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해피 데이스>(문학동네)가 새로 번역돼 나왔다. 통상 <오, 행복한 날들>이라고 소개된 작품. 1961년작이다. 오래 전에 공연으로도 본 적이 있어서 친숙한데 새 번역본은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하다. 소개는 이렇다.

˝희곡 <해피 데이스>는 총 2막 구성이고, 등장인물은 50대 여자 ‘위니’와 60대 남자 ‘윌리’다. 태양이 작열하는 황폐한 광야의 언덕 꼭대기에 부인 위니가 허리까지 파묻혀 있고, 남편 윌리는 언덕 뒤에서 사지로 기어다닌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던져진 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이미지는 “또 천국 같은 날이야”라는 위니의 첫 대사와 함께 시작부터 충격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의 작품 속에서 남성의 욕망과 공포가 깃든 시선으로 묘사되곤 했던 여성이 처음으로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인간 실존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베케트의 주제가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을 통해 빈틈없이 발현됨으로써, 그의 부조리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압축된 정수를 보여준다.˝

베케트의 작품은 최근 들어 산문소설들이 계속 번역돼 나오고 있는데 아직 강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간에는 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다. 대표 희곡으로 <엔드게임>과 함께 <해피 데이스>도 강의 목록에 추가할 수 있겠다. 비록 희곡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마침 <엔드게임>도 최근에 <승부의 종말>(연극과인간)로 다시 번역돼 나왔다. 오래전에 강의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다룰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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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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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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