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친숙했던 정치인이자 (뒤늦게 알게 된 부분도 있지만) 가장 소박하고 가장 선량했고 가장 용기 있었던 정치인을 잃었다. 지난 며칠간의 애도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의 부채로 오래 간직하려고 한다. 오늘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박중훈의 ‘비와 당신‘을 반복해서 들으며 마음을 추스른다.

노회찬의 유산을 되새김해 보려고 오늘 책 두 권을 주문했다.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와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이다(<조선왕조실록>은 이번에야 알게 된 책이다). 몇권 더 갖고 있는데 절판된 것도 보이고 절판됐다가 이번에 예판이 뜬 걸로 보아 다시 찍는 책도 있다(<리얼진보>와 <진보의 재탄생> 등이 내가 갖고 있는 책). 그의 유언과 당부대로,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도 내내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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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봄출판사에서 나오는 중국문학전집의 셋째 권이 나왔다. 펑지차이의 <전족>이다. 예고된 목록에는 없던 작품인데, 순서가 바뀐 모양. <전족> 덕분에 두번째 작품으로 거페이의 <봄바람을 기다리며>가 지난봄에 나왔다는 걸 뒤늦게 알고 구입했다(쑤퉁의 <참새 이야기>가 첫째 권이었다). 거페이는 <강남> 삼부작으로 2015년 제9회 마오둔상을 수상했고 <봄바람을 기다리며>는 2016년작이다.

마오둔상 수상작들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면서 내가 읽은 몇 작품이 모두 수상작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중국문학강의에서 모옌과 위화, 쑤퉁, 옌롄커, 비페이위 등을 다룬 바 있는데 1964년생인 거페이는 동년생인 비페이위와 함께 젊은 작가군에 속한다(당대 중국문학의 대표작가들은 1955년~1964년생 사이다). 비페이위의 <마사지사>에 견줄 만한 성취를 거페이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중국당대문학에 대한 강의를 언젠가 다시 진행한다면 더봄 중국문학전집이 기준이 될 것 같다. 목록이 무탈하게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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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랑 2018-07-2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반가운 책이 출간된 걸 알았습니다. 지금 평지차이의 <백 사람의 십년>을 읽고 있는데 너무 좋습니다. 소설가인 걸 알고 그의 작품을 읽고 싶었는데 바로 구매해서 봐야겠어요. 항상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로쟈 2018-07-28 10:40   좋아요 0 | URL
네 중국문학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2018-07-2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과 소개해주신 책을 보며 더운여름 보내고 있습니다.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애요. 대전에서도 강의하실 날 기다려 봅니다

로쟈 2018-07-29 14:01   좋아요 0 | URL
대전에선 이번주부터 강의가 있습니다. 11월에는 대전예당에서도요.~
 

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길)가 새 번역본으로 나왔다. 가장 먼저 나왔던 번역판으로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나남)나 그 개정판 <상상의 공동체>이 모두 절판된 상태여서 현재로선 유일 번역본이다. ‘민족주의의 기원과 보급에 대한 고찰‘이 부제. 선택의 여지도 없지만 정본 번역본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새롭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번역은 앤더슨의 또 다른 주요 저술인 <세 깃발 아래서: 아나키즘과 반식민주의적 상상력>을 번역 출간했으며,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치를 연구하고 있는 서지원이 번역했다. 앤더슨은 10여 개 언어의 탁월한 구사력, 동남아시아학에 대한 정통한 학문적 역량을 바탕으로 유럽만이 아니라 그 식민지들 및 다른 국가들의 경험까지 섭렵하고 있고, 그 국가들의 정치와 더불어 문학 또한 전거로 활용하는 탓에 그 글을 번역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를 한국어로 옮기기 위해 옮긴이는 직접 지은이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번역을 다듬었다. 이제야말로 이 사회과학 고전을 제대로 읽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앤더슨의 주장(민족=상상된 공동체)은 국내에서도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 어떻게 결론이 맺어졌는지 모르겠다. 이 주제와 관련한 논문집도 나옴직하다. 민족과 근대성의 문제를 다루는 데 중요한 자극과 영감을 주는 책인지라 나도 이번 기회에 정독해봐야겠다. 기억에는 이전 번역판 <상상의 공동체>를 대충 훑어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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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과학서‘는 제프리 웨스트의 <스케일>(김영사)이다.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이라는 부제가 책의 ‘스케일‘을 말해준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산타페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복잡계 과학자.

˝다양한 학제간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세포부터 생태계, 도시, 사회관계망과 기업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성장과 혁신, 노화와 죽음을 지배하는 패턴과 원리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내는 책이다. 저자는 지난 25년의 괄목할 만한 연구를 종합하여, 자연법칙과 인간 문명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새로운 ‘개념 틀’을 제시한다. 이 책은 우리 모두를 단순하지만 심오한 방식으로 하나로 묶는 근본적 자연 법칙을 찾아나서는 흥미진진한 과학적 모험담이다.˝

여름밤에 읽을 만한 모험담으로도 유력하다. 원저는 펭귄판으로도 나왔는데 나는 일단 배송일이 빠른 판본으로 주문했다. 8월의 읽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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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7-25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밤에 읽을 만한 모험담이라는데
과학서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저에겐
읽는것 자체가 모험

로쟈 2018-07-25 21:34   좋아요 0 | URL
복잡한 수식만 안 나오면 괜찮습니다.^^

티모충 2018-08-01 10:38   좋아요 0 | URL
표현이 재미있네요. 복잡한 수식만 나오지 않으면 괜찮은 것은... 모든 수포자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밀린 페이퍼 거리가 많지만 ‘오늘의 서프라이즈‘는 스탕달의 데뷔작 <아르망스>(시공사)다. 걸작 <적과 흑>(1830)의 전작으로 1827년에 발표된 작품. <적과 흑>과 <파르마의 수도원>이 스탕달의 대표작인데, 나는 어떤 경로로 그러한 성취에 이르렀는지 궁금했었다. <아르망스> 같은 작품이 번역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웠는데(그래서 ‘서프라이즈‘다) 매우 반갑고 기대된다.

<적과 흑>은 강의에서 종종 다루고 일정을 보니 하반기에도 두 차례 강의가 있다. 기회가 닿게 되면 스탕달의 세 작품을 연속해서 다뤄봐도 좋겠다. 스탕달의 소설로는 마지막 대작이자 미완성작 <뤼시앵 뢰벤>만 더 번역되면 좋겠지만 <아르망스>보다 가능성이 떨어질 것 같다. <아르망스><적과 흑><파르마의 수도원> 정도로 스탕달 읽기는 가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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