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길)가 새 번역본으로 나왔다. 가장 먼저 나왔던 번역판으로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나남)나 그 개정판 <상상의 공동체>이 모두 절판된 상태여서 현재로선 유일 번역본이다. ‘민족주의의 기원과 보급에 대한 고찰‘이 부제. 선택의 여지도 없지만 정본 번역본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새롭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번역은 앤더슨의 또 다른 주요 저술인 <세 깃발 아래서: 아나키즘과 반식민주의적 상상력>을 번역 출간했으며,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치를 연구하고 있는 서지원이 번역했다. 앤더슨은 10여 개 언어의 탁월한 구사력, 동남아시아학에 대한 정통한 학문적 역량을 바탕으로 유럽만이 아니라 그 식민지들 및 다른 국가들의 경험까지 섭렵하고 있고, 그 국가들의 정치와 더불어 문학 또한 전거로 활용하는 탓에 그 글을 번역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를 한국어로 옮기기 위해 옮긴이는 직접 지은이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번역을 다듬었다. 이제야말로 이 사회과학 고전을 제대로 읽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앤더슨의 주장(민족=상상된 공동체)은 국내에서도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 어떻게 결론이 맺어졌는지 모르겠다. 이 주제와 관련한 논문집도 나옴직하다. 민족과 근대성의 문제를 다루는 데 중요한 자극과 영감을 주는 책인지라 나도 이번 기회에 정독해봐야겠다. 기억에는 이전 번역판 <상상의 공동체>를 대충 훑어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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