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과 프랑크 루다(독일), 아곤 함자(알바니아), 3인 공저의 <마르크스 읽기>(2018)가 지난해말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문학세계사)로 번역돼 나왔다. 진작에 구해둔 책인데(영어판은 그보다 앞서 구했다) 이제야 진득하게 손에 들게 되었다.

마르크스건 지젝이건, 혹은 지젝의 마르크스건 강의 일정에 쫓길 때는 읽을 여유가 없었다. 푸슈킨의 소비극 제목을 빌리면 이런책을 읽는 게 나로선 ‘코로나 속의 향연‘에 해당한다(푸슈킨의 작품 제목은 ‘페스트 속의 향연‘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김규항의 <혁명노트>(알마)도 같이 읽어볼 만한 책. 재인용하자면 ˝김규항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언제 끝날지 모를 ‘전망 없는 세계’는 자본주의가 보이는 일시적 병증이 아니라 그 본래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국지적이거나 시의적인 관점을 넘어 자본주의의 본질과 구조를 직시하고, 자본주의 극복에 관한 나름의 견해를 마련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에서 지젝이 하고 있는 작업도 그와 동일한 성격의 작업이다. 다른 책들도 끼여 있지만 나는 이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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