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를 다룬 책은 드물지 않은데, 막상 <광기와 문명>(뿌리와이파리, 2017)이란 제목으로 나온 책은 이번에 나온 앤드루 스컬의 책 하나다. 원제는 <문명 속의 광기>. 제목만 보자면 푸코의 <광기의 역사>(나남, 2003)을 떠올리게 하는데, 차이점은 이렇다고 한다. "미셸 푸코가 중세에서 19세기까지의 서양을 연구주제로 삼아 <광기의 역사>를 썼다면, 스컬은 기원전부터 21세기까지의 그리스-로마, 중국, 남아시아, 아랍, 유럽, 미국을 연구 주제로 삼았다. 광기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푸코가 '철학'의 측면에서 광기를 탐구했다면, 스컬은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광기를 탐구한다." 



스컬의 책은 <현대 정신의학 잔혹사>(모티브북, 2007)가 먼저 나온 바 있다. 저자명이 '앤드류 스컬'이었다.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광기>도 집필한 것으로 보아 광기에 관해서라면 영어권의 권위자라고 하겠다. 

 


<광기와 문명>은 번역서가 나오자 마자 원서도 주문했는데, 아직 배송받지 못했다. <광기>와 <히스테리아>도 일단은 장바구니에 추가했다. 추천사들을 보니 스컬은 이 주제의 권위자이면서 동시에 가장 쉽게 글을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떤 수준으로 써야 그런 평을 얻을 수 있는지도 눈여겨 볼 만하다...


17. 05. 02.



P.S. 광기를 주제로 한 책들 가운데 몇 권 추가하자면,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휴머니스트, 2004)는 잘 알려진 스테디셀러이고, 김남시 교수의 <광기, 예술, 글쓰기>(자음과모음, 2016)는 광기와 광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지젝과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신화, 광기 그리고 웃음>(인간사랑, 2011)은 독일 관념론의 세 철학자를 재해석한다. 러시아 문화사에 나타난 광기를 주제로 한 원서를 어제 주문했는데, 잔뜩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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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서원에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를 펴냈다. <두잉 데모크라시><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영원한 소년>(궁리, 2017), 세 권이다.

 

"‘살아있는 민주주의’는 미국의 민주주의 실천가 프란시스 무어 라페가 <살아있는 민주주의>에서 창안한 개념이다. 라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의 개념을 넘어, 일상에서 실천하는 삶의 방식으로서 민주주의를 소개했다. 1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삶의 기술을 알려 준다. 2권에서는 이 세상에 일어나는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첫걸음임을 깨달은 새로운 세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3권에서는 총 세 부로 나누어 세상을 변화시킨 위대한 영혼들을 소개한다."

 

그러고 보니 인디고서원에서 펴낸 단행본은 오랜만에 나왔다. <새로운 세대의 탄생>(궁리, 2014)이나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인디고서원, 2013) 등을 떠올릴 수 있으므로 그 이후의 3-4년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가 숙성되어 가는 시간이기도 했겠다. 이달 새로운 정부의 탄생이 '새로운 세대'에게도 반드시 희망이 되어야겠다....

 

17.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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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책도 한 권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필립 로스코의 <차가운 계산기>(열린책들, 2017)다. '경제학이 만드는 디스토피아'가 부제. 원제는 뜻밖에도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2014)다.

 

 

"경제학의 본성을 날카롭게 해부한 세인트앤드루스 경영대학 부교수 필립 로스코의 첫 대중 저술이다. 절묘한 문학적 비유와 폭넓은 실증 연구, 저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한데 녹여 냄으로써 경제학이 만드는 디스토피아를 펼쳐 보인다."는 간단한 소개만으로는 책의 진가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의 추천사는 이렇다.

"실로 중요한 저서다. 철학적 성찰에서 경제학 이론을 거쳐 구체적인 경험적 연구들까지 자세히 살펴보면서, 지배적인 경제학 이론이 사람들을 다양한 역할과 가치를 인정하는 공동체 성원이 아니라, 오로지 물질적 이득과 소비에만 정신이 팔린 계산적인 개인들로 찍어 내어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이 책은 커다란 질문 앞에 당신을 우뚝 세운다. 당신이 살고 싶은 세상은 정말로 어떤 세상인가? 사유의 깊이도, 또 사유를 촉발시키는 데서도 아주 뛰어난 저술이다."

게다가 역자는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이다. 장하준과 홍기빈의 안목을 신뢰한다면, 그리고 (주류)경제학에 대해 그간에 의구심을 가져온 독자라면 주저 없이 손에 들 만하다. 저자의 또다른 책 <더 부유한 삶>에도 눈길이 간다...

 

17.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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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첫날이자 월요일 아침에 '이주의 발견'을 고른다. 발견이라기보다는 오래 기다린 책인데,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교유서가, 2017)다. 연초에 모리모토 안리의 <반지성주의>(세종서적, 2016)를 흥미롭게 읽으면서 다시금 존재를 확인한 책으로 모리모토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으로 꼽았다. 자연스레 검색해보다가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근간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았다(사실 원저는 몇년 전에 구입했었다).  


"1964년도 퓰리처상 수상작. 미국의 지적 전통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은 민주주의의 실현에 힘이 되는가? 저명한 역사가가 미국의 역사를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으로 분석한 현대 지성사의 고전이다. 미국의 건국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종교, 경제, 교육, 문학 등을 소재로 삼는다. 이 책의 목표는 미국인의 삶에서 지성에 쏟아지는 멸시를 묘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세력인 지성이란 과연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가에 관해 발언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 나온 책이 새삼 주목거리가 되는 것은 정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이야말로 미국식 반지성주의의 한 증거였기에. 


"남부의 백인 하층 노동자들과 중서부의 농민들만이 아니라 자신은 엘리트와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잘난 헛똑똑이 힐러리 클린턴을 혐오하고 대신 트럼프에게 지지를 보냈다. 1960년대 민주주의와 경제가 번성할 때 지식인과 잠시 좋은 관계를 이루었던 대중은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결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다시 분노의 화살을 지식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미국에만 한정되는 것일까. '홍트럼프'를 자칭하면서 막말을 쏟아내는 대선 후보는 가까이에도 있지 않은가('트럼프'가 우선적 이미지에서 '돼지발정제'에 묻히긴 했지만). 지성에 대한 호소와 계몽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으며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라도 필독해 볼 만한 묵직한 저작이다...


17.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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