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우주 전체에 희미하게 내려앉는 것을 들으며 그의 영혼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희미하게 내려앉는 것이, 마치 모든 산 자와 죽은 자 위로 최후의 목적이 하강하는 것 같았다.'

- 사자 中에서

주인공의 심정에 비유적절한 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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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뜬돌 2007-03-24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누리를 뒤덮으며 흩날리는 눈송이의 아스라한 소리를 들으며 그의 영혼은 천천히 스러졌다. 마치 다시는 내리지 않을 최후의 하강인양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 위로 눈은 소리 없이 흩날리고 있었다. - 번역 원본 -

물만두 2007-03-24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에뜬돌님 감사합니다.
 

우선 지르고...

3월에는 워낙 많이 질러야 한다.

지름신보다 강력한 쿠폰신의 폭탄투하를 맞아서...

거기다 무슨 적립금에 상품권도 기한을 두는지 원...

3월에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만을 기대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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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3-0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속삭이신님 감사합니다. 아하하하 그냥 뭐... 그러세요^^;;;

프레이야 2007-03-0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3월에도 역시나 지름신의 강림으로 엄청난 독서량을 ~~~
건강하고 화사한 봄, 맞으시기 바래요^^

BRINY 2007-03-0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발행한 쿠폰 써야하는데...막상 3월 1일이 되니 개학전 증후군으로 다시 귀차니즘이...

울보 2007-03-0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저도 지르고 싶은데 이제는 많이 참아야해요,참을인 세번,,ㅎㅎㅎ

물만두 2007-03-0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ㅠ.ㅠ 지금부터 걱정입니다.
브라이니님 저는 일단 쿠폰은 쓰고 봐야 하는 성격인지라^^;;;
울보님 저도 그래야 하는데 쿠폰신이 워낙 강력해서요^^ㅋㅋㅋ

진주 2007-03-0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도 열독하세요^^

물만두 2007-03-0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언니 예!!! 빡쎄게 읽어야함다^^
 
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프로이트가 제자들과 함께 미국에 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작품은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첫 번째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비롯한 정신분석학이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가 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의 이론을 실제 사건과 접목시키는 점, 또한 그 이면에서 그와 제자 융의 다툼에 대한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접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잔인하고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검시관과 경찰, 살아남은 피해자와 그녀의 정신분석을 담당하게 되는 프로이트파 의사가 펼치는 살인에 대한 이야기다. 프로이트를 빼고도 이 사건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는 20세기 초 뉴욕을 무대로 펼쳐지는 상류층들의 삶의 방식과 생활환경 등을 엿보는 재미, 그들의 특권 의식 등을 통해 그로부터 미국이 어떻게 거대화 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미국이란 나라를 알 수 있게 된다.

 

처음 이 작품을 읽을 때 내가 느낀 것은 여기 어디서 엘러리 퀸과 퀸 경감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 작품의 살인 사건은 엘러리 퀸과 그 시대 작가들이 만들어 냄직한 고전 추리소설 방식을 따르고 있다. 향수, 그렇다. 이 사건 속에서 나는 고전 추리소설의 향수를 느꼈다. 또한 전에 읽은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에서 애송이 의과과정을 밟고 있던 젊은 프로이트가 거장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니 그 연장선상에서 두 작품을 같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내 눈길을 끈 인물은 프로이트도 영거박사도 아니었다.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젊은 형사 리틀모어의 활약이었다. 그는 조연으로 출연하지만 내게는 그 어떤 위대한 형사의 캐릭터에도 뒤지지 않는 인상을 남겼다.

 

1909년에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 매력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프로이트가 사건에 대해 영거박사에게 조언을 해주는 부분에서 보면 마치 명탐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안락의자형 탐정의 전형이 프로이트는 아니었을까 생각될 정도로 이야기만 듣고 분석을 한다. 그것이 정신분석학이겠지만. 그런데 작가는 융을 아주 싫어한 것 같다. 사실인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이 프로이트라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짜 융이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노골적이라 작가의 사심이 들어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이트나 융이나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적으로는 큰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니까 말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to be or not to be’에 대한 영거의 해석이다. 이것은 작가의 해석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햄릿에 대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해석의 반박은 마음에 든다. 사실 성적인 면만 너무 강조한 프로이트적인 꿈의 해석은 이 작품 속 사건을 보며 에드 맥베인의 매슈 호프 시리즈를 떠올리게 만든다. 매슈 호프 시리즈는 전형적인 콤플렉스, 그것도 성적 콤플렉스를 작품화한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살인의 해석은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가 있느냐 있지 않느냐로 번역이 되던 해석이 되던 이 작품에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찾아내는 것, 범인을 잡는 것, 그리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틀모어의 행동은 이 작품에서 프로이트보다 더 빛이 나는 것이다. 비록 프로이트가 더 지명도가 높은 유명한 실존 인물이고 그의 해석이 도움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왜냐하면 프로이트에게 조여오는 미지의 인물들에 대한 음모도 리틀모어가 해결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어떤 면으로 봐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프로이트와 융이 등장한다고 해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살인 사건이 있다고 해서 잔인한 점만 부각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독자도 만족시킬만한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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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0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하네요 한동안 임신중이라 추리소설은 가능한 자제했는데 이제 보고 싶어요

물만두 2007-03-0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보세요. 좋아요^^

mind0735 2007-03-0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요 책.. 요 책... 저도 읽어야 하는데... 물만두님. ㅠ.ㅠ
정말 재미있게 읽으셨나 봅니다.

물만두 2007-03-0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스카님 고전적 추리스타일을 볼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미래소년 2007-03-0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휴일인데 들어오셨네요, 만순님은 어디 외출하셨나요? ^^
방학 내내 보충 때문에 정신없어서 자주 못 왔었었습니다.
새 학기를 맞아 이제부터 열심히 출첵하겠습니다, 충성!!!

물만두 2007-03-0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소년님 머리하러 갔어요^^ 보충을 많이 하셨군요. 네, 자주 뵈어요^^

물만두 2007-03-0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니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난 것이 가장 좋더라구요^^

mong 2007-03-0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랑 저랑 거의 비슷하게 읽었나봐요 이책...^^
배경도 그렇도 참 매력적이었지요이~~

물만두 2007-03-01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몽님 그죠. 그 배경하며 사건하며 옛날 생각이 마구마구 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요^^ 넘넘요~

짱꿀라 2007-03-0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한국일보에선가 이 책 서평에 대한 글이 나온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읽어보니 꽤 괜찮은 책으로 소개를 하더군요. 만두님 서평을 읽으니 더 괜찮아 보이네요. 누지르고 갑니다.

물만두 2007-03-0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소개글보다는 직접 읽어보심 좋죠^^ 좋은하루 보내세요!!!

비로그인 2007-03-0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하고 가져갑니다^^

물만두 2007-03-0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넵!!!^^
 

양들이 자신들의 양치기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한다는 설정을 가진 추리소설로 2005년 독일에서 출간됐다. 냄새를 잘 맡는 마우데, 시력 좋은 리치필드경, 머리 좋은 미스마플, 활기 넘치는 하이데 등 독특한 성격을 가진 양들이 양치기 살인사건의 내막을 치밀하게 추적해나간다.


독특하다.
양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름들도 탐정 이름이다. 와우~
드디어 모든 동물들이 탐정을 할 모양이다.
그렇지. 개나 고양이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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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3-0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좋았습니다. 막 서평 올렸으니 보세요.^^

물만두 2007-03-0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앞의 서평 올리는게 밀려서요^^;;; 쬐송함다!!
 
터널 이룸 해외문학 2
에르네스토 사바토 지음, 조구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한 남자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그리고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여인을 살해했노라고 말하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고 라틴 문학 특유의 어려움을 느끼게 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유리벽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기 말만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사랑의 이기적인 병적 심리 상태를 잘 보여준다. 여자는 죽었기 때문에 남자의 관점에서만 이 작품을 읽어나가야 하지만 읽어가면서 그 유리벽 반대편에 서서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말 하고 있는 여자를 본다. 그 여자가 같은 관점에서 남자에 대해 쓴다면 또 다른 작품, 소통되지 못하는 절망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화자가 제 3자가 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자신의 사랑에 대한 과대망상을 품기 때문이다. 내 사랑은 이렇게 크고 당신만 생각하는데 당신은 왜 나처럼 사랑을 하지 않느냐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단 사랑에서만 생기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어떤 곳에서든 이런 문제는 발생한다.

 

한 남자가 터널을 빠져 나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터널 앞에 유리벽이 있음을 몰랐다. 자신이 만든 터널과 유리벽이. 소통하려 하지 않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사람들 사이에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오로지 있는 것은 깊고 어두운 터널 속에 습한 냉기와 지저분함 가득한 광기와 공포, 그리고 파괴되지 못한 자신의 분열된 조각들이 쌓이게 될 뿐이다. 그리고 흐르는 피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의 피일뿐이다. 그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살해했지만 사실 그가 살해한 것은 자기 자신이고 자신의 자아, 자신을 더욱 가둘 삶이었을 뿐이다. 그 살해로 더 깊이 숨어버릴 수밖에 없는...

 

라틴 문학의 전형을 보여주듯 이 작품에서도 현실적 환상 문학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보르헤스나 다른 라틴 문학 작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에게서 이완 맥완의 <위험한 이방인>과 줄리언 반스의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에서 느꼈던 집착과 광기어린 사랑을 보았다. 남자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이 어쩌면 <위험한 이방인>에서의 그런 사랑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위험한 이방인>은 주인공이 만들고자 한 사랑의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사랑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은 만약 여자가 모든 것을 다 보여줬더라면 그래도 주인공이 같은 결말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내 결론이다. 그래도 주인공은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위험한 이방인>과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의 중간쯤에 놓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모두 사랑의 광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내게 이 작품의 이해를 좀 쉽게 하게 만든다.

 

세 작품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나름의 멋진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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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2-2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언니 리뷰 보면서 꼭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등록금 내서리 이번달 좀 빠듯한데...그래도 유혹이 심하군요..

물만두 2007-02-2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 읽어보니 참 괜찮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