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실종자>를 찾느라 방안의 책을 300권 가량 베란다로 옮겨놓으며 한 시간 동안 일을 벌였지만 결국은 또 찾지 못했다. 자주 벌어지는 책과의 숨바꼭질이지만, 책을 찾는 건 반타작에 그친다. 한 시간 더 투자하면 찾을 확률은 좀더 오를지 모르겠는데, 혹시나 그래도 못 찾을까봐 겁이나 일단은 철수하면서 그런 수색작업 중에 발견한 책 두 권에 대해 적는다. 이굴기의 <꽃산행 꽃시>(궁리, 2014)와 신준환의 <다시, 나무를 보다>(알에이치코리아, 2014)다. 둘다 식물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저자가 적접 찍은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

 

 

'이굴기'란 저자명은 생소한데, 약력을 보니 이갑수 시인의 필명이다. 시인이면서 출판인으로 바로 책을 낸 궁리출판사의 대표다. 오랜 전이고 이미 절판됐지만 <신은 망했다>(민음사, 1991)란 시집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난다('오늘의 작가상' 수상시집이었다). 이후에 <현대적>(민음사, 1994)이란 시집도 냈지만(이 역시 절판됐다) 상당 기간 저자로는 활동이 없다가 <인왕산 일기>(궁리, 2010)와 <신인왕제색도>(궁리, 2010)를 나란히 펴낸면서 시인이 아닌 산문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고, 산문집 <오십의 발견>(민음사, 2013)을 거쳐서 <꽃산행>에 이르렀다. 책은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인데, 지금은 따로 경향신문에도 '꽃산 꽃글'을 연재하고 있다고. 저자가 서문에 적은 바는 이렇다.  

지난 3년간 제법 많은 산을 돌아다녔다. 그동안 꽃산행을 하면서 꽃도 꽃이지만, 꽃이 자연에서 처한 자리에서 엮어내는 풍경에도 주목을 해왔다. 아니 꽃만이 아니었다. 그것이 없다면 도무지 자연이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을 벌레나 곤충은 물론 지형과 바위 등의 무정물에서도 특별한 감흥을 느꼈다. 고마운 것은 이 특별한 상황에 걸맞게 내가 읽었던 시 한 편이 맞춤하게 찾아와 준다는 점이었다. 이런 사정을 맞닥뜨리기 훨씬 이전에 그러한 시심(詩心)을 일구어낸 시인들께 탄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목에 '꽃시'도 들어간 것. 저자는 "식물에 관한 한 아직 초보자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했으니 아주 무연한 건 아니겠다. 겨울이라 지금은 식물원에나 가야 꽃을 볼 수 있겠지만, 봄이 오기 전에 저자와 함께 사계절 '꽃산행'을 따라가보는 것도 그럴 듯하겠다. 

 

 

<다시, 나무를 보다>는 <자연이 향기 속으로>(동아일보사, 2007), <숲이 희망이다>(책씨, 2009) 등의 공저를 펴낸 저자의 단독 저서다. 부제는 '전 국립수목원장 신준환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30여 년간 나무 연구자로 살아온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인류의 오랜 지혜자 나무의 철학을 전하는 책"이다(구성도 '나무의 인생학', '나무의 사회학', '나무의 생명학' 세 부로 짜여졌다). 국립수목원장을 역임했다면, '나무의 지헤'를 전달해줄 중개자로 최적격이지 않을까. 고은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 책은 깨달음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뒤늦게 나마 철이 들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치 나무 이야기가 나무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주와 인생 그리고 자연의 철리에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과연 나무의 세계가 진리의 세계였다. 하나 더 지적할 바는, 이 책의 저자는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 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

꽃은 보기 힘들어도 겨울 나무들이 사방에 굳건하다. 책을 읽고 나면, 저 겨울나무들이 무심히 건네는 말들이 우리에게도 들려올지 모르겠다...

 

15. 0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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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첫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직장인들이야 상관이 없지만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겐 독서하기에 좋은 달이다. 혹은 좋은 달이어야 한다. 실상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합본판으로 다시 나온(그래서 값도 더 내려갔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까치, 2014)을 포함해 세 권을 골랐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표지에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란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문구를 덧붙이려고 표지갈이를 한 건가 싶기도 하다(물론 세 권짜리보다 더 낫긴 하다). 한 인터뷰에선가 지젝은 이 책을 어린시절에 가장 인상적으로 읽을 책이라고 꼽기도 했다(다시 찾아보니 인터뷰가 아니라 칼럼에서였다. 가디언지에 실린 '내 인생을 바꾼 책'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3/aug/12/agota-kristof-the-notebook-slavoj-zizek 참조). 생각해보니 지젝의 책들에도 실린 내용이다.

 

그리고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2015). 1965년작으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셰익스피어 전공의 문학교수의 삶을 산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그린다. 한국소설로는 젊은 작가 박솔뫼의 신작 장편 <도시의 시간>(민음사, 2014). "박솔뫼 소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사를 압도하는 개성적 문체와 그런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솔뫼 문체의 매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예민한 의식은 여전한 가운데, 친구 관계에 있는 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선을 따라 진행되는 서술의 힘, 그 사이사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돋보인다"는 소개다.

 

 

예술 쪽은 영화 관련서로 세 권을 골랐다. 허문영 평론가의 <보이지 않는 영화>(강, 2014), 그리고 이혜정, 한기일의 <명화남녀>(생각정원, 2014),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펴낸 <데뷔의 순간>(푸른숲, 2014) 등이다. <데뷔의 순간>은 "이준익,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최동훈, 변영주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7명의 영화감독이 들려주는 데뷔의 순간들"이다. 한국영화 팬들에겐 흥미로운 읽을 거리. <명화남녀>는 들어보진 못했지만 팟캐스트 '명화남녀'의 시즌1 방송을 재구성해 엮은 책이라고 한다('팟캐스트 책'은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될 듯하다. '팟북'이라고 불러야 할까?). "영화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미술의 세계, 그림이 향기롭게 더해주는 영화의 깊이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2. 인문학

 

인문학 책으론 역사분야의 묵직한 책들로 골랐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농업이 주업인 사회에서는 토지(농토) 소유 문제가 사회구성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민중)이 바라는 건 '경자유전(耕者有田)'인데, 농경사회의 모든 개혁과 혁명의 목표는 이 원칙의 실현으로 모아진다. 유용태 교수가 엮은 학술논문모음집인 <동아시아의 농지개혁과 토지혁명>(서울대출판문화원, 2014)는 이런 전제하에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례를 비교했다. "경자유전의 실행 방안에는 자본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한국, 일본, 대만)로 지주의 농경지를 유상매수한 방식과 사회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북한, 중국, 북베트남)로 지주의 모든 토지를 무상몰수한 방식이 있다." 각기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황보영조 교수의 <토지, 정치, 전쟁>(삼천리, 2014)는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을 다룬 책이다.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한 연구서이다. 사회경제는 기본적으로 정치 구조의 토대가 되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 에스파냐에서는 특히 정치 활동을 통해 진보와 후퇴를 거듭했다. 토지개혁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헌법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정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기도 했다. 공화국의 가장 큰 역사적 사명은 토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토지개혁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끝내 프랑코 쿠데타와 내전으로 치닫게 되는 발단이 되었다." 동서양의 사례를 통해서 토지 문제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겠다. 덧붙여 조너선 펜비의 <장제스 평전>(민음사, 2014)도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긴히 도움이 될 만한 책.

 

 

철학 분야도 좀 하드한 책들로 골랐다. 현상학을 주제로 한 책들인데, 일본 학자 닛타 요시히로의 <현상학이란 무엇인가>(도서출판b, 2014)는 후설 후기 사상을 주로 다루고 있는 현상학 입문서이다. 일본에서는 기본서에 속한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국내 학자들이 쓴 <프랑스 철학의 위대한 시절>(반비, 2014)은 "현상학의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 프랑스 현대철학의 흐름을 깊고 넓게 다룬다. 책을 쓴 열한 명의 현상학 전문가들은 후설 현상학이 탄생한 1900년부터 한 세기에 걸쳐 프랑스 현상학자 열 명의 사상을 살펴본다." 단독 연구서로는 김태희의 <시간에 대한 현상학적 성찰>(필로소픽, 2014)도 관심도서 목록에 올려놓을 수 있겠다. 원로 철학자 소광희 교수의 <시간의 철학적 성찰>(문예출판사, 2001)과 비교해볼 수도 있겠고.

 

 

3. 사회과학

 

사회비평 분야의 책으로 박노자의 <비굴의 시대>(한겨레출판, 2014)와 이병민의 <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우리학교, 2014)를 고른다. <비굴의 시대>는 언급한 바 있고, <당신의 영어>는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파헤친 책. 한국사회에서 영어 스트레스는 개인적 스트레스일 뿐더러 사회적 증상이기도 한데, 그 해법은 무엇일지 저자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인간 없는 세상>(랜덤하우스, 2007)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신작 <인구 쇼크>(알에이치코리아, 2015)는 개인적인 기대작. 인구문제를 다룬 책들을 여럿 읽어왔기에 이 '완결판' 같은 책에 구미가 당긴다. "4.5일마다 100만 명씩이라는, 무서운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인류는 과연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인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앨런 와이즈먼은 이러한 의문을 품고 2년 넘게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인구 문제 현장을 직접 탐사해 이 책을 썼다"고 하니까 더더욱.

 

 

4. 자연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책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인터스텔라'가 키워드. 영화에 자문역을 맡았던 물리학자 킵 손의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이 번역돼 나왔고, 그보다 앞서 <이종관 교수의 인터스텔라>(동아시아, 2014)도 선보였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만큼 화제를 모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청소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읽어주면 좋겠다. 항성간 여행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있을 테니까.

 

 

 

5. 책과 전자책

 

책읽기/글쓰기 파트에서도 신간 가운데 세 권을 골랐다. 윤성근의 <책이 좀 많습니다>(이매진, 2014)는 "내 옆에 있고 우리 동네 사는 평범한 애서가 23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알라디너라면 자기 얘기이거나 바로 주변 사람들 얘기이지 않을까. '21세기 출판 키워드 연구'란 부제의 <책은 책이 아니다>(꿈꿀권리, 2014)는 출판학 교재다. "출판이라는 화두의 숲과 나무를 한꺼번에 조명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구성한 21세기형 출판학 기본서이다. 출판의 과거, 현재, 미래와 인쇄출판과 전자출판까지 총망라했다." 출판에 관심이 있거나 편집자를 지망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 책동네 주민이다 보니 나도 거기에 속한다. 세계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다룬 류영호의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14)도 업계 종사자들에겐 필독서가 되겠다.

 

15. 01.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폴란드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쿠오 바디스>(민음사, 2005)를 고른다. 영화로도 유명하고 번역본도 여러 종 나와 있지만 폴란드 원전 번역판으로 다시 읽어볼 만하다).

 

네로 시대 말기인 AD 63~68년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는 역사적 플롯과 낭만적 플롯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몰락해 가는 구시대 로마의 세계관과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종교 사상인 기독교 사이의 팽팽한 갈등과 대립, 그리고 그 변화의 양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치와 향락으로 점철된 구(舊) 로마 문명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이에 맞서 사랑과 자비, 고요한 신앙을 통해 새 세상을 꿈꾸며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려고 애쓰는 인물들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기독교가 고대 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가치관으로 정립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숱한 박해와 수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류의 보편적 종교로 자리 잡는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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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워의 <비트겐슈타인 가문>(필로소픽, 2014)이 출간됐다. 알라딘의 북펀드 도서로 떴을 때 관심을 가졌던 책이다(펀딩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필로소픽에서는 비트겐슈타인 관련서를 꾸준히 출간해왔는데, 리스트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간에 펴낸 것만도 다섯 권이 넘어가기에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평전>(원제는 <천재의 의무>)부터 <비트겐슈타인 가문>까지다. '이주의 책'은 따로 리스트를 만들지 않고 이걸로 대신한다.

 

비트겐슈타인 가문은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부유하고, 예술적이며, 천재적인 재능을 갖춘 가문 가운데 하나였다. 오스트리아의 철강 재벌인 카를 비트겐슈타인은 상당히 권위적이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덟 명의 자녀 모두가 신경증적 긴장과 내면의 적대감을 안고 살았다. 아들 가운데 세 명은 자살을 했고, 넷째 아들 파울은 세계적인 한 손 피아니스트가 되었으며, 막내아들 루트비히는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페라 평론가이자 저널니스트인 저자 알렉산더 워는 유럽과 러시아, 미국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현대사에서 가장 잔인했던 두 차례의 전쟁과 비트겐슈타인 가족 간의 전쟁을 병치시켜 구성해나간다. 모든 것이 예술이 되던 세기말 빈의 풍경에서 시작해 양차대전으로 황폐해져가는 유럽사의 단면과 함께,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 가문
알렉산더 워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비트겐슈타인 평전- 천재의 의무
레이 몽크 지음, 남기창 옮김 / 필로소픽 / 2012년 12월
36,000원 → 32,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00원(5% 적립)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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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나날과 <논리철학논고>의 탄생
앨런 재닉, 스티븐 툴민 지음, 석기용 옮김 / 필로소픽 / 2013년 5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구판절판
비트겐슈타인, 침묵의 시절- 1919~1929
윌리엄 바틀리 3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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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나온 대작 가운데 하나는 로렌스 프리드먼의 <전략의 역사>(비즈니스북스, 2014)다. 원서야 한권짜리지만 분량이 방대해 두 권으로 분권돼 나왔는데, 하드카바라 가격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전략'이라는 개념으로 인류 문명사를 조명하는 놀라운 책"(문휘창 서울대 교수)라는 평 그대로다. 책은 이제 읽어봐야 하지만, 목차만 봐도 스케일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영국의 군사학 혹은 국제전략 연구의 권위자. 어떤 책인가.

 

전략 역사학자 로렌스 프리드먼 교수의 책. 이 책은 ‘전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되어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광범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전략이 어떻게 변모했고, 어떻게 해서 우리 삶 곳곳에 파고들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그는 침팬지 사회에 등장한 전략부터 고대 그리스 신화, 제1, 2차 세계대전, 냉전 시대와 현대의 선거 그리고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모든 형식의 전략을 총망라했다. 전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1권에서는 인류 기원부터 고대 그리스, 나폴레옹 시대,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까지 전략이 어떤 식으로 변모했는지를 살피고, 2권에서는 사회주의 태동 이후에 발전한 혁명 시대의 전략과 과학기술 그리고 경영학, 경제학의 발달이 전략의 행보를 어떻게 움직이게 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여하튼 어지간해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책이어서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저자의 전공분야 때문에 군사적인 전략 위주일 거라고 예단하기 쉬운데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나의 전공이나 전략이라는 주제만 놓고 보자면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전쟁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혁명 전략, 선거 전략, 기업 전략 등을 충분히 다루려고 했으며 또한 이들이 각각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쳐왔는지 살피려고 했다.

그럼 전략에 대한 이해는 왜 필요한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그에 대한 답변도 추출해낼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친구든 적이든 간에 다른 사람(다른 조직, 다른 기업, 다른 국가)의 전략적 사고를 연구하면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사람의 행동력은 얼마나 되는지, 그 사람은 힘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 그리고 그 힘을 가장 효과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다.

문명사에 관심이 있거나 여러 가지의 의미에서 전략적 사고에 흥미를 가진 독자들에겐 안성맞춤인 책이겠다.

 

 

<전략의 역사>가 경제경영과 역사 쪽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책이라면 배리 파커의 <전쟁의 물리학>(북로드, 2014)은 전쟁사와 물리학을 관통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물리학자로 물리학과 천문학 분야의 대중교양서를 많이 집필했고 국내에도 여러 권 소개돼 있다. 그래도 가장 흥미를 끄는 타이틀은 <전쟁의 물리학>인데, '화살에서 핵폭탄까지, 무기와 과학의 역사'가 부제.

화살에서 핵폭탄까지, 무기와 과학의 역사. 물리학의 원리를 통해 경이로운 무기를 만들어낸 과학자와 물리학의 역사, 그리고 이런 무기들이 대활약했던 전쟁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통섭의 책이다. 어려운 과학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쓴 대중 과학서로 유명한 작가이자 아이다호 주립대학 명예교수인 저자 배리 파커는 경이로운 무기들의 밑바탕이 된 과학적 원리를 면밀히 분석하는 동시에, 그 뒤에 숨겨진 스릴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전략과 전술, 그리고 혁신적인 무기들이 활약한 전쟁과 전투의 소름끼치는 결과들을 역사의 파노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물리를 좋아하지 않는 청소년들이라도 이런 소재의 책이라면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 <사이언스 101 물리학>(븍스힐, 2010) 같은 교과서로 넘어갈 수 있을 터이다. 이제 보니 기초과학 교재로 'Science 101'(스미소니언 교양과학 백과)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데, 별로 많이 읽히는 책은 아니군(대학 구내서점에서는 좀 팔리는 걸까?). 아무려나 <전쟁의 물리학>은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로도 그럴 듯해 보이는 책이다...

 

15. 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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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b에서 나오는 '다자이 오사무 전집'이 완간되었기에 검색해보다가 <다자이 오사무 자서전>(현인, 2013)이란 책을 발견했다. 자서전? 들어본 바가 없어서 확인해보니 '자전적 소설로 엮은' 책이다. 편자는 다나카 히데마쓰(1913-1949). 다자이 오사무(1909-1948)과 비교하면 4년 아래인 후배인데, 다자이 오사무에게 사사했다고 하므로 제자이기도 하다. 국내엔 <취한 배>(소화, 1999)가 번역돼 있고,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문학사상사, 2010)에 단편 '여우'가 수록돼 있다. 약력은 이렇다.

 

소설가. 도쿄 출생. 1932년 와세다 대학 정경학부 재학 중 보트 일본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1935년부터 동인잡지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다자이 오사무에게 사사했다. 1948년 다자이의 자살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 무렵부터 수면제, 여자, 술에 빠져 퇴폐적 생활을 보냈으며 <여우>등과 같은 무뢰파적 작품을 발표하게 되었다. 1949년 11월, 다자이 오사무의 무덤 앞에서 자살했다. 향년 36세. 대표작으로는 <올림포스의 과실><지하실에서><여우><안녕> 등이 있다.

소설로 엮은 <다자이 오사무 자서전>이란 건, 짐작에 다자이 사후에, 그리고 그 자신이 자살하기 전 1년 동안 엮은 게 아닌가 싶다. 그가 고른 건 <추억><광대와 만년><풍경 속에서><정의와 미소><연애와 혁명> 등 다섯 편의 자전적 소설이다. 전집도 번역된 만큼 전집판으로도 다 찾아읽을 수 있을 듯하다.

 

 

지난 연말에 나온 전집의 마지막 세 권은 <사양><인간 실격><생각하는 갈대>다. 대표작들이라 뒤로 미뤄졌던 듯한데, 이제 제대로 된 규모가 갖춰진 듯하다. 수년 전에 <사양>과 <인간 실격>은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전집판도 다시 나온 만큼 다른 일본작가들과 같이 다시 읽어보고픈 욕심이 생긴다.

 

 

한번 다룬 적이 있는 듯한데, 다자이 오사무는 열림원에서도 선집을 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가을에 첫 세 권이 나왔고 일곱 권이 더 남았다. 똑같이 10권 분량이지만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곧 선집인 이유는 분량 때문이다. 도서출판b의 전집판과 비교하면 분량이 1/3 정도이지 싶다. 그래도 주요 작품은 망라하고 있기에 대표작 위주로 읽어보려는 독자라면 더 구미에 맞을 수 있겠다. 나로선 두 시리즈를 모두 갖고 있는 터라, 당장은 <사양> 같은 작품을 비교해서 읽어보고 싶다(<인간 실격>이 강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양>을 더 좋아한다).

 

    

<사양>과 <인간 실격>은 한권으로 읽고 싶은 독자라면 문예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을유문화사판으로 읽어볼 수 있다. <사양>만 별도 나온 판으로는 <사양>(소화, 2002)도 있다. 강의에서는 문예출판사판으로 읽었는지, 웅진지식하우스판으로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판본은 다 갖고 있기에) 아마 전자였을 듯싶다. 여하튼 두 종의 전집/선집이 나오기 이전에 읽은 터라 충분히 다시 읽어볼 만하다...

 

15. 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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