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프로메테우스의 두 얼굴

14년 전에 올린 글이다. 원래는 대학원시절에 쓴 글이니 23년은 됐겠다. 하마 오래 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지방 강의가 일부 취소되거나 연기돼서 3월까지 나로선 예정에 없던 작업시간을 갖게 되었다. 원고 교정과 새 원고 쓰기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다. 덧붙여 몇 가지 궁리할 시간.

궁리거리 중 하나는 한국문학강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인데(어디까지 읽을 것인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에는 <로쟈의 한국현대문학 수업>을 교재 삼아 이를 보완하는 강의를 하려한다. 책에서 다룬 작가와 작품에 더하여 이문구, 김원일, 김훈 등의 대표작을 읽을 예정이다.

이번 책에 대한 인상을 일부 읽다 보니 서문에서 사정을 밝혔음에도 남성작가들만 다루었다고 유감을 표시한 분도 있다. 강의를 진행한 건 지난 2017년인데 여름학기에 여성작가 10명(특강때 다룬 강경애까지 포함하면 11명)에 대해 다루었고 가을학기에 남성작가 10명을 읽었다(특강에서는 <한국문학의 위상>을 다루었다). 그리고 책을 내는 과정에서 몇몇 작품이 갖는 대표성을 고려하여(<광장>이나 <당신들의 천국><난쏘공> 등) 남성작가 편을 먼저 내게 된 것. 여성작가 편도 내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문학에 대해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근대문학을 다룰 수도 있고(수년 전에 한 차례 진행했다) 2000년대 이후 문학을 다룰 수도 있다(일부 작가는 이미 다루었다). 그렇지만 세계문학 강의(올해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문학 강의를 진행한다)와 함께 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를 진행해야 하기에 아직은 계획일 뿐이다. 당장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야 계획을 더 진전시켜볼 수 있겠다.

<로쟈의 한국현대문학 수업>의 서문에 적었는데 2017년에 한국문학 강의를 두 시즌에 걸쳐 진행한 것은 나대로 대학 입학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첫 학기에 ‘문힉개론‘(권영민 교수) 강의를 듣고, 두번째 학기에 ‘한국근대문학의 이해‘(김윤식 교수) 강의를 들으며 나는 문학과 한국문학에 입문했다. 30년이 지나서 내가 무얼 얼마나 알고 이해하게 되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 것이다. 이를테면 벽에 기대 서서 자기 키를 재보는 것과 같은. 동시에 내가 얻은 인식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있다. 채무 청산이라고 할까.

내년까지는 도스토옙스키에게 진 빚도 갚고자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맘 2020-02-2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서는 예정에 없던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네요ㅠㅠ당연히 쌤 강의도 미뤄졌고요
거의 소리가 없는 도시가 됐습니다 무서울 정도예요
제가 사는 곳 바로 앞 이마트 병원 약국 등이 조금전부터 폐쇄들어갔다네요 여러생각들이 드네요 그나마 좋은거 하나라도 찾으라면 쌤처럼 다른 일정 접어두고 오롯이 읽고싶은것만 읽고 좋아하는 일만 할수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의 경우에만요
바깥에서 일하는 분들은 정말 위험한 상태고요
쌤 건강 잘 챙기세요~^^

로쟈 2020-02-21 20:52   좋아요 0 | URL
대구 상황이 안좋네요. 다들 무탈하시길.^^;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신천지가 열렸더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엊그제부터 코로나 사태는 신천지 사태로 전이된 듯싶다. 언제 진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운데 소위 잠복기라는 게 있으니 담주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사태로 강의가 취소되어 대구에는 4월에나 내려가게 될 듯한테 다들 무고하시길 바란다.

스위스문학기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와서 서서히 짐을 챙겨야 할 때가 되었다. 주요 목적지 가운데 하나는 실스마리아(표기는 ‘질스마리아‘와 혼용되고 있다. 영어식과 독어식의 차이인지도)의 니체하우스다. 관련해서 참고할 수 있는 게 이진우 교수의 책들과 니체 평전들이다. 그리고 예전에 봤던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도 다시 떠올렸다(제목대로 구름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니체와 관련해서 지난해 이탈리아문학기행 때 토리노의 알베르토 광장을 찾았었다. 그리고 이번에 바젤(바젤대학)과 실스마리아의 니체하우스를 방문한다. 따로 방문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독일 뢰켄에는 니체의 생가와 묘지가 있다. 뢰켄을 찾지 않더라도 니체하우스까지 방문하면 나로선 니체에 대해서 ‘면피‘는 한 게 된다. 벌써 건물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로쟈 > 존재와 존재자 사이

14년 전에 쓴 글이다. 레비나스를 읽은 지도 꽤 오래되었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해피 데이스>(문학동네)가 새로 번역돼 나왔다. 통상 <오, 행복한 날들>이라고 소개된 작품. 1961년작이다. 오래 전에 공연으로도 본 적이 있어서 친숙한데 새 번역본은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하다. 소개는 이렇다.

˝희곡 <해피 데이스>는 총 2막 구성이고, 등장인물은 50대 여자 ‘위니’와 60대 남자 ‘윌리’다. 태양이 작열하는 황폐한 광야의 언덕 꼭대기에 부인 위니가 허리까지 파묻혀 있고, 남편 윌리는 언덕 뒤에서 사지로 기어다닌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던져진 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이미지는 “또 천국 같은 날이야”라는 위니의 첫 대사와 함께 시작부터 충격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의 작품 속에서 남성의 욕망과 공포가 깃든 시선으로 묘사되곤 했던 여성이 처음으로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인간 실존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베케트의 주제가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을 통해 빈틈없이 발현됨으로써, 그의 부조리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압축된 정수를 보여준다.˝

베케트의 작품은 최근 들어 산문소설들이 계속 번역돼 나오고 있는데 아직 강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간에는 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다. 대표 희곡으로 <엔드게임>과 함께 <해피 데이스>도 강의 목록에 추가할 수 있겠다. 비록 희곡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마침 <엔드게임>도 최근에 <승부의 종말>(연극과인간)로 다시 번역돼 나왔다. 오래전에 강의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다룰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2-20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0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