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살 만한 제목인데 사실은 ‘출고중‘이라고 알림이 뜬 책 중의 하나로 엔도 슈사쿠의 <내가 버린 여자>(어문학사, 2007)를 가리킬 뿐. <침묵> 강의를 준비하다가 알게 된 작품인데 ‘배교‘를 다룬다는 점에서 <침묵>과 같이 읽을 수 있다. 즉 엔도의 이 알레고리적 소설이 정작 다루고 있는 문제는 ‘내가 버린 그리스도‘다. 작가의 전략에 동의할 만한 게 제목이 ‘내가 버린 그리스도‘였다면 손이 안 갔을지 모른다. ‘내가 버린 여자‘라고 하니까 행여 절판될까 서둘러 주문한 독자도 있는 것이다. <침묵>의 독자라면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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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철학자 니체의 기일이다. 1844년생으로 1900년 8월 25일에 세상을 떠났다. 특별히 그에 밎추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의 저명한 니체학자인 레지날드 홀링데일의 평전 <니체>(북캠퍼스, 2017)가 재출간되었다. 먼저 이제이북스판으로 나왔다가 절판됐던 책이다.

홀링데일은 월터 카우프만과 함께 니체의 번역자로도 유명하다. 이달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강의하고 있기도 해서 새번역본도 기꺼이 구했다(이제이북스판은 어디에 두었는지 알지 못하기도 하고). 참고로 펭귄클래식판 <차라투스트라>에는 홀링데일의 해설이 수록돼 있다.

이번에 책세상 니체전집 가운데서도 갖고 있지 않은 ‘유고‘ 몇권을 최근에 구입했는데, 오랜만에 친구와 재회한 느낌이다. 기분을 더 내자면,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를 선물로 주고 싶다. ˝이거 네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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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오늘 배송받은 책들 가운데 하나를 침대에서 펴보고 있다. 정확히는 두 권이다.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예수의 역사 2000년>(동연, 1999)과 그 원서. 오늘 오전에 영화 <사일런스>의 원작, 엔도 슈사쿠의 <침묵> 강의가 있었는데 강의준비차 자료들을 읽고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돼 중고본(다행히 둘다 최상품으로 나온 게 있었다)으로 같이 주문해서 받은 책들이다.

번역본은 이미 절반된 상태인데, 이번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저자는 세계적인 신학자로 예일대 역사학부의 석좌교수다(번역본이 나온 1999년 시점). <기독교의 전통>(전5권)이 주저로 <예수의 역사 2000년>은 시민과 학생을 위한 공개강좌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문화사 속의 그리스도의 위치‘가 부제. 예수에 대한 해석의 역사를 다룬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의 필독서가 될 만한데 책은 초판을 발행하는 데 그친 모양으로 진작 생명이 끊겼다. 저자의 학술적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이 주제를 다룬 더 월등한 책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시 소개됨직하다.

나대로 같이 읽으면 좋겠다 싶은 책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기독교의 역사>다. 기독교 관련서 굳이 찾아서 읽거나 하진 않았는데 요즘은 이런 주제에도 관심이 간다. 하긴 서양문명사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이니 만큼 특별한 관심이랄 것도 없다. 그냥 기본일 뿐인 것. 기본서만 하더라도 읽을 책은 왜 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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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오고 있는 <전쟁과평화>(문학동네) 3권이 출간되었다. 분기에 한 권씩 나왔기에, 곧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뜻도 된다. 연말까지는 전4권이 완간될 예정.

 

 

 

오래전에 박형규 선생 번역의 범우사판으로 강의한 적이 있는데, 이번 문학동네판은 그 개역판이기도 하다. 들리는 바로는 민음사판 <전쟁과 평화>도 올해 나온다고 하니까 <안나 카레니나>에 이어서 <전쟁과 평화>도 '세계문학 대전'이 연초에 한바탕 벌어지겠다(정말?).

 

지난해말 <전쟁과 평화> 1권이 나왔을 때부터 계획한 일이긴 한데, 내년 2월에는 첫 러시아문학 강의로 <전쟁과 평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대작인지라 이런저런 사전준비도 필요한데, 관련 자료들도 보이는 대로 챙겨두어야 하고, 나폴레옹 전쟁에 관한 책들도 이 참에 더 읽어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뮤지컬 <나폴레옹> 때문에 오랫동안 품절 상태였던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도 다시 나왔군.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두툼한 평전으로 프랭크 매클린의 <나폴레옹>(교양인, 2016)도 이미 구해놓은 터이다. 강의라는 핑계가 없다면, 이 책들을 언제 읽겠는가.

 

 

 

세계문학과 러시아문학 강의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19세기와 20세기를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반복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내년에는 다시 19세기다. 19세기 이전과 20세기 이후 작가와 작품도 다루긴 하지만, 여전히 나의 전공 분야는 19세기 문학이라고 해야 할 듯. 그리고 19세기의 문을 여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18세기말의 프랑스대혁명과 그 이후에 진행된 나폴레옹의 혁명전쟁이다. 이에 대한 더 나은 인식을 내년 강의에서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배움이 없다면 나이가 무슨 의미겠는가...

 

17.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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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서 책상맡에 놓았는데(영화도 줄거리는 알지만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언제 볼 수 있을지), 정작 필요한 다른 책을 찾지 못해서 아침부터 재주문을 했다(강의에서 다룰 만한 책은 두 번 구입해도 좋다는 게 나의 '수정규칙'이다). 나 자신도 가끔 놀랄 정도로 많은 책을 갖고 있지만, 자주 어이없어 할 정도로 관리가 잘 안된다. 내 잘못이 아니라 책이 너무 많이 나오는 탓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가령 '이주의 과학서'를 꼽을 만한 물리학의 두 신간은 어떠한가. 스탠포드대학의 교양 물리 강의를 옮긴 레너드 서스킨드의 <물리의 정석: 고전역학 편>(사이언스북스, 2017)과 아인슈타인의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서커스, 2017)를 두고 탐내지 않을 독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초끈 이론의 대가이자 <블랙홀 전쟁>, <우주의 풍경>의 저자 레너드 서스킨드의 스탠퍼드 대학교 교양 물리 강의를 기록한 책이다. 서스킨드의 친절한 설명이 담긴 유튜브 인기 강의와 함께 입문자들이 물리의 기초를 공부하는 데 가장 적절한 교과서이다. 물리학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방정식을 통해 내용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이 기존 교양 물리책들과 구분되는 이 책만의 특징이다."

 

서스킨드의 책으로는 <블랙홀 전쟁>(사이언스북스, 2011)과 <우주의 풍경>(사이언스북스, 2011)이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물리의 정석>은 '최소한의 이론' 시리즈를 옮긴 것으로 보이는데, <양자역학 편>이 다른 짝이다(더 기대가 되는 책인데 아마도 조만간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고등학교 시절 '물리'에 특별한 열성이나 재능을 발휘한 기억이 없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물리학자의 교양강의를 청강해볼 의사는 있다. '물리가 쉬웠어요!'라는 말이 나올지 어떻게 알겠는가. 최소한 물리의 9급 정석 정도는 뗄 수 있지 않을까(바둑에 입문한 중3때 본 것 같다. <바둑 9급 정석> 같은 책).

 

 

 

아인슈타인의 책이라면 <상대성이론>이나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나의 세계관>) 같은 책만 떠올릴 수 있었는데,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도 공저한 줄은 이번에 알았다(믿기지 않아서 원저도 찾아봤다). 다른 것 필요 없이, 아인슈타인이 썼다는 것만으로도 관심도서가 될 만하다. 스티븐 호킹의 추천사는 이렇다.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레오폴트 인펠트는 태풍의 눈 속에서 양자역학이라는 혁명에 대해 서술했다…… 아인슈타인의 책은 20세기 초반에 과학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그리고 아인슈타인 본인이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를 잘 알려준다. 이 책이 출간된 지 거의 70년이 지났는데도, 비록 모형은 더욱 세련되게 다듬어지기는 했지만, 물리학자들은 여전히 우주의 양자론적 모델이 가져온 기괴함의 잔재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물리학에 문외한인 나 같은 독자도 읽을 수 있는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정 어렵다면 읽다가 덮으면 될 일이다. 일단은 손에 쥐어보는 것으로.

 

 

 

양자역학과 양자혁명에 관해서도 다수의 책이 나와 있지만, 주요 당사자인 아인슈타인의 증언은 특별한 의미를 갖겠다. 그나저나 <열차 안의 낯선 자들>보다 더 낯설지도 모르는 책들을 언제 읽는다지?..

 

17.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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