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피로를 푼답시고 오랜만에 늦잠을 잔 이후라 피로감은 덜하지만 그렇다고 가뿐한 정도는 아니다. 아마도 점심을 먹고난 다음에야 활동을 시작할 거 같다. 독서활동?
어제 연휴에 읽을 책을 잔뜩 쌓아두었다고 적었는데 정확한 진술은 아니다. 책은 거실을 포함해서 어느 방에서건 잔뜩 쌓여 있고 순서를 정해둔 것도 아니기에 내키는 대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강의차 필독해야 하는 책이 10권 남짓. 그리고 연휴전에 마지막 배송되는 책도 대여섯 권 되는데 페기 오렌스타인의 <아무도 답해주지 않은 질문들>(문학동네)도 포함된다.
대충 페미니즘 관련서로 알고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정확하게는 성교육 관련서다.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성교육‘이 부제. 페미니즘 관련서는 매주 나오고 있는 터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성교육을 주제로 한 책은 드물지 않았나 싶다(이런 쪽도 누군가 정리를 해주었으면 싶다. ‘성교육‘을 검색하니 ‘인성교육‘ 책만 잔뜩 뜬다).
희소성이란 면에서는 홍승희의 <븕은 선>(글항아리)이 한술 더 뜰 거 같은데 부제가 ‘나의 섹슈얼리티의 기록‘이다. 이런 종류의 국내서가 더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건 카트린 밀레의 <카트린 M의 성생활> 정도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과 같이 오고 있는 책은 한민주의 <불량소녀들>(휴머니스트)이다. 1930년대 경성의 모던걸을 다룬 책이므로 문화사 범주에 들어가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서 한국사회 여성혐오의 기원을 찾고자 한다.
세 권을 모아서 읽으면(읽다보면 더 추가되겠지만) 뭔가 집히는 게 생길 터이다. 문학속의 사랑과 결혼 등을 주제로 한 책을 교정보려니 필요하기도 해서 자청한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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