간하는 책의 특성상, 언론 서평을 기대할 수는 없어요. 요즘 같아서는 광고를 할 수도 없지만 해봐야 아무런 반응도 없고. 그래서 추리소설 동호회에 신간을 보내요. 그러면 읽은 분들이 사이트에 서평을 올리고, 이것을 사람들이 읽고 그리고 나서 구매로 이어지는 거죠.”

매니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 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직접 찾아오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는 ‘다음 번에 나올 책은 뭐냐’ 묻기도 하고 ‘제목은 이러저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도 해주고 그러세요. 어떤 분은 외국의 추리소설 리스트를 한 200개 정도 들고 와서는 하나하나 동그라미를 치면서 ‘이 책은 꼭 내야 한다’ ‘이 책은 너무너무 재밌다’면서 꼼꼼히 설명해주기도 하세요. 갖고있는 원서를 직접 들고 와서는 그냥 빌려주겠다는 분도 계세요. 이런 분들이 계시니까, 어렵다고 해서 그만둘 수도 없어요. 해문을 그렇게 사랑해 주시는데, 저희는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새로운 장르의 추리소설 선보일 것

“7살 아들과 토끼띠 띠동갑”이라는 이 사장은 의외로 “해문에 들어오기 전엔 추리소설을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미있겠다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된 건지 추리소설은 읽을 기회가 없었어요. 문학을 전공했는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일단 읽기 시작하니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아, 이 맛이구나’ 싶어 요즘엔 추리소설 읽느라 밤을 새는 경우도 있어요.”

이 사장은 “새로운 장르의 추리소설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요리(料理)추리라고 해요. 서양에서는 ‘코지(cozy)추리’ 라고 해서 일반화한 장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좀 생경한 부문이에요. 쉽게 말하면 살인사건이 요리와 결합되는 거죠. 주방에서 주로 사건이 벌어지고, 주방과 관련된 사람이 현장을 발견하게 되고, 사건은 전문 수사관이 아닌 아마추어 주방 아줌마가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요리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수다 떨듯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가 사건이 요리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 거죠.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한 추리물입니다. 번역을 충실하게 해서 조만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사장은 “국내 추리작가 기반이 취약한 만큼 아직까지는 외국 추리물 번역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며 “추리소설은 장르의 특성상 번역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리소설이란 게 그렇잖아요. 아주 작은 것 하나가 단서가 돼서 나중엔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을 잘못 옮기거나 건너뛰거나 하면 정말 곤란하죠. 매니아를 봐서라도 그런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범진 주간조선 기자(bomb@chosun.com)

http://weekly.chosun.com/wdata/html/news/200510/20051005000010.html

추측이지만 다이앤 못 데이비슨의 Goldy Bear 시리즈가 출판되는 거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무튼 새로운 추리 소설이 나온다는 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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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3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0-1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권 남았습니다. 한권이면 족하니 님 이름 써넣을테니 그 책으로 주세요^^

2005-10-13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5-10-1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젊은 분이시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추측이라시지만 다이앤 못 데이비슨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터프 쿠키>같이 재미없는 추리소설도 처음이더라구요.

물만두 2005-10-1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 저는 그 책 제시카의 추리극장 생각하며 재미있게 봤거든요^^;;;

icaru 2005-10-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부담이 그마나 덜하다는 이유로 저도 추리물은 해문으로만~

물만두 2005-10-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꾸준해서요^^

mong 2005-10-1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출판사가 있다는 것두 좋은 일이죠 ^^

물만두 2005-10-1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리고 꾸준한 출판사가 있다는 것두요^^

숨은아이 2005-10-13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2000년에 저 다니던 회사 아래층에 해문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시커먼 그랜저 타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사장이었는데. 젊은 분이 의욕적으로 한다니 좋으네요.

물만두 2005-10-1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잘 지냈었남? 이웃으로 어떻게든 좀^^;;

숨은아이 2005-10-1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호시탐탐 친해질 기회를 노렸으나 늘 문이 닫혀 있어서. -.-;;

물만두 2005-10-13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

하늘바람 2005-10-1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새로운 정보네요^^

물만두 2005-10-1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서양 근대철학의 실마리를 제공한 르네상스 철학자 브루노의 저서 두 편을 번역한 책. 브루노의 사상적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저작으로는 여섯 개의 대화편이 있는데, 여기에 실린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원인과 원리와 일자>는 그 중 일부다. 머리말과 다섯편의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진 두 책은 브루노의 우주론의 체계를 설명하는 대표적 저서로 평가 받고 있다.
먼저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는 그가 주장한 형이상학적 우주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브루노는 아리스토텔레스, 프롤레마이오스, 케플러, 갈릴레이 등으로 이어지는 수학적 자연과학을 극복하고, 생명으로 충만한 유기체로서 우주를 파악함으로서 '무한성'을 얻고자 시도한다.
이어 전개되는 <원인과 원리와 일자>는 전작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책이다. 브루노 철학의 특징이 형이상학적 우주론이라고 할 때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에서는 우주론을, <원인과 원리와 일자>에서는 형이상학을 각각 핵심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조르다노 브루노 - 신학적으로는 인격신, 성모 마리아 예배, 삼위일체 등을 부정하고, 천체론에서는 태양중심설을 제기하면서 당시 절대적 권위를 누리던 카톨릭에 정면 도전함으로써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철학자이다. 나폴리 근처의 놀라에서 태어난 브루노는 1565년에 도미니쿠스 교단에 입단하여 신학공부를 하지만, 예수와 성모마리아 예배에 대해 의심을 품는 비정통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교단과 갈등을 빚고, 1576년에 나폴리 교회에 의해 이단자로 고발되고 만다. 결국 브루노는 도미니쿠스 교단 및 카톨릭 교회를 떠나 도피생활을 하게 된다.
제네바를 거쳐 프랑스 툴루즈로, 다시 파리로 간 브루노는 프랑스 왕 앙리 3세의 보호를 받으며 기억술에 관한 3권의 책과 이탈리아어로 쓴 희극 <양초제조공>을 출판한다. 1583년 브루노는 런던으로 가서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강의를 하며 교수직을 얻고자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저술활동에 몰두한다. 이때 그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게 되는데, 1585년까지 런던에 머물면서 <성회 수요일 만찬> <원인과 원리와 일자>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등을 포함한 6편의 대화록을 발표한다.
1591년 모체니고의 초청을 받아 베네치아로 간 브로노는, 종교에 대한 그의 거침없는 태도 때문에 이단으로 고발되고 결국 종교재판소에 의해 체포된다. 이후 로마로 인도된 브루노느 로마 교황청 감옥에 수감되어 7년 동안 재판을 받는다. 심문과정에서 그가 삼위일체와 인격신을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설명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교황 클레멘스 8세는 그를 회개할 줄 모르는 완강한 이단자로 선고한다.
1600년 2월 8일 브루노는 캄포데이피오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형당하고 만다. 브루노의 이론은 17세기의 과학, 철학 사상에 영향을 미쳤으며, 18세기 이후에는 많은 현대 철학자에게 받아들여졌다. 또한 그는 사상의 자유를 상징하며 19세기 유럽 자유주의 운동에 영감을 불어넣은 인물로, 서구사상사의 주요인물이자 현대문명의 선구자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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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1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0-1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오해를 하시기는요^^;;; 제가 못사드려 미안해서 운거라구요~ 제 생일에 사주세요^^

아영엄마 2005-10-1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물만두님은 생일 때 받고 싶은 책선물 리스트 작성하여야 하지 않나요? ^^(10월 말경인 것 같긴 하지만...^^)

물만두 2005-10-11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지금 갈등 중이예요. 말일이 너무 멀어요 ㅠ.ㅠ;;;

2005-10-11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0-1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리스트 올렸으니 딱 한권만 주세요^^
 



일단 10월의 목표는 상권 335페이지를 끝내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파이팅 ㅜ_ㅜ
그래도 1000페이지에 육박하는 단권보다는 상중하 3권으로 나뉘어 있는 편이, 번역하는 쪽으로서의 부담감은 덜한 것도 같아요 ^^;; 비록 조삼모사일지라도 말이지요;;
어쨌든 10월에도 열심히~~~!

http://almondsy.egloos.com/

손안의 책에서 교코쿠도 시리즈 3편을 이번에는 3권으로 낼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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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1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참 안 살 수도 없고!
1000페이지면 500페이지 두 권으로 내면 되겠네. 버럭.

하루살이 2005-10-1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낼 모양입니다. 우와~ 곧 나오는거겠죠. 기대 기대

물만두 2005-10-1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 이러다가 계속 권수가 늘면 어쩌지 ㅠ.ㅠ;;;
하루살이님 곹 나올건가봐요^^
 
신의 딸 1 - 두 번째 그리스도
루이스 퍼듀 지음, 이섬민 옮김 / 팬아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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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나치의 일원이었던 한 사람이 조에게 미술품을 전하면서 시작된다. 그를 만나고 와서 조는 잠깐 프런트에 다녀오겠다고 말을 한 뒤 사라지고 그의 남편 세스는 샤워하고 나와 보니 자신의 아내가 사라진 기막힌 상황을 맞게 된다. 그리고 6개월 뒤 그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 그를 사건에 끌어들인다.

하느님은 아버지다. 왜 하느님은 어머니면 안 되는 것일까. 신이 남자거나 여자거나 혹은 둘 다이거나, 둘 다가 아니거나, 우리는 모른다. 그런데도 하느님은 아버지다. 이것은 모든 면에서 여자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왔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종교도 옛날에는 통치의 한 수단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여자가 투표권을 행사한지는 백여 년 정도밖에 안되었고 지금도 이슬람 국가에서는 여자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고 있다. 이유는 딱 하나 종교, 그들의 코란에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 코란을 쓴 사람은 누군가? 남자다. 만약 여자가 썼더라면 그렇게 썼을 리 없으니까.

이 작품은 소피아라는 허구적 존재를 찾는 이야기다. 그 소피아란 예수님 이전에 나타난 예수님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이것이 허구든 사실이든 간에 종교는 변해야 한다. 왜 교황 성하는 남자만 되어야 하는가. 여자는 남자보다 2등 인간이라는 뜻을 종교가 설파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진정 인간의 어버이시라면 그 자식들을 평등하지 않게 사랑하실 리 없기 때문이다. 뭐, 하느님이 흑인일 수도 있다는 소리에 백인 여성이 기절했다는 말도 있으니 아직도 먼 얘기겠지만 종교는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아니면 종교는 정치의 변형일 뿐 진정한 종교라 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믿음을 정치화할 수 있다는 거... 얼마나 기분 나쁜 일인가.

이 작품을 댄 브라운이 <다빈치 레거시>와 함께 짜집어서 자신의 작품 <다빈치 코드>를 만들었다고 작가가 고소해서 패소했다. 읽어본 내 사견으로는 댄 브라운이 이 작품들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표절은 아니다. 그는 독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작품을 잘 만들었지만 루이스 퍼듀는 그런 흡입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댄 브라운이 오락적으로 작품을 잘 만들었다면 루이스 퍼듀는 진지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1권은 좋았는데 2권부터는 마치 <인디애나 존스>의 동굴신을 보는 듯했다. 두 작가 모두 비슷비슷하다. 아마 루이스 퍼듀가 자신의 작품이 덜 팔려 배가 아팠는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비슷하지만 부족한 2% 때문에 누군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게 되니...

하지만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작품보다는 <다빈치 레거시>가 더 좋았다. 그리고 이 작품의 결말도 사실 별로 마음에 안 든다. 변하는 건 하나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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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5-10-1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녀차별... 정말 듣기만해도 부들부들...

물만두 2005-10-1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차별받고 안 자라서 그런지 저도 이런 거 넘 싫어요~

2005-10-10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0-1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