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결막염 증세가 있어서 잠도 더 자고 했지만 불편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좀 나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가려운 증세가 반복. 피곤해서 면역이 떨어질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어서 익숙하지만(일년에 두어 번씩은 안과에 가는 듯하다) 할일이 많을 때는 은근히 스트레스다. 눈 상태가 괜찮아야 책을 읽을 수가 있는데, 상태가 좋아지려면 눈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딜레마. 그래도 다른 눈을 빌려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간수를 잘하는 도리밖에 없다. 사는 날까지는 책을 읽어야 할 테니까. 당장 '이주의 책'들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표제로 삼은 책은 마거릿 맥밀런의 <개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산처럼, 2016)다. 제목이 질문이라면 나의 대답은 "망칠 수는 있지"다(이 페이퍼의 제목도 '개인은 역사를 망칠 수 있는가'로 적을 뻔했다). 저자는 옥스퍼드대학의 저명한 세계사 교수이고,  먼저 소개된 <역사 사용설명서>(공존, 2009)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벌써 절판된 상태다). 이번 책의 부제는 '대담한 사람, 오만한 사람, 나서는 사람'. "개인적 특성 중에서도 리더십, 오만, 모험심, 호기심, 관찰 등이 어떻게 역사를 변화시켜왔는지 살펴본 책이다." 인물론이나 역사 에세이로 읽을 수 있겠다.  

 

 

두번째 책은 '역사학의 눈으로 본 원시 그리스도교의 역사'란 부제를 가진, 정기문 교수의 <그리스도교의 탄생>(길, 2016)이다. 서양 고대와 중세에 관한 다수의 책을 번역한 저자가 "20여 년 넘게 자신의 전공과는 별개로 독학으로 연구해온 것으로써, 그리스도교의 탄생 과정에 집중해 서술한 역사서"이다. 저자의 전공이 로마사이므로 그렇게 무관한 분야는 아닌 듯하지만, 그리스도교 탄생이란 주제는 워낙에 전문가들이 많아서 '문외한'으로 간주되는 모양이다.  

 

세번째 책은 유진 로건의 <아랍>(까치, 2016).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가 부제다. "아랍 지역이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 1516년부터 2011년의 아랍 혁명까지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중동 근대사를 강의한다고. 중동의 근현대사를 다룬 묵직한 책으로 신뢰할 만하다.

 

 

중국사로 넘어오면 임사영의 <황제들의 당제국사>(푸른역사, 2016)도 놓칠 수 없는 책. "황제들을 통해 당 왕조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당나라 내지 당제국의 역사에 대해 나 같은 초심자도 입문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당의 고조가 이연(李淵)이어서 당제국은 이당(李唐)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이씨 성이 한국의 이씨 성과 어떤 관계인지 문득 궁금하다(우리는 중국과 별개로 자체의 이씨 성을 갖고 있었던 건가?).

 

끝으로 김태식의 <직설 무령왕릉>(메디치, 2016). 17년간 문화재와 학술 전문기자로 활동했던 저자가 백제 무령왕릉 발굴과 관련하여 고고학과 권력의 유착관계는 물론 왕릉에 대한 최신의 연구 성과까지 짚었다. '무령왕릉의 모든 것'이라고 해야 할까. "일제 강점기 가루베 지온의 공주 일대 발굴과 이를 토대로 한 어처구니없는 명문(銘文) 오독을 필두로 중국이 돌궐을 비롯한 이웃 나라에 기술자를 파견했던 사례, 자신의 연구를 포함한 최근 주목받는 연구 성과까지 하나하나 짚어 나간다." 역사 다큐로 제작되어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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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 대담한 사람, 오만한 사람, 나서는 사람
마거릿 맥밀런 지음, 이재황 옮김 / 산처럼 / 2016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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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의 탄생- 역사학의 눈으로 본 원시 그리스도교의 역사
정기문 지음 / 길(도서출판) / 2016년 4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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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유진 로건 지음, 이은정 옮김 / 까치 / 2016년 5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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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황제들의 당제국사
임사영 지음, 류준형 옮김 / 푸른역사 / 2016년 4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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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에서 다루지 못한 저자가 여럿 되는데(일부는 다음주로 미뤘다), <자본주의 길들이기>(창비, 2016)를 펴낸 서양사학자 장문석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번에 나온 책의 부제가 '자본과 자본 아닌 것의 역사'다.

 

 

내게는 민족주의와 이탈리아 파시즘 연구자로 입력돼 있는데, <민족주의 길들이기>(지식의풍경, 2007)와 <피아트와 파시즘>(지식의풍경, 2009)을 대표작으로 기억하고 있어서다(후자가 박사학위논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나온 <자본주의 길들이기>도 제목은 <민족주의 길들이기>에서 가져온 것. 소개에 따르면 이탈리아 자본주의를 다룬다.  

"20세기 초 이딸리아 근현대사의 장면들을 통해 자본주의 본연의 공정함과 도덕성을 복원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도발적 문제제기를 담은, 흥미로운 역사서다. 저자 장문석은 자본주의가 17세기 유럽에서 태동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족.국가.종교 등 '자본 아닌 것'을 보호하며 자신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갖춰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산업화 유럽의 후발주자였던 이딸리아의 기업가들은 선발국의 산업발전을 따라잡고 싶어하면서도 기존의 사회적 갈등과 계급투쟁을 회피하거나 우회하고자 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따라잡기'와 '길들이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이딸리아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아닌 요소들이 동원되고 활용된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경제는 경제가 아닌 것과 공존하고,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닌 것과 공존하며 서로 복잡하게 얽혀 발전해왔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분량도 두껍지 않아서 부담 없이, 흥미롭게 읽어봄직하다. 확인해보니 <피아트와 파시즘>은 구매기록이 없는데, 아마도 너무 비싸서 구입하지 못했던 듯하다(지금도 싸지 않은 가격이다).

 

 

저자의 다른 책으로는 그의 관심사를 반영하듯, <민족주의>(책세상, 2010)와 <파시즘>(책세상, 2010) 등의 개념사 시리즈 책과 <근대정신은 어떻게 탄생했을까?>(민음인, 2011) 같은 교양서가 있다.

 

 

번역서도 여럿 출간했는데, 공역으로 펴낸 <만들어진 전통>(휴머니스트, 2004) 외에도 <스페인 은의 세계사>(미지북스, 2015), <래디컬 스페이스>(삼천리, 2013), <제국의 지배>(까치, 2012) 등이 있다.

 

 

되짚어 보면 <만들어진 전통>(공역)과 <영웅 만들기>(공저)부터 10여년 간 연구자로서 모범적인 궤적을 보여주는 듯싶다. <자본주의 길들이기>가 미더운 이유다. 한 가지,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국부의 조건>(서울대출판문화원, 2012)이란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감속하는 사회에서 가속하는 사회로'란 부제와 목차 외에는 관련 정보가 뜨지 않아서다. '농업사회''상업사회''산업사회'라는 세 가지 유형을 비교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너무 비싼 책값 때문에 구입은 망설이게 된다. 마침 동네 도서관에 소장돼 있어 다행인데, 이번 주말에 방문해봐야겠다...

 

16.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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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를 핑계로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고(막국수가 다른 선택지였다) 오늘 할일을 가늠해보던 차에 우연히 손에 들고 펼쳐본 게 사이토 다카시의 <철학 읽는 힘>(프런티어, 2016)이다. 기시미 이치로와 함께 국내에 가장 많이 소개되고 있는 듯한 인문 저자. <철학 읽는 힘>이 3월에 나왔는데, 그 이후에도 두달 동안 세 권의 책이 더 보태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달에만 세 권이 나왔다. 다작의 저자이기도 하지만 그의 거의 모든 책이 국내에 번역되는 추세가 아닌가 한다.

 

 

이유야 물론 팔리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불황기에 고정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심심찮게 터뜨려주는 저자라면 출판사들로선 유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부쩍 많이 소개되는 건 작년에 나왔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위즈덤하우스, 2015)이 대박을 쳤기 때문. 알라딘에서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잡담이 능력이다>(위즈덤하우스, 2014)도 의외의 판매고를 올렸고.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뜨인돌, 2009)은 '사이토 다카시'란 이름을 각인시킨 스테디셀러다.

 

 

 

여하튼 이렇게 쏟아지고 있는 사이토 다카시의 장점은 무엇인가. 내가 읽은 몇 권에 기대 말하자면 일단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문교양서'로 읽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라고 할까(하긴 모든 책은 자기계발서로 용도변경이 가능하다). 인문학 전공이 아니고 인문서 독서 경력이 일천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로써 '읽었다'는 만족감을 가져다 주는 것.

 

 

그리고 <철학 읽는 힘>의 부제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안내서'라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책이 길잡이 혹은 안내서의 역할을 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열풍에서도 확인되지만, 인문 독자층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초급 교양(넓고 얕은 지식)에대한 수요다. 고전(이른바 '그레이트 북스')을 읽어야 한다고 얘기들은 많이 하고 그에 대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지만 정작 현단계 대다수 독자들에겐 '그림의 책'일 따름이다.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 같은 베스트셀러가 독자들에게 고전 독서 의욕을 잔뜩 부추켜놓았지만 정작 플라톤이나 데카르트를 직접 읽을 만한 독서력이 대다수 독자들에겐 마련되어 있지 않다. 독서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생겼다고 할까. 이 간극을 채워주는 책들이 채사장과 사이토 다카시, 그리고 기시미 이치로 등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시미 이치로의 경우에도 <미움 받을 용기> 열풍을 낳은 것은 '용기'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지만, 프로이트와 아들러 같은 고전 심리학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게 크지 않았나 한다.  

 

여하튼 이런 저자들의 독자층이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른다는 사실은 음미해볼 만한 일이다(이백만 부 가까이 팔린 <정의란 무엇인가>는 너무 예외적인 사례였고). 인문 독자층이 삼각형의 구조를 갖고 있다면 주로 아랫변에 해당한다. 그리고 꼭지점을 형성하는 소수의 고급 독자층이 있다. 예컨대, 칸트나 비트겐슈타인을 원전번역으로 읽는, 그리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새번역 <철학적 탐구>(아카넷, 2016)나 강철웅 교수의 <설득과 비판 - 초기 희랍의 철학 담론 전통>(후마니타스, 2016) 등이 '하드'한 책에 속한다. 조금 평이하게 쓰였지만 신승환 교수의 <해석학>(아카넷, 2016) 같은 책도 어느 정도 독서력을 갖춘 독자들이 손에 들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의 독자는 몇 명이나 될까? 이삼천?

 

요는 <철학 읽는 힘>과 <철학적 탐구> 사이의 차이와 간극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 나는 이 간극이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거나, 반대로 이러한 두 가지 독서 혹은 경향은 상충적이며 대중철학서 열풍은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중간 저자들이 다리가 되어 더 깊이 있는 교양으로 독자를 이끄는 것이 가능하고, 가능해야 한다고 보는 쪽이다. 곧 <철학 읽는 힘>의 독자들이 일부라도 <철학적 탐구>의 독자가 되기를 바란다. 전부가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20/80의 균형은 유지되면 좋겠다 싶은 것이다(1/99가 아니라).

 

<철학 읽는 힘>에서 사이토 다카시는 칸트를 이렇게 소개한다. 칸트가 '경험적 인지'와 '선천적 인지'를 구별했다고 하면서 "칸트는 매주 진중하게 사고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태도로 구별해보니 사람의 인식은 경험적 인식이 많았다."(118쪽) '매주'는 '매우'의 오타일 것이다. 즉 우리가 아는 칸트는 "매우 진중하게 사고하는 사람"이다(혹은 '매일 진중하게 사고한 사람'?).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그를 따라서 '매우 진중하게 사고하는 사람'이 됨으로써 칸트가 되거나 칸트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매주 하루 정도는 진중하게 칸트를 읽거나 비트겐슈타인을 읽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고전을 무작정 숭배하는 물신적 독서를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칸트는 다만 고전의 대명사로 내세운 것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이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힘, 철학을 읽는 힘이다. '매주 진중하게 사고하는 사람'을 그 한 가지 모델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매주'도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매달 진중하게 사고하는 사람'도 가능하다. '매년'은 어떻겠느냐고? 흠, 그건 좀...

 

16.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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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강의에서 19세기 프랑스문학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구하게 된 게 나폴레옹의 전기다. 막스 갈로의 전기소설 <나폴레옹>(전5권)의 품절을 뒤늦게 아쉬워하며 그밖에 구할 수 있는 책들은 대충 구했고, 두툼한 영어 평전도 몇 권 입수했다. 이번주에 나온 프랭크 매클린의 <나폴레옹>(교양인, 2016)이 그래서 반가운데, 1140쪽에 이르는 분량이 일단 압도하는 책이다. 이제까지는 조르주 보르도노브의 <나폴레옹 평전>(열대림, 2008)이 600쪽으로 평전 가운데서는 가장 두툼했지만 거의 그 두 배다. 나폴레옹에 관해선 어마어마할 정도로 많은 책들이 쓰여졌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만한 책도 결코 유일하지는 않겠지만 입막음으로선 충분해 보인다. 번역서 가운데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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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야망과 운명
프랭크 매클린 지음, 조행복 옮김 / 교양인 / 2016년 5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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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평전
조르주 보르도노브 지음, 나은주 옮김, 이용재 감수 / 열대림 / 2008년 4월
29,000원 → 26,1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50원(5% 적립)
2016년 05월 1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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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기
펠릭스 마크햄 지음, 이종길 옮김 / 길산 / 2001년 3월
18,000원 → 17,100원(5%할인) / 마일리지 54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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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시대
앨리스테어 혼 지음, 한은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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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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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깎고 와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초파일인 만큼 출가하는 기분도 좀 내볼 걸 그랬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존경받는 불교 스승 중 한 분인 틱낫한. 신작으로 <붓다처럼>(시공사, 2016)이 출간되었다. 원제는 <옛 길, 흰 구름>이고 영어판은 1987년에 나왔다. 뜻밖에도 소설이다.

 

"틱낫한 스님이 부처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붓다의 말씀이 고스란히 담긴 초기의 경전을 바탕으로 사실에 기초하여 집필함으로써 붓다를 신격화하는 요소들을 걷어내고,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현실에 고통을 느끼며 평화를 갈구했던 ‘인간’의 모습을 그려 종교를 뛰어넘은 감동을 준다."

 

사실 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푸른숲, 2003)란 붓다의 생애를 재구성하기란 쉽지 않다. 경전에 나오는 일화들 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붓다의 인격을 숭배하는 것은 그의 가르침과 다르기에, 불교의 붓다는 그리스도교의 예수와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붓다처럼>이란 제목이 얼핏 <예수처럼>을 떠올려주기에 드는 생각이다. 잘못된 제목이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는 붓다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보는 데 아주 요긴해 보인다. 800쪽이 넘는 분량인데다가 틱낫한이라는 믿을 만한 스승이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틱낫한의 책은 알라딘에서만 90종이 검색될 정도로 많이 소개되었고, 올해 들어서도 이미 여러 권이 나올 만큼 꾸준하다. 하지만 읽게 된다면 나로선 <붓다처럼>이 첫 책이다. 붓다를 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헤세의 <싯다르타>나 카잔차키스의 <붓다>와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이어서 역사학자 서중석 교수.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5-6권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이미 60년대로 들어와서 5권이 제2공화국과 5.16쿠데타를 다루고, 6권이 박정희의 제3공화국을 이야기한다.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끝내 밀어붙인다지만, 국민을 개돼지로 알고 속이려는 수작이 21세기에도 통할 리 없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만 하더라도 좋은 '대안 교과서'가 되어줄 것이다.   

 

 

끝으로 (법학자가 아니라) 언론학자 장호순 교수. <미국 헌법과 인권의 역사>(개마고원, 2016) 개정증보판을 이번에 펴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결 22개 사례를 통해 미국 사회에 법치주의가 뿌리내린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으며, 그 변화가 역으로 사회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적 순간을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판결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고로 판결을 다룬 책들은 더러 출간된 바 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의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창비, 2015)나 김용국 법조전문기자의 <판결 VS 판결>(개마고원, 2015), 레너크 캐스터/사이먼 정의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현암사, 2012) 등. 법학에 관심을 둔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도 관심을 갖고 읽어볼 만하다...

 

16. 0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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