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오늘따라 ‘지난오늘‘에 뜨는 글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좀 과장하면 책 한권 분량은 된다. 연재로 이어지는 것도 많은데 모두 올려놓기 불편해서, 일단 한국영화에 대해 적은 잡담만 공유한다. 이런 글을 썼던가 싶을 정도로 낯선데, 16년 전에 쓴 것이다.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인 것 같다. 홍상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를 본 건 러시아에서였다. 그의 필모그라피에선 드물게도 신통찮은 영화였다. 아, 오늘이 세계여성의 날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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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판이 유행하면서 다시 나오는 책들도 뉴스거리가 아니지만, 원고 외에는 다음주에도 강의가 없다는 핑계로 눈에 띄는 몇권을 꼽아놓는다. 다시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다시 구입해야 할 것인가는 흠, 고민을 해봐야겠다...
















먼저, 고전학자 브루노 스넬의 대표작 <정신의 발견>(그린비)이 다시 나왔다. 까치판은 1994년에 출간되었던 책이다. 소개에 따르면, "브루노 스넬의 <정신의 발견>은 베르너 예거의 <파이데이아>, 헤르만 프랭켈의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과 더불어 20세기 서양고전문헌학 연구를 대표하는 3대 연구서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정신의 발견>은 1989년 우리나라에서 희랍문학과 로마문학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전공자들이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이며, 언어 속에 ‘인간 정신의 구조’가 마련되어 있음을 밝혀낸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개에서 언급된 <파이데이아>는 지난해부터 번역본이 나오기 시작했고,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은 진즉 번역되었다. 세 번역 모두 김남우 박사가 번역에 참여한 공통점이 있다. 
















고전 리라이팅  시리즈 가운데 강대진 박사의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읽기>(그린비)도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앞서 <일리아스 읽기> 개정판이 나왔던 것과 같은 맥락. 
















두 권 모두 호메로스 서사시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리아스 읽기>는 오래 전 <일리아스> 강의 때 도움을 받았던 책이기도 하다.  
















신학자이자 저술가 김용규 박사의 <설득의 논리학>(웅진지식하우스)도 13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읽힌 논리 베스트셀러, 설득력 높은 말하기와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논리학 교양서 <설득의 논리학>의 개정증보판. 인문학 전 분야를 넘나들며 철학의 대중화를 이끈 저자는 현대인의 삶의 키워드인 ‘설득’에 초점을 맞춰 논리학 이야기를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간다."


당장 눈에 띄는 책들만 골라보았다...


20.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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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과 프랑크 루다(독일), 아곤 함자(알바니아), 3인 공저의 <마르크스 읽기>(2018)가 지난해말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문학세계사)로 번역돼 나왔다. 진작에 구해둔 책인데(영어판은 그보다 앞서 구했다) 이제야 진득하게 손에 들게 되었다.

마르크스건 지젝이건, 혹은 지젝의 마르크스건 강의 일정에 쫓길 때는 읽을 여유가 없었다. 푸슈킨의 소비극 제목을 빌리면 이런책을 읽는 게 나로선 ‘코로나 속의 향연‘에 해당한다(푸슈킨의 작품 제목은 ‘페스트 속의 향연‘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김규항의 <혁명노트>(알마)도 같이 읽어볼 만한 책. 재인용하자면 ˝김규항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언제 끝날지 모를 ‘전망 없는 세계’는 자본주의가 보이는 일시적 병증이 아니라 그 본래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국지적이거나 시의적인 관점을 넘어 자본주의의 본질과 구조를 직시하고, 자본주의 극복에 관한 나름의 견해를 마련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에서 지젝이 하고 있는 작업도 그와 동일한 성격의 작업이다. 다른 책들도 끼여 있지만 나는 이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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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10년 전에 쓴 글이다. 미술책은 간간이 구입해두고는 하는데 오늘은 갑작스레 렘브란트에 꽂혀서 몇권을 주문했다. 미술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거쳐서 네덜란드 황금시대로 넘어가는데 그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렘브란트다. 같은 시기 작가로는 네덜란드의 문호로 불리는 시인이자 극작가 요스트 반덴 폰델이 있는데(암스테르담의 폰델파크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서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루시퍼>가 밀턴의 <실낙원>에 영향을 주었다 한다. 그렇더라도 세계문학사에서 갖는 위상은 높지 않아보인다. 네덜란드는 풍차의 나라이면서 렘브란트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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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과 마찬가지로 점심을 먹고는 백팩을 매고 카페로 나왔다. 단골로 들르는 카페까지는 10분이 안 걸리는 거리(커피맛은 좋은데 음악소리가 좀 크고 안쪽으로는 조명이 어두운 편이다). 통상 에피타이저로 읽을 책들도 넣어서 나오는데 서가에서 눈에 띄는 대로 무겁지 않은 책을 빼온다. 독일 저널리스트 로베르트 미지크의 <좌파의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나>(그러나)와 전진성의 <보수혁명>(책세상).

미지크의 책은 2015년에 나왔고 <보수혁명>은 2001년에 나왔으니 오래전 책이다. 보수주의나 보수혁명(독일의 바이마르공화국 시기 지식인 담론)에 관한 책을 관심을 갖고 모으고 있는데(영미 쪽 책들도 몇권 나와있다) <보수혁명>은 가성비가 좋은 책이다. 독일지성사 분야의 책일 터이지만 문학사 이해에도 요긴하다. 가령 토마스 만이나 헤르만 헤세 이해에도 도움을 준다(나는 만의 <어느 비정치적 인간의 고찰>이 번역되지 않는 게 심히 유감스럽다).

미지크의 책은 사상의 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리처드 도킨스라면 ‘밈‘이라고 불렀을 특정 관념이나 사고가 어떻게 상식으로 남게 되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더 확장하자면 부정적인 퇴적물도 그만큼 우리 (사고의) 주변에는 남아있는 것 아닐까. 좌파의 생각뿐 아니라 우파의 생각도 상식에, 내지는 공통감각에 새겨져 있는 것이니. 일괄하여 이런 퇴적물들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해보인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는 것처럼 낡은 상식들은 떨어내버리는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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