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직업>(문학동네, 2015)의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과의 대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알라딘 공지는 http://blog.aladin.co.kr/culture/7706246 참조). 추천사를 쓴 인연 때문인데, '동업자'로서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을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다. 일시는 9월 1일(화) 저녁이고, 장소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이다. <인간이라는 직업>의 독자라면 놓치지 마시길.

 

 

15. 08. 11.

 

 

 

P.S. 참고로 졸리앵의 책은 <인간이라는 직업> 외에도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책읽는수요일, 2013), <약자의 찬가>(새물결, 2005), <고마워요, 철학부인>(푸른숲, 2010) 등이 번역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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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씨알 함석헌과 몽양 여운형 평전이 새로 나온 김에 몇 권의 평전을 같이 묶는다. 함석현 평전 세 권과 몽양, 그리고 영화 <암살>의 또다른 주역인 약산 김원봉 평전이다. 세 권이 김삼웅 선생의 책. 근현대사 핵심 인물의 평전 절반은 선생이 집필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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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 함석헌 평전- 혁명을 꿈꾼 낭만주의자
이치석 지음 / 시대의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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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과 간디- 평화를 향한 같고도 다른 길
박홍규 지음 / 들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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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인 함석헌 평전- 싸우는 평화주의자 함석헌의 거대한 생애와 사상
김삼웅 지음 / 현암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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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몽양 여운형 평전- 진보적 민족주의자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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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미국 작가 제임스 에이지(1909-1955)의 <가족의 죽음>(테오리아, 2015)을 고른다. 1957년, 작가 사후에 출간된 유작이며 1958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상당히 뒤늦게 소개되는 작품인데,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문소설에도 포함된 작품이라고 하니까 우리에게 생소한 게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진다. 작가나 작품이나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나만 과문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작품인가.

 

제임스 에이지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소설로 쓴 자전적 추도사이다. 에이지의 아버지는 그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 트라우마적인 사건을 이야기의 뼈대로 삼은 이 책은 한 가족에게 찾아 온 예기치 않은 비극을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어떻게 바라보며 어떻게 견뎌내는가를 그려 낸 작품이다.

 

작가 제임스 에이지는 영화비평이나 르포르타주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 별명이 '문단의 제임스 딘'이었다고 한다(반항의 아이콘?). 작가에 대한 소개는 로버트 콜스의 <하버드 문학 강의>(이순, 2012)에서 읽을 수 있다. <마이클 더다의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유문화사, 2009)에도 제임스 에이지의 <유명한 사람들을 칭송합시다>(혹은 <이제 훌륭한 사람들을 찬양하자>)에 대한 평이 실려 있다. 아마도 제임스 에이지의 대표작 두 편이 아닌가 싶다. 

 

 

이미지를 찾아봤는데, '문단의 제임스 딘'이란 별명이 허황하지만은 않다. 눈매에 반항과 슬픔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흠, 이런 표정의 작가라면 작품도 읽고 싶어지는군...

 

15.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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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점에서 책을 가장 많이 도둑맞는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책이 하나 더 나왔다. 만년의 일기를 엮은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모멘토, 2015). 그간에 '부코스키'란 이름으로 소개됐는데, 이번 책은 '찰스 부카우스키의 말년 일기'라고 돼 있다. 부코스키면 어떻고 부카우스키면 어떤가, 싶은데, 결과적으론 번거로워졌다. 이런 건 누스바움이냐 너스바움이냐 하는 것처럼 소모적이다. 

 

 

<우체국>과 <여자들>(열린책들, 2012) 이후에(<팩토텀>은 그 전에 출간됐고) 좀 뜸하다가 나온 책인데, 부코스키가 어떤 작가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하드보일드류의 압축된 문체로 술과 도박의 삶, 섹스와 폭력, 세상의 부조리와 어리석음 따위를 가차 없이 그려낸 전설적 작가 찰스 부카우스키(1920~94)가 죽음의 문턱에서 쓴 일기 형식의 에세이집이다. 50년간 애용했던 타이프라이터를 매킨토시 컴퓨터로 바꾸고 그는 죽기 직전까지 글쓰기에 대해, 경마의 효용에 관해, 돈과 인간에 대해, 죽음에 관해, 젠체하는 문인들의 행태와 정체에 대해 성찰했다. 부카우스키의 모든 시와 소설이 자전적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내밀한 생각과 느낌들을 이 일기만큼 오롯이 드러낸 글은 없었다. 그 기록에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선구자인 로버트 크럼이 그림을 달았다. 이 책은 두 전설의 공동 작업이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고상한 말년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고 할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경마장에 가서 죽치고 있는 자신에 대해 부코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난 경마장에 매일 간다. 매일 거기 나타나는 사람은 직원들 빼곤 나밖에 없다. 내게 무슨 병이 있는 모양이다. 사로얀은 경마에 죄다 꼬라박았고, 판테는 포커에, 도스토옙스키는 룰렛에 죄다 꼬라박았다.(...) 난 돈을 좀 더 소중히 여긴다. 거의 평생토록 돈이 너무 없었다. 공원 벤치가 어떤지 집주인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어떤지 난 안다. 돈 문제는 딱 두 가지다. 너무 많거나 너무 없거나.(11쪽)

이런 경력과 심사를 가진 작가에게서 좋은 소리가 나올 리는 만무하다. "작가 치고 다른 작가 작품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어. 좋아할 경우가 딱 하나 있긴 하지. 그 작가가 막 죽었거나 죽은 지 한참 됐을 경우." 정도의 독설은 예상하고 들어가야 한다. 제목으로 뽑은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는 이런 내력을 갖고 있다.

난 죽음을 왼쪽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때때로 꺼내서 말을 건다. "이봐, 자기, 어찌 지내? 언제 날 데리러 올 거야? 준비하고 있을게."

이 정도면 무더위를 좀 식혀줄 만한 '쿨' 아닌가.

 

 

 

그런 용도로는 <아사디 지로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생 상담>(파란미디어, 2015)도 빠지지 않는다. "소설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가 일본의 <주간 플레이보이>에 연재했던 유쾌하고 발랄한 인생 상담글을 모은 책. AV부터 경마까지, 방사능 오염부터 독도 문제까지 일본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모든 질문에 대해 명쾌하고 거침없는 독설로 상담을 펼쳐보인다."

 

일단 <주간 플레이보이>에 연재했다는 사실에서 질문의 내용과 수준을 가늠해야 한다. <주간 플레이보이>의 편집자인 27세 청년(다로)이 독자 대표로 '61세 영감' 아사다 지로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인데, "빈유보다는 역시 거유가 좋을까요?"라는 (수준 이하의) 질문에 대해 지로는 분격해 하며 이렇게 답한다.

"투고자, 당신이 하는 말은 이중으로 이해가 안 가. 먼저 나는 가슴을 안 좋아해. 그리고 이런 '근거 없는 미학'으로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거유니까'라는 이유로 고른 여자가 아무리 사악하더라도 가슴만 크면 괜찮다는 각오가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보통 그렇지 않잖아. 알겠나?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삶은 살면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불행해질 거야. 인간의 본질을 제대로 확인하라고. 하아... 그건 그렇고 심하군. 각양각색의 남자가 있지만, 이 놈은 정말 최악이야."(43-44쪽)

물론 좀 진지한 내용의 상담도 있다. 친구가 세상을 떠난 회사원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상담해오자 지로는 이렇게 답한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 자신, 자기 자신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자각을 하는 거야. 갑자기든 예측했든,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아주 쉽게 죽어. 당신도 예외는 아니야. 친구를 잊으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래도 그에 집착하며 고민에 빠진 상황에서는 빨리 벗어나게. 젊을 때는 역시 어렵겠지.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면 할 수 있게 돼."(284쪽)

역시 부코스키만큼이나 쿨하다. 두 사람 모두 노년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작가라서 그런 태도를 갖게 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다(둘다 도박광이라는 공통점은 있군). 여하튼 읽어도 좋고 안 읽어도 그만인 책들이지만, 뭔가 청량감을 느끼게 해주어서(읽다가 킥킥거리게도 만들고) 같이 묶어보았다...

 

15. 08.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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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기간이었다는 이유로 한 주로 건너 뛰고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정확하게 말하면 '휴가일 뻔한 기간'이었다). 사실 독서에 가장 좋은 계절은 아닐지 모르지만 독서량(내지 판매량)은 가장 많은 계절이 여름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욕심을 내봄직한 달이지만, 재충전을 위한 휴식도 중요한지라 적당한 분량의 책들로 고른다(대신에 이번주 '이주의 책'은 건너뛴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장르문학 책들을 골랐다. 필립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폴라북스, 2015)가 나온 게 계기다. '필립 K. 딕 걸잔선'으로 12권의 장편이 이미 완간되었고, 단편집 두 권이 남았는데,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폴라북스, 2012)에 이어서 나온 게 <마이너리티 리포드>다. 물론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원작으로 잘 알려진 작품. 필립 딕 시리즈는 표지도 깔끔해서 소장욕을 부추키는 책들이기도 하다.

 

 

예술 분야는 다양하게 골랐다. 책 표지의 세계를 다룬 피터 멘델선드의 <커버>(아트북스, 2015), 그리고 오쓰카 에이지가 알려주는 일본 만화의 연출 노하우, <세계만화학원>(북바이북, 2015), 세계적인 아트 딜러 마이클 핀들리가 쓴 <예술을 보는 눈>(다빈치, 2015) 등이다. 각 분야의 보는 눈을 키워줄 만한 책들이다.

 

 

2. 인문학

 

인문 분야에서는 마사 누스바움의 <감정의 격동>(새물결, 2015)을 고른다. 3권 합계 1,352쪽에 이르니까 하루에 50쪽씩 읽는다고 해도 거진 한달이 걸리는 책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같은 '감정의 격동'을 느끼지 않을까. 좀 가벼운 책으로는 '사랑 혁명'을 주창하는 뤽 페리의 책 두 권으로 <철학의 다섯 가지 대답>(더퀘스트, 2015)과 <사랑에 관하여>(은행나무, 2015)를 꼽는다. 대담 형식이라 누워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역사 쪽으로는 두툼한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서영교의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글항아리, 2015)을 손에 들 수 있겠다. 816쪽 분량. 고대 전쟁사 연구서로 "중국의 수.당시대, 한반도의 고구려.백제.신라, 바다 너머의 왜국, 중앙 초원의 돌궐.설연타.고창국, 그보다 먼 티베트 등 동아시아 대륙과 해양에 걸친 각국이 근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치열하게 존망을 다툰 '전쟁의 시대'를 새롭게 조망한 저작이다."

 

여행 기분을 내고 싶다면, 강인욱의 <유라시아 역사 기행>(민음사, 2015)도 한 가지 선택.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가 부제다. 미술사까지 곁들인 책으로는 지상현의 <한중일의 미의식>(아트북스, 2015). '미술로 보는 삼국의 문화 지형'이 부제다. 많이 다뤄진 주제인데, 최신 시각이 궁금하다.

 

 

3. 사회과학

 

이론적인 저작으로는 앤서니 엘리엇과 브라이언 터너가 공저한 <사회론>(이학사, 2015)을 고른다. "연대기적인 사상사에서 벗어나 고전적 개념과 동시대의 접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구조’, ‘연대’, ‘창조’로서의 사회를 분석하며, 새로운 형식의 사회, 사회성, 사회적인 것이 비록 불안하게일지라도 계속해서 재구성되고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사회비평서로는 강준만의 <독선사회>(인물과사상사, 2015)와 혐오 발언 문제를 다룬 모로오카 아스코의 <증오하는 입>(오월의봄, 2015)도 일독해봄직하다.

 

 

 

4. 과학

 

과학 분야의 책으론 물리학의 거장 프리먼 다이슨의 칼럼집 <과학은 반란이다>(반니, 2015). 다시 찾아보니 다이슨의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사이언스북스, 2009)는 절판된 상태다(품절도 아니고 절판이라니, 이유가 궁금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칼럼집 <악마의 사도>(바다출판사, 2015)도 10년만에 재간본으로 다시 나왔다.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도 좋겠다.

 

 

5. 책읽기/글쓰기

 

책읽기 분야의 책은 아무 망설임 없이 세 권을 골랐다. 앤디 밀러의 <위험한 독서의 해>(책세상, 2015)은 '인생 개선 독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자극과 귀감이 될 만한 책.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위즈덤하우스, 2015)과 윤성근의 <내가 사랑한 첫 문장>(MY, 2015)은 이미 언급한 적이 있는 책들이다. 식욕 부진처럼 독서 부진 증상이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활력소이자 영양소가 되어 줄 만하다... 

 

15. 08. 08.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새물결, 2015)를 고른다. '현대의 고전'으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이기에. 이달에는 강의도 예정돼 있어서 나도 다시 정독하려고 한다. 그렇게 읽다 지칠 때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 소식이 들려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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