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여행길에 나섰다. 짧은 여행이지만 오며가며 기차에서 수시간을 보내야 하는 터라 얇은 책 두 권과 두꺼운 책 한 권을 챙겼다. 상대적으로 두껍다는 것이지 보통 분량이다.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이야기가있는집, 2017).

원제는 <분노와 시간>(2006)으로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난장이, 2011)에서 이미 자세하게 검토된 책이다. 영어본은 바로 구입했었는데 번역본이 예상보다 늦게 나왔다. 한데 잊고 있던 터라 마치 발견한 듯한 느낌도 든다.

슬로터다이크는 호머(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일리아스>)의 첫 단어가 ‘분노‘라는 점에 착안하여 서구문명사에서 분노가 어떻게 다루어져왔는가를 성찰한다.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가 시작이었다. 서구문학사는 분노와 함께 시작한 셈. 아쉽게도 한국어 번역본들은 그 점을 드러내주지 못한다. 첫 단어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유감스럽다.

슬로터다이크의 책은 몇권 소개되었지만 대표작 <냉소적 이성 비판>이 절반만 번역되고 마는 등 상태도 좋지 않고 그다지 임팩트도 없었다. 이번에 나온 <분노>가 반전의 계기가 될지 궁금하다. 최소한 흥미로운 읽을거리는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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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는 열흘이 넘는 연휴가 시작되었다. 나로서도 월요일의 강의를 제외하면 다음주에는 공식 일정이 없다. 아이 또한 짧은 방학에 들어가서 겸사겸사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1박2일의 기차여행으로. 봄학기 두달을 내달린 터라 잠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려 한다. 서재일은 자연스레 다음주로 미뤄지게 되었는데, 그래도 고대하던 책의 출간 소식은 적어놓는다(몇 권 되기에 틈틈이 다룰 참이다). 



일단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아고라, 2017). 이미 2003-2004년에 풀무질에서 한 차례 출간되었었는데(최초 출간은 2001년이었다), 당연하게도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나도 다시 찾기 어려운 책이어서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다시 출간되겠거니 하고 기다리던 참이다. 예상보다 일찍 나와 반갑다. 세 권으로 나왔던 책이 합본 형태로 나와서 분량이 1040쪽에 이른다. 번역은 볼셰비키그룹이 맡았는데, 앞서 <제국주의와 전쟁>(아고라, 2016)과 <사회주의는 실패했는가>(아고라, 2015)를 옮긴 바 있다. 

"트로츠키는 <러시아 혁명사>를 세 권으로 집필했는데, 이번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 권으로 편집된 것이다. 이 방대한 책에서 트로츠키는 혁명 시기 계급투쟁의 양상, 혁명의 역학,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다르면서도 전형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 등을 자세히 서술했다. 여기에 더해 여성해방, 연속혁명론, 인민전선, 이중권력, 극우 쿠데타와 파시즘, 공동전선, 혁명의 조건과 혁명정당의 역할, 민족 문제 등 혁명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들을 담아냈다. 또한 노동계급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리며, 일개 농민, 병사,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이작 도이처의 3부작 평전 <트로츠키>(시대의창, 2017)는 올 2월에 이미 재출간됐었다. <러시아혁명사>까지 다시 나오니 구색은 맞춰진 듯싶다. 



도이처의 전기와 함께 분량으론 쌍벽을 이루는 로버트 서비스의 <트로츠키>(교양인, 2014)도 같이 참고할 수 있다. 더불어 일부 품절된 트로츠키의 자서전 <나의 생애>(범우사)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러시아혁명사>와 같이 읽을 책은 <배반당한 혁명>(갈무리, 1995)과 <연속혁명>(책갈피, 2003) 등이다. 레볼루션 시리즈의 <트로츠키: 테러리즘과 공산주의>(프레시안북, 2009)도 요긴한 책인데,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아까운 시리즈다).


 

<러시아혁명사>는 영어판도 올초에 새로 나와서 구해둔 터이다(이 역시 단권으로 992쪽 분량이다). 더불어, 검색하다 보니 영어판 <문학과 혁명>도 눈에 띄는데, 오래 전에 두 종의 한국어판이 나왔던 책이다(한 종은 공지영 번역이었다). 생각난 김에 다시 나오면 좋겠다. 



이미 리스트로도 묶어놓았지만 20세기 러시아문학과 관련해서는 '문학의 광장' 시리즈의 <러시아의 문학과 혁명>(웅진지식하우스, 2010)과 이번에 펴낸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 20세기>(현암사, 2017)를 참고할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는 독자라면 에드워드 브라운의 <현대 러시아문학사>(충북대출판부, 2012)까지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러시아혁명 100주년도 제대로 음미하려니 읽을 게 꽤 되는군...


17.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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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이번 봄학기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특강을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마지막 일정으로 5월 19일(금)에는 부산의 광복점과 본점에서 강의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다시 읽기 



부산광복점 5월 19일 10:40-12:00


부산본점 5월 19일 15:40-17:00










* 수강료는 1만원이며, 수강자에게는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문학동네, 2016)을 증정한다. 


17.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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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6월 9월부터 30일까지 4주간 매주 금요일 저녁에 '필름포럼 아카데미' 강좌로 '로쟈와 함께 읽는 영화 속의 문학'을 진행한다(신청은 http://cafe.naver.com/sicff/1327). 네 편의 영화를 원작과 함께 읽어보는 강의로 꾸렸다. 영화는 최근 개봉작들 가운데서 골랐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1강 6월 9일_ 제인 오스틴의 <레이디 수잔> vs 위트 스틸먼의 <레이디 수잔>(2016)



2강 6월 16일_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상> vs 스테판 브리제의 <여자의 일생>(2016)



3강 6월 23일_ 엔도 슈샤쿠의 <침묵> vs 마친 스콜세지의 <사일런스>(2016)



4강 6월 30일_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vs 드뇌 뵐뇌브의 <컨택트>(2016)



17.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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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 20세기>(현암사, 2017)가 어제 나왔고, 알라딘에서도 오늘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주에 이미 출간 소식을 전하면서 기분(?)을 낸 탓인지 실물을 대해도 특별한 느낌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일이 마무리됐다는 후련함과 안도감은 느낀다. 나 같은 경우 책이 나오면 대개 들여다보지 않는다. 오탈자를 비롯해서 미흡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까 염려해서다(교정 과정에서 여러 번 보더라도 항상 그런 게 눈에 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 나중에 책을 교재로 강의하게 될 경우에나 다시 자세히 뜯어볼 듯싶다. 그럼에도 아무 내색 없이 지나칠 수는 없기에 내가 관여한 러시아문학 관련서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내가 쓴 것과 번역한 것, 그리고 감수한 책이다. 나대로는 입막음이라고 생각한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
이현우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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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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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이현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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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와 우울증-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무의식
이현우 지음 / 그린비 / 2011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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