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안내다. 푸른역사 아카데미에서는 매달 서평회를 개최하는데, 이달에는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 2014)가 서평감이 됐다(참가신청은 http://cafe.daum.net/purunacademy/8Bko/149). 서평회 제목은 '다독가의 책읽기'라고 붙여졌는데, 러시아문학 외 독서 전반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달라는 주문이다. 일정은 3월 21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이며, 사회는 사회학자 정수복 선생이, 그리고 토론은 한겨레신문의 최재봉 기자가 맡을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아울러 이미 공지가 나갔지만 알라딘의 '인문학 스터디 시즌2' 행사로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를 두 차례에 걸쳐 갖는다(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40307_inmunstudy33). 일시는 3월 18일(19세기 러시아문학)과 25일(20세기 러시아문학) 저녁 7시 30분, 장소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14. 03. 10.

 

 

P.S. 참고로 팟캐스트 '서혜정의 오디오 북카페'에서도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를 다루었다(http://nemo.podics.com/135864482904). 책의 일부 내용 낭독과 저자 인터뷰를 들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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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전공자인 곽준혁 교수의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민음사, 2014)가 출간됐다. 역시나 정치사상 전공자인 박상섭 교수의 <국가와 폭력>(서울대출판문화원, 2013)도 최근에 다시 나왔는데, 아마도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는 뜻도 갖는 듯하다. 마키아벨리 관련서의 특징은 아직도 그에게 들씌어진 '오명'에서 구해내려 한다는 데 있다. 한동안 번역서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연구자들이 책이 부쩍 늘었다. 전공자들의 연구 저작과 번역을 리스트로 만들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 비지배를 꿈꾸는 현실주의자
곽준혁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17,500원 → 15,750원(10%할인) / 마일리지 870원(5% 적립)
2014년 03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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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와 비지배-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
곽준혁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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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폭력-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연구
박상섭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3년 12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60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3월 10일에 저장

군주론- 개정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섭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3년 4월
12,000원 → 12,000원(0%할인) / 마일리지 36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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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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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나온 대작은 프랑스 역사학자들이 엮은 <몸의 역사1>(길, 2014)이다. '르네상스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가 첫 권으로 나왔는데, '대작'이라고 한 건 이게 세 권짜리라서다. <사생활의 역사>(전5권, 새물결, 2006)에 견줄 만한 시리즈가 될 듯한데, 판형은 더 커졌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인간의 몸'은 생각과 욕망을 표현하고, 이 시대 문화의 공통요소를 소비하는 장소이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18세기까지 몸의 역사를 추적한다. 각 분야 전공자들에 의한 세밀한 분석과 풍부한 도판자료를 수록하였다. '몸, 교회 그리고 신성함', '공동의 몸, 몸의 공통 관례, '앙시앵레짐 시대 유럽의 몸과 성욕', '몸을 움직이다, 놀다', '넋의 거울' 등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다.

기점이 르네상스부터로 돼 있는 건 중세 몸의 역사는 빠졌다는 얘기인데, 그건 아마도 다른 책들이 이미 나와서일 듯싶다. 국내 소개된 책으론 자크 르 고프가 쓰거나 엮은 <중세 몸의 역사>(이카루스미디어, 2009)와 <고통받는 몸의 역사>(지호, 2000)가 그에 해당된다(후자는 절판됐지만).

 

 

시리즈 원서의 표지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쇠이유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표지는 번역본보다 더 나아보인다(미술책이란 인상을 줄까봐 피한 것일까). 2006년에 나왔고 총 1537쪽이다.  

 

 

책이 순차적으로 무탈하게 완간되길 기대한다...

 

14. 03. 09.

 

 

P.S. <몸의 역사>의 편자는 알랭 코르뱅과 장-자크 쿠르틴, 조르주 비가렐로, 세 명인데, 번역본에서는 이 가운데 비가렐로가 책임 편집자로 소개된다. <사생활의 역사>에도 필진으로 참여한 코르뱅은 <역사 속의 기독교>(길, 2008), <시간, 욕망, 그리고 공포>(동문선, 2002), <창부>(동문선, 1995) 등이 번역돼 있는 역사학자다(요즘 기독교사와 종교개혁에 관한 책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역사 속의 기독교>가 절판돼 아쉽다).  

 

 

비가렐로의 책도 <깨끗함과 더러움>(돌베개, 2007)과 <강간의 역사>(당대, 2002) 등이 번역돼 있다. 16-20세기의 성폭력을 다룬 <강간의 역사>는 영역본도 나와 있는데, 불어본의 표지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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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앙선데이에 실린 '로쟈의 문학을 낳은 문학'을 옮겨놓는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거지'와 윤동주의 산문시 '투르게네프의 언덕'을 같이 읽어보았다. '투르게네프의 언덕'은 비교적 초기작에 속하는데(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들어 있지 않고, '산문시'가 아니라 '산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송우혜 작가의 <윤동주 평전>(푸른역사, 2004)과 마광수 교수의 <윤동주 연구>(철학과현실사, 2005)를 이 참에 읽어봤다. 이남호 교수의 <윤동주 시의 이해>(고려대출판부, 2014)도 마침 지난주에 출간됐다. 수백 편의 연구 논저들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윤동주 시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다고 적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참고로,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는 김억 등에 의해 일찌감치 소개돼 소월의 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소월은 투르게네프의 단편 <클라라 밀리치>를 번역하기까지 했다).

 

 

 

중앙선데이(14. 03. 09) 휴머니즘과 섣부른 휴머니즘

 

투르게네프는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알려졌지만, 그의 문학적 경력은 서정시로 시작해서 산문시로 마무리된다. 『루진』(1856)을 필두로 하여 마지막 장편 『처녀지』(1877)까지 여섯 편의 ‘사회 소설’을 쓴 투르게네프는 이후 생의 말년에는 80여 편의 산문시를 썼다. 산문시는 러시아 문학의 고유한 장르가 아니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투르게네프가 보들레르의 산문시에 영향을 받아 시도한 것이 그의 산문시다.

 

 

투르게네프는 한국과 일본의 근대문학 형성기에 가장 많이 읽히고 번역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일본에서 그의 산문시는 문학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처럼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범상치 않은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어서였다. 일본을 통해 투르게네프를 수용한 우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많이 번역돼 읽혔던 산문시 ‘거지’를 읽어 보자.

 

시적 화자인 ‘나’는 거리를 걷다가 늙은 거지를 만난다. “눈물어린 붉은 눈, 파리한 입술, 다 해진 누더기 옷, 더러운 상처… 오오, 가난은 어쩌면 이다지도 처참히 이 불행한 인간을 갉아먹는 것일까!” 화자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늙은 거지는 손을 내밀어 나에게 적선을 청하는데, 호주머니를 뒤져 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빈손으로 산책을 나온 것이다. 동냥을 청하는 거지의 손은 “힘없이 흔들리며 떨고 있었다.”

당혹한 나는 하는 수 없이 “힘없이 떨고 있는 거지의 손을 덥석 움켜쥐고는”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랬더니 “그의 파리한 두 입술에 가느다란 미소가 스쳐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늙은 거지는 충혈된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괜찮습니다, 형제여,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그것도 역시 적선이니까요.” 그때 문득 ‘나’는 깨닫는다. “거꾸로 이 형제에게서 내가 적선을 받았다는 사실을….”

식민지 조선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주제인데, 특히 윤동주도 이 ‘거지’에 반응한 독자였다. 그런데 윤동주의 반응은 공감과 함께 위화감도 포함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거지’를 명백히 패러디해서 쓴 ‘투르게네프의 언덕’(1939)에서 시인은 ‘거지’의 기본 골격을 반복하지만 몇 가지 설정을 비튼다. 시적 화자가 걷는 길은 ‘고갯길’로 바뀌고 ‘늙은 거지’는 ‘세 소년 거지’로 대체된다.

나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고갯길을 넘어가고 있는 넝마주이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바구니 속에는 사이다 병, 간즈메통, 쇳조각, 헌 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이들의 행색은 투르게네프의 늙은 거지와 마찬가지로 비참하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덜너덜한 남루, 찢겨진 맨발.” 나는 탄식한다. “아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는 건 인지상정이다. 투르게네프의 화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호주머니를 뒤져 본다. 한데 투르게네프의 화자가 빈손이었던 것과는 달리 윤동주의 화자에게는 두툼한 지갑과 시계·손수건 등 모든 것이 다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이것이 윤동주 식 반전이다. 거지 아이들에게 동정심은 일지만 선뜻 자기 물건을 적선할 만한 용기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게 더 바람직하련만, 나는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 하고” 아이들을 부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 역시 투르게네프의 늙은 거지와는 다르다. 세 아이가 모두 피곤한 눈으로 흘끔 돌아다볼 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너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하면서 고개로 넘어갔다.” 그렇게 아이들은 사라지고 시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언덕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뿐….”

‘투르게네프의 언덕’은 ‘거지’의 반복이지만 ‘차이 나는 반복’이고 변주다. 시의 의미는 이 차이에 의해 생산된다. 투르게네프의 시 ‘거지’의 주제는 한마디로 휴머니즘이다. 길에서 만난 늙은 거지에게 적선을 하고 싶었지만 가지고 있는 물건이 없었던 나는 되레 늙은 거지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투르게네프는 적선의 의미를 뒤집고 있는 것인데, 시에서 나보다 더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오히려 더럽고 남루한 행색의 거지였다는 사실에 시적 화자는 물론 독자도 감동을 받는다.

반면 ‘투르게네프의 언덕’에서는 적선은커녕 교감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세 소년 거지’에게 잠시 동정의 마음이 일지만, 그것은 고작 일시적인 기분에서 머문다. 나의 동정심은 이기심을 넘어서지 못한다. 자기 것을 내줄 만한 ‘용기’가 없는 나는 아이들과의 거리를 한 치도 좁히지 못한다.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는 섣부른 휴머니즘, 말뿐인 동정심에 대한 신랄한 고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시의 ‘나’가 시인 자신이라면 ‘투르게네프의 언덕’은 가혹한 자기 비판의 시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자주 부끄러워했던 윤동주의 초상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신의 휴머니즘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두 편의 시를 거울로 삼아 비춰 봐도 좋겠다.

 

14.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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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전 막간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쏟아지는 중국 관련서 가운데서도 제목 때문에 눈길을 주게 되는 쉬산빈의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정은문고, 2014). '생활문서로 보는 중국백년'가 원제에 가깝지만, 번역서의 제목이 더 낫긴 하다. 책소개는 이렇다.

 

중국 제일의 문서수집가 쉬산빈, 그가 3천여 수집품 중 3백여 점을 골라 엮은 중국백년. 기존의 역사서들이 사건 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졸업장 한 장, 청첩장 한 장이란 아주 구체적인 증거로 그 사건이 속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준다. 이 증거들은 오늘날 시각으로 봤을 땐 하나같이 희한하고 어리둥절하지만, 그것은 분명하게 존재한 중국 근현대 역사다.

고문서를 자료 삼은 책이라면 국내에서도 종종 출간되고 있는데, 작년에 나온 전경목 교수의 <고문서,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휴머니스트, 2013)나 한국고문서학회에서 펴낸 <조선의 일상, 법정의 서다>(역사비평사, 2013) 등이 대표적이다. 20세기 생활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책이 나옴직하다. 업자는 업자끼리 알아본다고, 쉬산빈의 책에 대한 전경목 교수의 추천사가 실감 난다.

이메일로 전달된 피디에프파일을 여는 순간! 이게 무엇인가? 첫머리에 있는 리전성李振盛 작가의 글부터 흥미로워서 도통 원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읽는 동안 연구실에 들랑거리는 학생과 동료 선생들로부터 방해받기 싫어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그냥 읽을 수가 없었다. 책에 실린 문서 하나하나를 번역문과 대조하고 문서에 나오는 작은 글자 내용까지 모두 파악해가면서 꼼꼼하게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 쉬산빈 선생에 대해 매우 궁금해졌다. 고문서 연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책을 쓰고 싶어 하니까. 그러나 이런 작업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몸과 마음의 수고야 말할 것도 없고 재력과 정신력 등을 모두 쏟아야 겨우 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쉬산빈 선생은 가산을 탕진했다고까지 말하지 않았던가.

가산을 탕진해가며 쓴 책의 책값이 2만원 남짓이면 독자로선 꽤나 저렴하다고 할까. 중국 현대사의 보조자료로 쏠쏠히 읽어봄직하다. 원서의 표지는 이렇다.

 

 

14.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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