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열흘이 넘는 연휴가 시작되었다. 나로서도 월요일의 강의를 제외하면 다음주에는 공식 일정이 없다. 아이 또한 짧은 방학에 들어가서 겸사겸사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1박2일의 기차여행으로. 봄학기 두달을 내달린 터라 잠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려 한다. 서재일은 자연스레 다음주로 미뤄지게 되었는데, 그래도 고대하던 책의 출간 소식은 적어놓는다(몇 권 되기에 틈틈이 다룰 참이다). 



일단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아고라, 2017). 이미 2003-2004년에 풀무질에서 한 차례 출간되었었는데(최초 출간은 2001년이었다), 당연하게도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나도 다시 찾기 어려운 책이어서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다시 출간되겠거니 하고 기다리던 참이다. 예상보다 일찍 나와 반갑다. 세 권으로 나왔던 책이 합본 형태로 나와서 분량이 1040쪽에 이른다. 번역은 볼셰비키그룹이 맡았는데, 앞서 <제국주의와 전쟁>(아고라, 2016)과 <사회주의는 실패했는가>(아고라, 2015)를 옮긴 바 있다. 

"트로츠키는 <러시아 혁명사>를 세 권으로 집필했는데, 이번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 권으로 편집된 것이다. 이 방대한 책에서 트로츠키는 혁명 시기 계급투쟁의 양상, 혁명의 역학,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다르면서도 전형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 등을 자세히 서술했다. 여기에 더해 여성해방, 연속혁명론, 인민전선, 이중권력, 극우 쿠데타와 파시즘, 공동전선, 혁명의 조건과 혁명정당의 역할, 민족 문제 등 혁명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들을 담아냈다. 또한 노동계급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리며, 일개 농민, 병사,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이작 도이처의 3부작 평전 <트로츠키>(시대의창, 2017)는 올 2월에 이미 재출간됐었다. <러시아혁명사>까지 다시 나오니 구색은 맞춰진 듯싶다. 



도이처의 전기와 함께 분량으론 쌍벽을 이루는 로버트 서비스의 <트로츠키>(교양인, 2014)도 같이 참고할 수 있다. 더불어 일부 품절된 트로츠키의 자서전 <나의 생애>(범우사)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러시아혁명사>와 같이 읽을 책은 <배반당한 혁명>(갈무리, 1995)과 <연속혁명>(책갈피, 2003) 등이다. 레볼루션 시리즈의 <트로츠키: 테러리즘과 공산주의>(프레시안북, 2009)도 요긴한 책인데,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아까운 시리즈다).


 

<러시아혁명사>는 영어판도 올초에 새로 나와서 구해둔 터이다(이 역시 단권으로 992쪽 분량이다). 더불어, 검색하다 보니 영어판 <문학과 혁명>도 눈에 띄는데, 오래 전에 두 종의 한국어판이 나왔던 책이다(한 종은 공지영 번역이었다). 생각난 김에 다시 나오면 좋겠다. 



이미 리스트로도 묶어놓았지만 20세기 러시아문학과 관련해서는 '문학의 광장' 시리즈의 <러시아의 문학과 혁명>(웅진지식하우스, 2010)과 이번에 펴낸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 20세기>(현암사, 2017)를 참고할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는 독자라면 에드워드 브라운의 <현대 러시아문학사>(충북대출판부, 2012)까지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러시아혁명 100주년도 제대로 음미하려니 읽을 게 꽤 되는군...


17.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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