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제임스 버크의 <핀볼 효과>(궁리, 2015)와 애덤 프랭크의 <시간 연대기>(에이도스, 2015)다. 애덤 프랭크의 책은 처음이지만 제임스 버크의 책은 몇 종이 소개된 바 있고 <핀볼 효과>만 하더라도 다시 나온 책이다. 그래도 현재 남아있는 책은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궁리, 2010)와 함께 달랑 두 권이다.

 

 

제임스 버크는 영국의 저명한 TV 프로듀서로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다. "제작한 수십 편의 과학 다큐멘터리 중에서 유명한 것으로는 <커넥션 Connection 1,2> 시리즈와 <우주가 바뀌던 날> 등이 있다. <핀볼 효과>, <진짜> 등의 흥미로운 책들도 지었으며 현재는 런던에 거주하면서 '애틀랜틱 먼슬리'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등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는 소개다.

 

원저가 1996년에 나온 <핀볼 효과>의 부제는 '사소한 우연들이 이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꾼다'. 놀랍게도 '핀볼 효과'란 말 자체가 저자의 신조어다.  

제임스 버크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인 ‘핀볼효과(The Pinball Effect)’는, 주식시장에서는 주가를 결정하는 경제성장률, 유동성, 금리, 투자심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미쳐 주가를 크게 오르도록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이 의미를 역사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사소한 사건이나 물건 등이 우연한 부딪침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책은 모든 일은 우연적인 일이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며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의 혹은 우리 모두의 선택이 때로는 역사의 경로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론의 메시지가 꽤나 의미심장하다.

 

 

애덤 프랭크의 <시간 연대기>의 부제는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 딱 그만큼의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인데, 시간에 관해서라면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비롯해 적잖은 책이 나와 있지만 새로 '엽데이트'된 내용을 담고 있을 듯싶어서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원제는 <시간에 관하여>인데, 같은 제목의 책으론 폴 데이비스의 <시간의 패러독스>(두산동아, 1997)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절판된 상태. 시간론을 다룬 책들을 읽은 게 얼추 20년 전인가 보다. 기억에 피터 코브니 등의 <시간의 화살>(범양사, 1994)이 유익했었다.

 

 

시간 얘기가 나오면 타임머신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데, 여차하면 호킹의 <시간의 역사>도 다시 읽고(<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가 좋겠다), 킵 손의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과 <폴 데이비스의 타임머신>(한승, 2002)까지 섭렵해봐도 좋겠다. 일단은 <시간 연대기>부터...

 

15.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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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슬픈 얘기하는 데 키득거리는 건 예의도 아니고 뭐도 아니지만 남덕현의 산문집 <슬픔을 권함>(양철북, 2015)의 한 대목을 읽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내놓고 웃을 순 없어서 한밤에 그냥 키득키득. 책소개에 나오는 대목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처사님! 이 노래 슬퍼. 특히 ’강변 살자‘ 이 대목이 슬퍼!”
“슬프고말고요! 뭐든 합의를 못 보면 슬픈 법이지요.”
“여기서 합의가 왜 나와?”
“강변 살자며? 엄마하고 누나하고 아직 동의를 안 한 거 아니요? 그러니까 자꾸 강변 살자, 강변 살자 노래를 하지.”
“합의 보면 살 수는 있고? 하여튼 처사님 어깃장은 알아줘야 해! 여기서 합의가 왜 나와 합의가? 이루지 못하는 꿈은 슬픈 법이외다!”
“스님. 이런 애들은 말이죠, 지 소원대로 강변에 집 짓고 살아도 슬퍼요. 어디 갖다 놔도 슬퍼.”
“왜요?”
“그냥요. 그런 종자들이 있어요.”(슬픈 종자들, 94-95쪽 재구성)

저자의 이력이라곤 재작년에 <충청도의 힘>(양철북, 2013)을 냈다는 게 소개의 전부다. 우리 나이론 50세. 내내 슬픈 얘기만 골라서 늘어놓는데, 웃음이 번지는 것은 작정한 '해학의 정신' 때문인 듯하다. "나는 슬플 때 가장 착하고, 슬플 때 가장 명징하며, 슬플 때 가장 전복적이다. 내가 슬픔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는 이유이며, 이 책은 그 명령에 따른 흔적이다."라고 말하는 정신이 오랜만에 접하는 해학의 정신이다.

 

서양식으로 말하면 유머의 정신. 삶의 모순이 우리를 쓰라리지 않게끔 하는 것. 처절한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그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태도의 소산이다. 스무살 시절 좋아했던 니체의 경구. 대략 떠올리자면, "오직 인간만이 웃을 수 있다. 오직 인간만이 웃음을 고안해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깊이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한밤에 웃프다...

 

15.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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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책과 독서에 관한 책들로 골랐는데, 타이틀북은 로더릭 케이브와 새러 아야드의 <이것이 책이다>(예경, 2015)이다. 부제가 원제에 가까운 '100권의 책으로 본 책의 역사'. 분량은 두껍지 않지만 화보 위주의 책이라 판형도 크고 묵직한 책이다.

 

무덤의 비문(碑文)에서부터 파피루스에 작성된 최초의 기록에 이르기까지, 두루마리에서부터 로마 시대에 코덱스 형태로 제본된 최초의 책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전유물이고 값비쌌던 필사본에서부터 활자의 제작과 대중을 위한 인쇄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인쇄본에서부터 전자책, 그리고 전자책 단말기와 그 너머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들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애서가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소장용 도서다. 비슷한 주제의 책으론 마틴 라이언스의 <책, 그 살아있는 역사>(21세기북스, 2011)가 있다(책값까지 동일하군).

 

 

두번째 책은 박진형, 박은진, 두 부부교사의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인물과사상사, 2015)다. 제목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다. 전세 보증금이 올라 이사를 하게 된 부부(지음이네)가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가서 좌충우돌 끝에 행복한 독서 가족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했다.

도서관에 같이 가서 재미있게 놀고 책도 한두 권씩 읽어주기, 아이가 책에 재미를 붙이고 혼자서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도와주기를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독서와 도서관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어린 시절 책에 대한 즐거운 경험은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음이네 가족의 행복한 독서 성장기로, 도서관과 함께한 3년의 기록을 담았다.

바라건대 도서관이 가깝기에 집값이 더 비싼 시절이 되면 좋겠다.  

 

세번째 책은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을 부제로 한 장샤오위안의 <고양이의 서재>(유유, 2015). 책벌레의 독서기는 드물지 않았지만, 중국 책별레라고 하니까 뭔가 궁금하게 만든다. "중국 고전과 인문서를 꾸준히 읽어 착실한 인문 소양을 갖춘 중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장샤오위안 독서 편력기다.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듯 늘어놓는 그의 이야기에는 학문, 독서, 번역, 편집, 서재, 서평 등을 아우르는 책 생태계에서 살아온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네번째 책은 이상하의 <냉담가계>(현암사, 2015). 일본소설이 아닌가 싶은 제목이지만, '소박하고 서늘한 우리 옛글 다시 읽기'다. "고전번역원 이상하 교수가 옛글 읽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50편의 글을 골라 번역하고 원문과 함께 이해를 돕는 해설을 덧붙여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옛글 읽기의 즐거움과 옛글을 읽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한적한 초야에서 서로 어울려 경서를 읽는 냉담한 생활(냉담가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지난 연말에 나온 박철상의 <서재에 살다>(문학동네, 2014)다. '조선 지식인 24인의 서재 이야기'란 부제가 내용을 집약해준다.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 여유당 정약용, 그리고 완당 김정희… 이 모든 익숙한 이름이 사실은 서재의 이름이었음을 알고 있는가? 조선시대 지식인의 모든 이름은 사실 그들이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 교류하던 서재의 이름이다. 그들의 서재는 또하나의 세계였다. 조선시대 지식인은 서재의 이름을 호로 삼아 그 안에 평생을 기억하고자 했던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담았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이것이 책이다- 100권의 책으로 본 책의 역사
로더릭 케이브.새러 아야드 지음, 박중서 옮김 / 예경 / 2015년 1월
35,000원 → 33,250원(5%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1월 24일에 저장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우리 가족의 행복한 독서 성장기
박은진.박진형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5년 01월 24일에 저장
절판

고양이의 서재-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장샤오위안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5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5년 01월 24일에 저장
절판

냉담가계- 소박하고 서늘한 우리 옛글 다시 읽기
이상하 지음 / 현암사 / 2015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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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고심하면 갈피를 못 잡을 수도 있어서 그냥 곧장 떠오르는 세 명의 저자를 골랐다. 사회학자와 러시아문학자, 그리고 정치철학자다.

 

 

먼저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의 신작이 나왔다. <나는 시민인가>(문학동네, 2015). <인민의 탄생>과 <시민의 탄생>에 이어지는 3부작 마지막 책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고(기대되는 책이긴 하다) 에세이 범주에 속하는 책이다. 제목이 던지는 물음은 '나는 국민인가, 시민인가'를 줄여 말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깊은 절망과 자조의 한숨으로 고스란히 한 해를 채운 2014년 말, 사회학자 송호근은 한 칼럼에서 “우리는 아직도 국민의 시대를 산다”는 말로 한국사회를 진단했다. 근대 시민사회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채 들어선 국민국가. 모든 것이 ‘국민’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미숙한 시민은 국가에 복무하는 ‘국민’으로 반세기 넘게 동원되었다. 송호근 교수는 2015년의 들머리에 선보이는 이 책 <나는 시민인가>를 통해, 우리가 무엇보다도 ‘시민’ ‘시민-됨’의 가치를 되돌아봐야 함을 강조한다. 불신, 격돌, 위험 사회의 모습을 보이는 오늘의 한국에서,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전제 조건은 바로 탄탄한 시민사회의 건설이다. 시민 개개인에서부터 정치지도자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모든 영역, 모든 계층을 호명하는 저자는, 하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시민인가?’

사회학에서 '시민'이란 말은 지난 80년대에 '민중'에 의해 대체된 '올드한' 용어인데, 송호근 교수는 일련의 저작을 통해 이 개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민이냐, 시민이냐'라는 물음이 유효하다면 '시민-됨'의 문제도 더 진지하게 숙고해봐야겠다.

 

 

러시아문학자 오종우 교수도 새로운 책을 펴냈다. <예술수업>(어크로스, 2015). 러시아문학, 특히 안톤 체호프 전공자로 그간에 체호프 번역서와 연구서를 펴냈고, 대학 강의실의 러시아문학 강의를 <러시아 거장들, 삶을 말하다>(사람의무늬, 2012)로 묶은 바 있다(<백야에서 삶을 찾다>(예술행동, 2011)의 개정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지만 <예술수업>에서는 저자의 관심과 시야가 예술 전반으로 확장됐다.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이 부제.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와 체호프의 소설,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타르콥스키의 영화, 그리고 베토벤의 교향곡과 피아졸라의 탱고가 흘러넘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에서 예술가의 창조적 영감이 폭발했던 순간으로 떠나는 황홀한 모험이다. 저자는 시대를 가로질러 살아남은 작품을 통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유했던 천재들의 빛나는 통찰과 남다른 감각을 읽어내고, 인간과 세상의 진보를 가져온 인류의 지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문학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 영화까지 포괄해서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예술수업'의 특징이다. 저자의 전방위적 관심과 통합적 지성이 어떤 결과로 응집되었는지 '예술수업' 강의실에 잠시 앉아보아도 좋겠다.

 

 

저작보다 연구서들이 먼저 나와서 어리둥절하게 했던 영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오크쇼트(오크숏)의 책이 처음 번역돼 나왔다. <신념과 의심의 정치학>(모티브북, 2015).

20세기를 대표하는 보수주의 정치철학자인 오크쇼트가 사망한 후에, 그가 거주하던 도싯 해안의 통나무집에서 발견된 원고 뭉치를 편집해서 출판한 책이다. 집필 날자가 적혀있지 않으나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할 때, 집필 시기는 1947년에서 1952년 사이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 오크쇼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지는 정치를 이해하는 데 그리고 정치를 실천하는 데 중용의 감각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째서 높은 명망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이게 국내에 소개된 첫 책이다!) '보수주의 정치철학'을 대표한다고 하니 읽어봄직하다는 생각은 든다(물론 한국의 보수(주의)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테지만).

 

 

더불어 박동천 교수의 번역이란 점도 책을 신뢰하게 만든다. <깨어 있는 시민을 위한 정치학 특강>(모티브북, 2010)과 <플라톤 정치철학의 해체>(모티브북, 2012) 등의 저자이면서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아카넷, 2014)을 포함해 정치사상 분야의 여러 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해왔기 때문이다(자유주의 정치철학자인 벌린도 분류하자면 보수에 속하겠군). 분량이 묵직하지 않은 것도 나름 장점. 흥미가 생긴다면, 김비환 교수의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한길사, 2014)까지 손에 들 수 있겠다...

 

15. 0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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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갑자기 생각이 나 미셸 푸코의 영어판 선집(전3권)을 주문하고 푸코의 책을 더 찾아보다가 <임상의학의 탄생>이 절판된 사실을 알았다. 악명 높은 번역서였기에 절판된 것 자체가 아쉬울 건 전혀 없지만(그럼에도 고가의 중고본들이 돌아다닌다. 오역서의 희귀한 교본이라도 되는 걸까?) 개정된 번역본이 아직 나오지 않은 건 미스터리하면서 유감스럽다.

 

근대 의학 담론을 탐구, 19세기 의학이 임상의학으로 변화하기까지의 역사를 추적한 미셸 푸코의 주저 중 하나이다. 푸코 특유의 방법론인 고고학과 계보학을 적용해 근대 의학이 태동한 이후로 권력이 인간의 신체에 어떻게 작용했는지의 과정을 재구성하고, 임상의학과 국가와 제도, 사회와 담론의 관계를 분석한다.

 

<임상의학의 탄생>은 1963년작이며, <정신병과 심리학>(1954)까지 포함하면 푸코의 세번째 책이다. 두번째 책이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광기의 역사>(1961)이고 그 뒤로는 <말과 사물>(1966)이 이어진다(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레이몽 루셀>이 <임상의학의 탄생>과 같은 해에 나왔다). <정신병과 심리학>도 현재 절판된 상태. <광기의 역사>나 <말과 사물>처럼 개정판 번역들이 나오면 좋겠다. 푸코에게 영향을 준 조르주 캉길렘의 <정상과 병리>(한길사, 1996), 혹은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인간사랑, 1996)도 마찬가지. 그래야 '초기 푸코'에 해당하는 1960년대 저작들이라도 구색이 맞춰진다.

 

 

호기심이 발동해 의학의 역사를 다룬 책을 검색해봤더니 생각보다는 많이 나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정신의학의 역사>(바다출판사, 2009)를 제외하더라도 재컬린 더피의 <의학의 역사>(사이언스북스, 2006), 로이 포터의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네모북스, 2010), 그리고 제임스 르 파누의 <현대의학의 역사>(아침이슬, 2005) 등이 눈에 띈다.

 

 

앤 르니의 <의학 오디세이>(돋을새김, 2014)나 이재담의 <서양의학의 역사>(살림, 2007)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그러고 보면 이 분야에서도 놀랄 만한 책, 압도적인 책이 더 나와도 좋겠다 싶다. 의학사 백과사전 같은... 아무려나 요점은 <임상의학의 탄생>이 다시 나오길 바란다는 것이다... 

 

15. 01. 24.

 

 

P.S. 참고로 어제 주문한 푸코 선집이다(펭귄에서도 똑같이 나와 있는데, 알라딘에는 3권이 빠졌다). 하드카바가 나왔을 때 가격 때문에 구입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소프트카바가 나온 지도 십수 년이나 됐다. 그간에 다시 찾아보지 않은 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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