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역사학자로 러시아혁명사의 권위자인 로버트 서비스의 <트로츠키>(교양인, 2014)가 번역돼 나왔다. 앞서 나온 <레닌>(시학사, 2001), <스탈린>(교양인, 2010/2007)과 같이 묶어서 러시아 혁명가 '평전 3부작'이다. 서비스의 책으론 마르크스에서 카스트로까지를 다룬 <코뮤니스트>(교양인, 2012)도 출간된 바 있다. 검색해보니 <러시아혁명사>와 <근대 러시아사> 등의 저작도 갖고 있다. 안 그래도 러시아혁명사 관련서를 최근에 몇권 구입하면서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전3권, 풀무질)에까지 관심이 가던 차였는데(미처 구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트로츠키> 평전을 보니 다시 욕심이 난다. 트로츠키 평전으론 아이작 도이처의 <트로츠키> 3부작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물론 자서전 <나의 생애>(범우사, 2001)도 빼놓을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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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
로버트 서비스 지음, 양현수 옮김 / 교양인 / 2014년 3월
47,000원 → 42,300원(10%할인) / 마일리지 2,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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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의 트로츠키 3부작
아이자크 도이처 지음, 김종철 옮김 / 필맥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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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의 트로츠키 3부작
아이자크 도이처 지음, 한지영 옮김 / 필맥 / 2007년 7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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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방된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의 트로츠키 3부작
아이자크 도이처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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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분야의 '이주의 발견'도 골라놓는다. 오랜만에 나온 예술사회학 분야의 책이다. 오스틴 해링턴의 <예술과 사회이론>(이학사, 2014). '사회학적 미학의 길잡이'가 부제. 예술사회학과 사회학적 미학은 거의 호환적인 의미를 갖는 듯싶다.

 

 

저자는 영국 리즈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사회이론과 예술사회학 분야가 주 전공인 듯싶다. <예술과 사회이론>(2004)에 연이어 낸 책이 <현대 사회이론 입문>(2005)이다. <예술과 사회이론>도 이 주제의 입문서라고 보면 되겠다(역자에 따르면 대학원 세미나의 교재로 쓰였다 한다). 어떤 책인가.

예술과 사회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포괄적으로 다룸으로써 그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주장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문서이다. 베버, 짐멜, 벤야민, 크라카우어, 프랑크푸르트학파에서부터 푸코, 부르디외, 하버마스, 보드리야르, 리오타르, 루만, 제임슨까지 예술의 사회적 위치, 미학의 사회적 의의 등을 중요하게 다룬 사상가들의 핵심 견해가 주로 검토된다. 이 책은 예술의 의미를 변화하는 문화제도 및 사회경제구조와 연관해 탐색할 뿐만 아니라, 미적인 가치와 문화정치학, 취미와 사회계급, 돈과 후원,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신화와 대중문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 등 수많은 문제를 알기 쉽게 해명한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빅토리아 일렉산더의 <예술사회학>(살림, 2010)을 포함해서 '예술사회학'이란 제목의 책은 몇 권 나온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아르놀트(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창비)와 함께 자네트 월프의 책들이 떠오르는데, 마침 <예술과 사회이론>에도 월프에 관한 김문환 교수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예술의 사회적 의미와 역할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려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에게나 최적의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옮긴이의 주와 인명 및 용어 해설은 일반 독자의 접근을 좀 더 손쉽게 해줄 것이다. 또한 일찍이 ‘사회미학’이라는 용법을 제안한 바 있는 김문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발문 「사회학적 미학이란 무엇인가」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며, 부록으로 덧붙인 「미학과 예술사회학―자네트 월프의 경우」도 이 방면의 주요 저자인 자네트 월프의 우리말 번역서 세 권이 모두 절판된 상황에서 유용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절판된 '세 권'은 <철학과 예술사회학>(문학과지성사, 1987), <예술의 사회적 생산>(한마당, 1988), <미학과 예술사회학>(예술과실천, 1994) 등을 말한다. 나도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모두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인상 깊게 읽은 기억은 없지만). 오스틴 해링턴의 책은 자네트 월프의 업그레이드 버전쯤 될까? 혹은 영국 예술사회학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14.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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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책이 몇 권 밀려 있는데, 그중 경제서는 니컬러스 웝숏의 <케인스 하이에크>(부키, 2014)다.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이 부제. 경제학 라이벌을 다룬 책이 몇 종 되는데(<케인스 vs 슘페터> 같은), 케이스와 하이에크는 박종현의 <케인즈 & 하이에크>(김영사, 2008)에서 한번 다뤄졌지만, 이번엔 스케일이 좀 다르다. 소개는 이렇다.

 

 

출간 직후 화제를 뿌리며 미국 아마존 경제 부문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오른 책. 이 책은 오늘날까지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경제학계 숙명의 라이벌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100년에 가까운 대격돌을 담았다. 논쟁의 세부적인 정황들과 전개 과정, 개인사와 같은 구체적인 부분부터, 둘의 대결이 경제 사조를 형성하고 시대의 사상과 정치관으로 확산되는 큰 흐름까지, '케인스 vs 하이에크의 미시사와 거시사'를 한데 아우른 책이다.

20세기 경제사에 대한 부교재로도 읽을 수 있겠다.

 

 

 

참고로 케인스 관련서로는 주저인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이 발췌본 포함 몇 종의 번역본으로 나와 있고,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평전 <존 메이너드 케인스>(후마니타스, 2009)가 방대하지만 기본서. 피터 클라크의 <케인스를 위한 변명>(랜덤하우스코리아, 2010), 하이먼 민스키의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후마니타스, 2014)가 적절한 규모의 입문서이다.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원조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하이에크에 대해선 한동안 활발하게 책이 출간되다가 좀 뜸해진 편인데, 개괄적인 소개로는 애덤 테블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아산정책연구원, 2013)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이다. 민경국의 <하이에크, 자유의 길>(한울, 2007)은 하이에크 사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담은 책이고, 하이에크의 책 가운데서는 여러 차례 번역된 <노예의 길>(나남, 2006)이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많이 읽히는 듯싶다.

 

여하튼 이 모든 책들을 <케인스 하이에크>가 한권으로 정리해준다니 꽤나 실속 있다...

 

14.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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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한겨레의 '로쟈의 번역서 읽기'를 옮겨놓는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데뷔작 <가난한 사람들>과 두번째 작품 <분신>을 같이 묶어서 다뤘다. 강의차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서 '초기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외투>와 <광인일기>, <코> 등의 고골에서 도스토예프스키로의 이행 과정이 주된 관심 주제다). 본격적인 도스토예프스키론도 시간을 두고 준비할 계획이다.

 

 

 

한겨레(14. 03. 24) 파멸을 미루려는 하급관리의 분투

 

가난한 하급관리를 주인공으로 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초기 소설들을 다시 읽었다. 1846년에 연달아 발표한 데뷔작 <가난한 사람들>과 <분신>이다. 서간체 소설인 <가난한 사람들>에서는 중년의 하급관리 마카르 제부쉬킨이 등장한다. 그는 먼 친척뻘 되는 소녀 바렌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어려운 형편에도 차를 마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바렌카, 차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마시는 셈이지요. 체면치레로 품위 유지를 위해서요.”

 

차를 거르게 되면 짓궂은 타인들은 곧장 ‘나’의 가난을 조롱하거나 측은하게 여길 것이다. 그것은 그들과 대등하지 않다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에 예민하다. 그래서 까다롭다. 주변을 항상 잔뜩 주눅이 든 눈으로 살피면서 주위의 말에 신경을 쓴다. 양말에 구멍이 나 비어져 나온 발가락이나 다 해진 팔꿈치가 제부쉬킨에겐 마치 처녀성을 드러낸 것처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걸레보다도 못한 존재’였던 제부쉬킨이지만 바렌카와 편지를 교환하면서부터 차츰 자존심과 주체성을 회복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그는 독서의 주체가 되고, 자신을 주어로 한 편지를 씀으로써 또 글쓰기의 주체가 된다.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바렌카에게 “저 또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도 있고 생각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제부쉬킨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렌카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 많은 지주 비코프와 결혼하기 때문이다. 졸지에 사랑의 대상을 잃어버리게 된 제부쉬킨이 작별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편지의 수신자를 잃는 것이다. 단지 문장이 좋아지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그에게 편지 쓰기란 자신의 주체성을 입증하고 보존하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쓰지 못하게 되면 그는 그 자신을 다시금 잃어버리게 되리라.

 

<분신>의 주인공 골랴드킨 역시 하급관리다. 관료제 사회에서 그의 지위는 9등관이라는 관등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지위와 무관하게 더 나은 존재로 대우받고자 한다. 그는 주치의에게 “저는 제게 아주 특별하며, 제가 생각하는 저는 그 누구에게도 종속되어 있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는 남들과 대등한 독자적인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문제는 아무도 그의 독자성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골랴드킨은 과거 자신의 은인이었던 5등관 관리의 고명딸 생일잔치에 초대도 받지 않고 찾아갔다가 봉변만 당하고 쫓겨난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나락으로 떨어진 그는 죽임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사회적 체면이 끝장났기 때문이다. 대개 이런 경우 그 충격으로 자살하거나 정신을 잃고 미치광이가 되기 십상이지만, 골랴드킨은 자신과 완벽하게 똑같은 또 다른 골랴드킨, 곧 그의 분신과 조우한다. 골랴드킨의 분신은 처음에는 골랴드킨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곧 표변하여 골랴드킨을 파멸로 몰아넣는 데 일조한다. 결국 이야기는 골랴드킨이 정신병원에 붙들려가는 걸로 마무리된다.

 

얼핏 관료주의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파멸한 하급관리의 불행을 다룬 이야기로 읽히지만, 한편으로 <분신>은 파멸적 상황에서 그 결말을 최대한 유예하고자 애쓴 고투의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자기 분열은 때로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유력한 방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4. 03. 23.

 

 

P.S. 국내 소개된 책 가운데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가장 고급한 안내서는 미하일 바흐친의 <도스토예프스키 시학의 제문제>(중앙대출판부)다. <도스토예프스키 시학>, <도스토예프스키 창작론> 등의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모두 절판됐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러시아어 원제대로 제목과 표지갈이를 해서 다시 나왔다. 더불어 콘스탄틴 모출스키의 평전 <도스토예프스키>(책세상, 2000)가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아쉽게도 절판됐다. 참고로, 영어와 러시아어를 통틀어서 가장 압도적인 평전은 미국의 러시아문학자 조셉 프랭크의 <도스토예프스키>다(5권짜리이며 한권으로 나온 다이제스트판이 959쪽 분량이다. 모출스키의 책이 영어본으로 712쪽 분량). 우리말로도 번역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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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피터 트라튼버그의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책세상, 2014)를 고른다. 생소한 저자인데 별칭이 무려 '미국의 도스토옙스키'(워싱턴 포스트)다. 어떤 책을 쓴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가 가장 좋은 반응을 얻는 논픽션이고 <재앙의 책>이 또다른 대표작이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의 부제는 '사람과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것'. 소개에 따르면,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한국에 소개되는 트라튼버그의 첫 작품으로, 그의 책들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철학적 시선으로 응시한다는 점에서 알랭 드 보통의 소설과 비교될 수도 있지만, 작가가 사랑하는 대상들과의 관계에서 직접 경험한 감정의 섬세한 디테일과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좀 더 생생하고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워스텅포스트'의 평은 "미국의 도스토옙스키가 펼치는 인간과 동물, 그 관계의 미스터리… 매혹적이고, 흥미로우며, 달콤 쌉싸름하다"는 것이다. 고양이 애호인들의 사이트인 듯한데, '캣 위즈덤 101'에서 선정한 그해 최고의 고양이 책으로 '황금 가르랑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독자라면 빼놓을 수 없겠다. '고양이 책'을 더 검색해보니 최근에 나온 건 제인 딜런의 <고양이 제시, 너를 안았을 때>(북노마드, 2014)가 눈에 띈다. 아마도 '고양이 책'의 지존일 듯싶은 건 <듀이: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갤리온, 2009)이고, '고양이 소설'의 고전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현암사, 2013). 

 

따로 동물을 키우지 않기에 '애묘인'의 심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는 있겠다. "플라톤과 아우구스티누스, 프루스트와 제임스 설터를 길잡이 삼아 사랑의 불가해성을 탐구하는 지적인 내면 여행"이라면 기꺼이 동행할 만하다...

 

14.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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