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이동에서 열외인지라 연휴 첫날은 말 그대로 휴일로 보내고 있다. 오후 두 시간 동안 강의자료를 수합한 것 말고는 쉬고 자고 북플. 오랜만에 ‘슬라비카 총서‘의 목록이 추가되었기에 ‘이주의 발견‘으로 적어둔다(북플로는 태그를 달지 못하기에 이런 분류가 의미 없지만). <아방가르드 프런티어>(그린비).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모험을 재조명한 책으로 부제는 ‘러시아와 서구의 만남, 1910-1930‘이다. 아방가르드란 말 자체의 원산지는 프랑스이지만 가장 강력한 아방가르드 운동의 본산지는 러시아다. 그건 물론 러시아혁명의 사전, 사후 효과다. 역사적 아방가르드를 다룬 모든 책이 러시아의 이 전위적 예술운동을 참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다룬 책은 몇종 되는데 절판된 책을 제외하고 <아방가르드 프런티어>와 비슷한 편제의 책으로는 <러시아어 문화와 아방가르드>(예림기획)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말에 <러시아 모더니즘>(열린책들)이라고 나왔던 책으로 원제도 ‘러시아 모더니즘‘이다. 슬라비카 총서의 <러시아 문화사 강의>에도 분야별로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운동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의 페미니스트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 벨 훅스의 남성론이 번역돼 나왔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책담). 원제는 ‘변화의 의지(The will to change)‘. 번역본 목차에 기대면 ‘사랑할 줄 아는 남성 구함‘으로 시작해서 ‘남자들을 사랑하기‘로 마무리된다. 원저는 2004년작. 원저 기준으로 벨 훅스의 번역서 가운데 최신간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문학동네)이다.

벨 훅스의 책은 따져보니 대부분 갖고 있는데 진득하게 읽은 건 없다. 조금씩 훑어보기만 했던 듯. 이런 경우에는 저자든, 주제든 저지선이 필요한데 마침 눈에 띈 김에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을 저지대로 삼아도 좋겠다. 한 대목.

˝남자아이들의 감정적 삶을 진정으로 보호하고 존중하기 위해 우리는 가부장 문화에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문화가 변할 때까지 우리는 하위문화, 그러니까 남자아이들이 가부장적 남성성의 모습을 따라야 할 필요 없이 유일한 존재인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보호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남자아이들을 올바로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들 내면의 삶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그래서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그들의 권리가 지속적인 존중과 지지를 받으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려는 그들의 요구가 이루어지는 사적 공적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남자아이로 산다는 것‘)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라면 새로울 게 없겠지만 베테랑 페미니스트의 통찰에 기대를 걸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의 피로를 푼답시고 오랜만에 늦잠을 잔 이후라 피로감은 덜하지만 그렇다고 가뿐한 정도는 아니다. 아마도 점심을 먹고난 다음에야 활동을 시작할 거 같다. 독서활동?

어제 연휴에 읽을 책을 잔뜩 쌓아두었다고 적었는데 정확한 진술은 아니다. 책은 거실을 포함해서 어느 방에서건 잔뜩 쌓여 있고 순서를 정해둔 것도 아니기에 내키는 대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강의차 필독해야 하는 책이 10권 남짓. 그리고 연휴전에 마지막 배송되는 책도 대여섯 권 되는데 페기 오렌스타인의 <아무도 답해주지 않은 질문들>(문학동네)도 포함된다.

대충 페미니즘 관련서로 알고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정확하게는 성교육 관련서다.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성교육‘이 부제. 페미니즘 관련서는 매주 나오고 있는 터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성교육을 주제로 한 책은 드물지 않았나 싶다(이런 쪽도 누군가 정리를 해주었으면 싶다. ‘성교육‘을 검색하니 ‘인성교육‘ 책만 잔뜩 뜬다).

희소성이란 면에서는 홍승희의 <븕은 선>(글항아리)이 한술 더 뜰 거 같은데 부제가 ‘나의 섹슈얼리티의 기록‘이다. 이런 종류의 국내서가 더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건 카트린 밀레의 <카트린 M의 성생활> 정도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과 같이 오고 있는 책은 한민주의 <불량소녀들>(휴머니스트)이다. 1930년대 경성의 모던걸을 다룬 책이므로 문화사 범주에 들어가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서 한국사회 여성혐오의 기원을 찾고자 한다.

세 권을 모아서 읽으면(읽다보면 더 추가되겠지만) 뭔가 집히는 게 생길 터이다. 문학속의 사랑과 결혼 등을 주제로 한 책을 교정보려니 필요하기도 해서 자청한 독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먼 나이트의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다른)을 좀 뒤늦게 손에 들었는데, 실상 이런 종류의 책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의구심에 책을 다시 덮으려다가 읽은 말미의 한 대목. 저자는 ‘뭘 읽어야 할까‘를 묻고 답한다. 물론 작가지망생들이 뭘 읽어야 할까에 대한 조언이다.

˝전부 다. 한마디로 전부 다 읽어야 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윌리엄 깁슨,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 케첩병 라벨에 있는 글씨도 읽는다. 그런데 전부 읽되 읽고 싶을 때만 읽는다.˝

매우 당연하면서도 전적으로 동감할 만한 충고다. 내용은 좀더 이어지는데 독서법에 대한 현명한 충고를 담고 있다. 전부 읽되 절대로 꾸역꾸역 읽지는 말고 흥미가 동했을 때 읽으라는 것. 그래야 머리가 팽팽 돌아가고 뭐라도 쓸 준비가 된다.

읽는 거라면 나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데 윌리엄 깁슨은 독서 이력에서 빠져 있다. 저자가 SF작가라서 깁슨을 치켜세운 면도 있겠지만 ‘전부 다‘ 읽는다는 차원에 목록에 올려놓는다. 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한 책은 적잖게 나와있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앞으로 더 쏟아질 것이다. 길라잡이가 필요한 분야인데 누군가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라면서 나는 그냥 차곡차곡 쌓아둘 따름이다.

이번 주에 나온 책은 난이도가 중 내지 상에 해당하는 책들인데 이종관의 <포스트휴먼이 온다>(사월의책)과 김재인의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동아시아) 등이다. <포스트휴먼이 온다>는 부제가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부제다. ‘철학적 성찰‘ 같은 부제가 붙으면 입문자를 위한 책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기야 ‘포스트휴먼‘이라는 주제 자체가 쉽게 다가오는 건 아니다. 초심자라면 <지구에는 포스트휴먼이 산다>(필로소픽) 같은 책을 징검다리 삼아 먼저 읽어보고 도전하는 게 낫겠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다만 형식이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고력 강의‘다. 강의책인 만큼 체감 난이도는 <포스트휴먼이 온다>보다 낮다. 두 권 모두 철학 전공자의 책인데 인공지능 시대에 철학은, 혹은 철학자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을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