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나온 대작은 프랑스 역사학자들이 엮은 <몸의 역사1>(길, 2014)이다. '르네상스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가 첫 권으로 나왔는데, '대작'이라고 한 건 이게 세 권짜리라서다. <사생활의 역사>(전5권, 새물결, 2006)에 견줄 만한 시리즈가 될 듯한데, 판형은 더 커졌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인간의 몸'은 생각과 욕망을 표현하고, 이 시대 문화의 공통요소를 소비하는 장소이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18세기까지 몸의 역사를 추적한다. 각 분야 전공자들에 의한 세밀한 분석과 풍부한 도판자료를 수록하였다. '몸, 교회 그리고 신성함', '공동의 몸, 몸의 공통 관례, '앙시앵레짐 시대 유럽의 몸과 성욕', '몸을 움직이다, 놀다', '넋의 거울' 등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다.
기점이 르네상스부터로 돼 있는 건 중세 몸의 역사는 빠졌다는 얘기인데, 그건 아마도 다른 책들이 이미 나와서일 듯싶다. 국내 소개된 책으론 자크 르 고프가 쓰거나 엮은 <중세 몸의 역사>(이카루스미디어, 2009)와 <고통받는 몸의 역사>(지호, 2000)가 그에 해당된다(후자는 절판됐지만).

시리즈 원서의 표지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쇠이유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표지는 번역본보다 더 나아보인다(미술책이란 인상을 줄까봐 피한 것일까). 2006년에 나왔고 총 1537쪽이다.



책이 순차적으로 무탈하게 완간되길 기대한다...
14. 03. 09.



P.S. <몸의 역사>의 편자는 알랭 코르뱅과 장-자크 쿠르틴, 조르주 비가렐로, 세 명인데, 번역본에서는 이 가운데 비가렐로가 책임 편집자로 소개된다. <사생활의 역사>에도 필진으로 참여한 코르뱅은 <역사 속의 기독교>(길, 2008), <시간, 욕망, 그리고 공포>(동문선, 2002), <창부>(동문선, 1995) 등이 번역돼 있는 역사학자다(요즘 기독교사와 종교개혁에 관한 책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역사 속의 기독교>가 절판돼 아쉽다).



비가렐로의 책도 <깨끗함과 더러움>(돌베개, 2007)과 <강간의 역사>(당대, 2002) 등이 번역돼 있다. 16-20세기의 성폭력을 다룬 <강간의 역사>는 영역본도 나와 있는데, 불어본의 표지는 아래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