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과 '노동'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두 권의 책을 같이 묶었다. 인천의 역사를 공장을 통해 살펴본 정윤수의 <노동의 기억 도시의 추억, 공장>(한겨레출판, 2013)과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르포르타주로 이병훈 등이 쓴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창비, 2013)이 그 두 권이다.

 

  

 

문화평론가의 저작이란 점에 이채로운 <공장>은 대표적 공단도시 인천의 근현대사다. "1883년 개항 이후, 작은 어촌이던 인천은 급속히 근대도시로 변모한다. 일제 강점기에 정미업을 시작으로 초기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일제의 대륙 침략이 본격화한 1930년대에는 군수공업화 정책에 의해 인천 일대가 기계.기구 공업지구로 개발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1960년대 중반부터 전개된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에 따라 중화학 공장이 중심이 된 여러 공단이 속속 자리 잡으면서 대표적인 공단 도시가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를 인천의 근현대사, 나아가 한국 근현대사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검토하고 그 의미를 되새긴다." '문화의 길' 시리즈의 여섯번째 책.

 

공장을 중심으로 한 역사라는 점에서 서양사학자 이영석 교수의 <공장의 역사>(푸른역사, 2012)와도 같이 읽어봄직하다. 도시 공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저자의 전작 <인공낙원>(궁리, 2011)이 나란히 읽을 만한 책이다.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는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를 비롯한 4명의 연구자와 박진희 노동전문사진가가 대표적 특수고용직인 화물트레일러 기사나 학습지 교사부터 다소 낯선 프랜차이즈 헤어숍 디자이너와 채권추심원까지, 11명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밀착해서 인터뷰하고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책이다. 다양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육성을 담고 있다는 점이 희귀성이자 강점.

 

노동 문제 관련서로는 이주의 책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던, 마석 가구공단의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우린 잘 있어요, 마석>(클, 2013)과 현직 철도기관사가 쓴 박흥수의 <철도의 눈물>(후마니타스, 2013) 등을 더 떠올려볼 수 있다.

 

'기억'을 다룬 책, '현장'을 담은 책, 모두 유익한 읽을 거리다.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13.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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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시사IN(321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보통 3-4권의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막판에 한권을 골라 쓰게 되는데, 지난주에 낙착을 본 책이 데이비드 베인브리지의 <중년의 발견>(청림출판, 2013)이었다. 면밀하게 읽어보려고 원서도 주문해 놓은 책이다. 바버라 스트로치의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해나무, 2011)와 나란히 읽으면 더 효과적일 듯싶다...

 

 

 

시사IN(13. 11. 09) 변하니까 중년이다

 

인생의 사계절이라면 흔한 비유에 맞추면 가을은 중년의 계절이다. 여름과 겨울 사이, 한풀 꺾였지만 그렇다고 아직 한물간 건 아니다. 그렇다고 노년으로 가는 과도기이기만 한 걸까. 중년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이런저런 생각에 손에 잡은 책이 데이비드 베인브리지의 <중년의 발견>(청림출판)이다. 생물학자인 저자도 딱 중년에 접어들어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놀라워하며 쓴 책이다


청년기나 노년기에는 없는 측면들 때문에 중년은 독특하며, 중년기의 변화는 갑작스럽다. 게다가 중년은 다른 생물종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인간 고유의 현상이다. 수명이 늘어나 노년의 삶이 길어진 건 인류사에서 극히 최근에 일어난 이례적인 일이지만 중년은 그렇지 않다. 지구상에 살아온 인간은 유아기의 고비를 넘긴다면 대부분 마흔 살 넘게까지 살았고, 이것은 자연선택의 결과다. 곧 용도가 다해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또다른 한 국면이라는 얘기다.

 

 


물론 ‘새로운 용도’는 예측 가능하다. 다른 생물종과 달리 인간은 유난히 미숙한 아기로 태어나 오랜 성장기를 겪는다. 따라서 다른 영장류에 비해 훨씬 많은 자원과 보살핌을 필요로 하며 이를 생물학에서는 ‘부양투자’라고 부른다. “자식이 너무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자연선택의 영향으로 우리가 번식을 멈추는 대신 자식에게 집중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번식 대신에 부양’이 중년이 떠안은 과제이자 존재 이유다.


그렇게 중차대한 과제를 수행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왜 중년에 접어들면 흰머리가 생기고 주름살이 늘며 피부는 탄력을 잃게 되는가. 새 과제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란다. 진화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성애자 커플의 출산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자식을 낳을 가능성은 줄어들며 따라서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외모의 매력도 필요가 줄어든다. 불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는 우리의 몸은 외모에 그만큼 덜 신경을 쓰게 된다. 게다가 생식활동이 줄어듦에 따라 더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게끔 몸을 재구성하기 때문에 중년이 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 살이 찌는 것은 그 때문이며, 이를 막으려면 나이를 한 살씩 먹을 때마다 하루기준 10칼로리씩 줄여서 섭취해야 한다.


좋은 소식도 있다. 보통의 상식과는 달리 중년의 뇌가 인지력이 가장 뛰어나다. 외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는 점차 느려지지만, 전반적으로 중년의 뇌는 좋은 기능을 유지한다. 중년의 뇌는 구술능력, 공간인식, 계산, 추리, 계획 세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청년기의 뇌를 앞선다. 저자는 그 이유를 더 많이, 더 열심히 생각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생각해서인 듯하다고 말한다. 즉 중년이 된다고 해서 더 영리해지거나 더 어리석어지는 건 아닐 테지만, 동일한 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신적 수단을 다양하게 바꿔본다는 데 강점이 있다. 그런 ‘다른 생각’은 중년이란 나이가 갖는 이중성 혹은 양면성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진화적 유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의 충고는 우리가 거기에 속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게 된 이후에도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젊은 외모를 유지하려 애쓰고, 늦둥이를 낳는 시도도 하고, 젊었을 때 못해봐서 아쉬운 짓도 한번 저질러보라.”

 

13.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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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서는 거의 매주 출간되고 있기에, 사실 관련 전공자라 하더라도 다 따라가기 어려워보인다. 나로서도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가끔씩 따라가는 흉내를 내는 정도다. 최근에 나온 책들 가운데 그런 흉내를 유발하는 건 리쩌허우 담화록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글항아리, 2013)와 원톄쥔의 <백년의 급진>(돌베개, 2013)이다. 다행스러운 건 둘다 비교적 만만한 분량이라는 것.

 

 

중국 사상계의 거목이라는 리쩌허우(이택후)의 책은 국내에 적잖게 소개됐고 나도 대부분 갖고 있다. 절판된 <고별혁명>(북로드, 2003)만 뒤늦게 구한 탓에 서가에 꽂아두지 못했을 따름. 이번에 나온 담화록은 우리식으로 하면 인터뷰집인데, 자서전을 겸한다고 하니 리쩌허우 입문서라고 해도 좋겠다. 이런 책이다.

상하이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류쉬위안이 2010년 10월 베이징의 리쩌허우를 찾아가 세 차례에 걸쳐 그의 학문역정과 철학체계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좌담을 정리하여 펴낸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중국 철학”의 존재와 본질을 제시하고 그것이 서양의 철학적 사고방식과 갖는 근본적 차이점을 사유하게 한다. 또한 리쩌허우가 어떻게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창시절 어떤 식으로 공부했으며, 격동하는 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시대를 내면에 갈무리했고, 주변의 학자와 출판사들과의 관계는 어떠했으며, 극좌와 극우의 양면 공격 속에서 어떻게 중국을 떠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밝혀 ‘자서전적’ 아우라도 빛낸다. 

중국을 떠났다고 돼 있는데, 그는 1992년에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갔고, 기억엔 그래서 나온 책이 류짜이푸와의 대화록 <고별혁명>이다(<고별중국>이라고 읽어도 되겠다). 여러 모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더듬어보는 데 유익한 혜안을 제공해줄 걸로 기대가 되는 책이다.

 

 

 

'중국의 현대를 성찰하다'란 부제의 <백년의 급진>도 마찬가지다. "중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사상가 원톄쥔의 저작 최초 번역. 이 책은 총동원체제, 개혁개방 등 사회주의 중국이 지난 백년간 걸어온 과정을 반추해보고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현대화의 역사를 대할 것이며, 어떻게 적합한 발전의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를 성찰'한다"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 중국인민대학의 교수이며 "현재 중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으로서, 국제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문제에 조예가 깊으며, 북한의 경제 개혁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된다. 리쩌허우가 밖에서 바라본 중국을 보여준다면, 그 다음 세대인 원톄쥔의 중국 내부의 관점을 대변할 수도 있겠다(공인된 관점이 아니더라도).  
 

중국현대사에 관한 책으로는 올해 <왕단의 중국현대사>(동아시아, 2013)과 이매뉴얼 C. Y. 쉬의 <근현대 중국사>(까치, 2013)도 출간된 바 있으니 병독해도 좋겠다. 특히나 역사쪽은 같은 시기를 다룬 책을 나란히 읽는 게 '크로스체크'의 효과가 있으니까(보완과 교정의 효과다).

 

 

 

안 그래도 루쉰의 전기를 읽다가 다시금 관심이 발동해 국내에 소개된 관련서를 몇권 더 주문하면서 최근에 나온 책 두 권이 생각나 적어보았다...

 

13.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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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베이유)의 <뿌리내림>(이제이북스, 2013)이 출간됐다. 대표 저작 가운데 하나로 기억하는데, 예상치 못한 출간이라 더 반갑다. 소개에 따르면, "독일의 침략을 받아 사라진 프랑스, 나치의 괴뢰 정부인 비시 정권 아래 ‘프랑스’라는 뿌리를 뽑힌 프랑스인들에게 길을 제시하려 썼던 이 책은, 비단 당시의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뿌리를 잃고 방황하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길을 제시한다." '시몬 베유의 모든 책'을 읽을 준비가 돼 있지만, 사실 국내에 소개된 책들 상당수가 절판된 상태라 몇 권 되지 않는다. 제대로 나온 건 <중력과 은총>과 <노동일지> 정도. 그래서 관련서와 함께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절판된 전기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까치, 1978)도 다시 출간되면 좋겠다. 더 나은 전기가 나와 있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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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내림- 인간에 대한 의무 선언의 서곡
시몬 베유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13년 1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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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베유 노동일지- 자본주의 동력은 삶의 의미를 본질로 인식하는 것
시몬 베유 지음, 박진희 옮김 / 리즈앤북 / 2012년 5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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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력과 은총
시몬느 베이유 지음, 윤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08년 10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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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력과 은총 / 철학강의 / 신을 기다리며
시몬 베유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1년 8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1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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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한겨레의 '로쟈의 번역서 읽기'를 옮겨놓는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다뤘다. 알다시피 다수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데(내가 갖고 있는 것만 해도 6-7종이다), 작중에 나오는 'nice'의 번역을 중심으로 세 가지 번역본을 골랐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위대한 건, 혹은 대단한 건 개츠비, 아니 그의 본명인 개츠의 환상이라는 게 감상의 요지다. 이 환상은 곧 아메리칸 드림 자체이기도 하다.

 

 

 

한겨레(13. 11. 04) 위대한 건 개츠비의 ‘환상’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1925)를 읽고 나면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어째서 ‘위대한’ 개츠비인가. 주인공의 이름대로 ‘제이 개츠비’라고 하거나 ‘개츠비와 데이지’라고 했어도 무방했을 작품이다. 정작 피츠제럴드는 아내와 편집자가 고른 ‘위대한 개츠비’란 제목을 막판까지도 꺼렸다는데, 그래도 그가 마음에 두었다는 ‘황금모자를 쓴 개츠비’나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보다는 훨씬 더 그럴듯한 제목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대신할 뻔했던 제목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에서 웨스트에그는 개츠비의 저택이 있는 지명이고, 트리말키오는 로마시대의 소설 <사티리콘>에 등장하는 벼락부자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화려한 볼거리가 되지만, 소설의 전반부를 장식하는 건 벼락부자 개츠비의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사치스런 파티다. 5인조 편성이 아닌 완벽한 오케스트라가 동원될 정도다.

 

단지 부를 과시하거나 기분을 내보려는 파티가 아니다. 개츠비는 만(灣) 건너편 이스트에그에 사는 첫사랑 데이지가 파티 소문을 듣고 찾아와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데이지와의 재회는 옆집 이웃이자 소설의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 데이지와 친척뻘인 닉에게 부탁해 마련한 자리였다. 개츠비는 꿈에도 그리던 만남을 기뻐하면서도 동시에 당혹스러워한다. “5년에 가까운 세월! 그날 오후에도 데이지가 그의 꿈에 미치지 못한 순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데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환상 때문이었다. 그의 환상은 그녀를 넘어섰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열림원)

 

데이지밖에 모르는 남자가 개츠비이건만 그의 환상은 놀랍게도 데이지를 넘어선다! 여기에 개츠비의 비밀이 있는 건 아닐까. 닉에게 들려준 바에 따르면 개츠비의 부모는 실패한 농사꾼이었다. 그는 한번도 그들을 부모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열일곱 살에 ‘제임스 개츠’라는 원래 이름을 ‘제이 개츠비’로 개명한다. 말하자면 개츠비는 개츠의 ‘이상적 자아’다. 놀라운 것은 그가 자기 이상 혹은 환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비록 우연히 만난 벼락부자와 암흑가 거물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가 어릴 때부터 출세하기로 작정하고 철저하게 자기 계발에 애쓴 결과다. 개츠비판 아메리칸드림인 것이다.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그 아메리칸드림의 대미여야 했다. 그녀는 5년 전 그가 아직 출세하기 전에 처음 만난 ‘멋진’ 여자였다. ‘멋진’은 ‘나이스’(nice)의 번역인데, ‘우아한’(민음사)이나 ‘상류층’(문학동네)으로도 번역된다. 개츠비가 빈털터리라는 이유로 실연당한 걸 고려하면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다. 이제 자신 또한 상류층의 멋진 남자가 돼 돌아온 개츠비는 5년간의 공백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한다. 데이지에게는 톰 뷰캐넌과의 5년간의 결혼생활이다. 톰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해 달라는 개츠비의 요구에 데이지는 이렇게 말한다. “아아, 당신은 너무 많은 걸 바라는군요! 나는 지금 당신을 사랑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요?”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는 두 가지 환상에 도전한다. 처음엔 개츠비가 되는 것, 그리고 데이지의 완벽한 사랑을 얻는 것. 그 환상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고 또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진심이건 반어이건 위대한 건 개츠비가 아니라 그의 환상이라고 해야 할 듯싶다.

 

13. 1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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