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에서 다루지 못한 저자가 여럿 되는데(일부는 다음주로 미뤘다), <자본주의 길들이기>(창비, 2016)를 펴낸 서양사학자 장문석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번에 나온 책의 부제가 '자본과 자본 아닌 것의 역사'다.

 

 

내게는 민족주의와 이탈리아 파시즘 연구자로 입력돼 있는데, <민족주의 길들이기>(지식의풍경, 2007)와 <피아트와 파시즘>(지식의풍경, 2009)을 대표작으로 기억하고 있어서다(후자가 박사학위논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나온 <자본주의 길들이기>도 제목은 <민족주의 길들이기>에서 가져온 것. 소개에 따르면 이탈리아 자본주의를 다룬다.  

"20세기 초 이딸리아 근현대사의 장면들을 통해 자본주의 본연의 공정함과 도덕성을 복원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도발적 문제제기를 담은, 흥미로운 역사서다. 저자 장문석은 자본주의가 17세기 유럽에서 태동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족.국가.종교 등 '자본 아닌 것'을 보호하며 자신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갖춰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산업화 유럽의 후발주자였던 이딸리아의 기업가들은 선발국의 산업발전을 따라잡고 싶어하면서도 기존의 사회적 갈등과 계급투쟁을 회피하거나 우회하고자 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따라잡기'와 '길들이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이딸리아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아닌 요소들이 동원되고 활용된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경제는 경제가 아닌 것과 공존하고,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닌 것과 공존하며 서로 복잡하게 얽혀 발전해왔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분량도 두껍지 않아서 부담 없이, 흥미롭게 읽어봄직하다. 확인해보니 <피아트와 파시즘>은 구매기록이 없는데, 아마도 너무 비싸서 구입하지 못했던 듯하다(지금도 싸지 않은 가격이다).

 

 

저자의 다른 책으로는 그의 관심사를 반영하듯, <민족주의>(책세상, 2010)와 <파시즘>(책세상, 2010) 등의 개념사 시리즈 책과 <근대정신은 어떻게 탄생했을까?>(민음인, 2011) 같은 교양서가 있다.

 

 

번역서도 여럿 출간했는데, 공역으로 펴낸 <만들어진 전통>(휴머니스트, 2004) 외에도 <스페인 은의 세계사>(미지북스, 2015), <래디컬 스페이스>(삼천리, 2013), <제국의 지배>(까치, 2012) 등이 있다.

 

 

되짚어 보면 <만들어진 전통>(공역)과 <영웅 만들기>(공저)부터 10여년 간 연구자로서 모범적인 궤적을 보여주는 듯싶다. <자본주의 길들이기>가 미더운 이유다. 한 가지,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국부의 조건>(서울대출판문화원, 2012)이란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감속하는 사회에서 가속하는 사회로'란 부제와 목차 외에는 관련 정보가 뜨지 않아서다. '농업사회''상업사회''산업사회'라는 세 가지 유형을 비교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너무 비싼 책값 때문에 구입은 망설이게 된다. 마침 동네 도서관에 소장돼 있어 다행인데, 이번 주말에 방문해봐야겠다...

 

16.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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