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환란 중에(‘신천지가 겪고 있는 환란‘인지 ‘신천지가 몰고온 환란‘인지 해석은 신앙에 따라 다르겠다) 도올의 예수전이 출간되었다. <나는 예수입니다>(통나무).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에 이어지는 책인데 짐작에는 그 대중적 보급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강해‘ 같은 묵직한 책의 독자는 한정될 것이기에. 성경을 읽는 독자라면 ‘도올의 예수전‘ 정도는 필독하면 좋겠다.

˝도올이 걸어온 50년 신학탐색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금자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가복음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예수라는 인물의 실제적 정황을 찾아내고자 한다. AD 70년 예루살렘 멸망 이후의 폐허에서 예수를 인류의 보편적 메시아로 어필시키려는 마가의 차원 높은 의도와 사상적 고뇌를 포착하여 저자는 2천년 전의 예수를 피가 돌고 맥박이 뛰는 생동하는 오늘날의 인물로 살려낸다.˝

책이 세상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까(계몽주의의 오래된 기획이다)란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시대에 척도가 되는 저자가 몇사람 있다면 도올은 대표급이다. 지난해에 나온 한국현대사책으로 <우린 너무 몰랐다>가 갖는 의의이기도 했다. 지식(인식)의 가치를 재는 중요한 척도는 공유의 범위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알 그대로 있고(참된 앎을 혼자 간직하면 혼자만의 앎에 그치게 되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널리 알려서 나눠가지면 더 나은 세상이 되리라). 지식 코뮤니즘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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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책들‘ 카테고리에 적는다. 어젯밤에 문득 생각이 나서 사회학자 정수복의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생각의나무)을 주문했다(절판본이라 중고로). 2007년에 초판, 2012년에 개정판이 나왔으나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출판사가 사라지면서 책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 소장본이긴 하지만 (장서가들의 애로사항으로) 찾을 수가 없다.

˝<의미세계와 사회운동>를 펴낸 정수복의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탐구서. 근대 이후 한국 문화를 공유하는 구성원들 사이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거의 의식되지 않는 상태에 있으면서 구성원들 의 행위에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는 문화적 의미 체계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숙고하고 있다.˝

한국인론이나 한국문화론 관련으로 필독해볼 만한 책인데 출간시에는 숙독하지 않았다. 다시 찾는 건, 한국문학사 책들을 절판본까지 구해서 다시 들여다보면서 사회학자의 시각과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한국문학이 말하는 ‘한국인‘, ‘한국문화‘와 그 바깥의 시각으로 보는 ‘한국인‘, ‘한국문화‘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 이병주와 박경리 관련서들도 그래서 모으고 있다. 강의가 없을 때는 강의와 무관한 책들을 수집한다. 장서가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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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오늘따라 ‘지난오늘‘에 뜨는 글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좀 과장하면 책 한권 분량은 된다. 연재로 이어지는 것도 많은데 모두 올려놓기 불편해서, 일단 한국영화에 대해 적은 잡담만 공유한다. 이런 글을 썼던가 싶을 정도로 낯선데, 16년 전에 쓴 것이다.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인 것 같다. 홍상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를 본 건 러시아에서였다. 그의 필모그라피에선 드물게도 신통찮은 영화였다. 아, 오늘이 세계여성의 날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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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판이 유행하면서 다시 나오는 책들도 뉴스거리가 아니지만, 원고 외에는 다음주에도 강의가 없다는 핑계로 눈에 띄는 몇권을 꼽아놓는다. 다시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다시 구입해야 할 것인가는 흠, 고민을 해봐야겠다...
















먼저, 고전학자 브루노 스넬의 대표작 <정신의 발견>(그린비)이 다시 나왔다. 까치판은 1994년에 출간되었던 책이다. 소개에 따르면, "브루노 스넬의 <정신의 발견>은 베르너 예거의 <파이데이아>, 헤르만 프랭켈의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과 더불어 20세기 서양고전문헌학 연구를 대표하는 3대 연구서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정신의 발견>은 1989년 우리나라에서 희랍문학과 로마문학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전공자들이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이며, 언어 속에 ‘인간 정신의 구조’가 마련되어 있음을 밝혀낸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개에서 언급된 <파이데이아>는 지난해부터 번역본이 나오기 시작했고,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은 진즉 번역되었다. 세 번역 모두 김남우 박사가 번역에 참여한 공통점이 있다. 
















고전 리라이팅  시리즈 가운데 강대진 박사의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읽기>(그린비)도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앞서 <일리아스 읽기> 개정판이 나왔던 것과 같은 맥락. 
















두 권 모두 호메로스 서사시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리아스 읽기>는 오래 전 <일리아스> 강의 때 도움을 받았던 책이기도 하다.  
















신학자이자 저술가 김용규 박사의 <설득의 논리학>(웅진지식하우스)도 13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읽힌 논리 베스트셀러, 설득력 높은 말하기와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논리학 교양서 <설득의 논리학>의 개정증보판. 인문학 전 분야를 넘나들며 철학의 대중화를 이끈 저자는 현대인의 삶의 키워드인 ‘설득’에 초점을 맞춰 논리학 이야기를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간다."


당장 눈에 띄는 책들만 골라보았다...


20.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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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과 프랑크 루다(독일), 아곤 함자(알바니아), 3인 공저의 <마르크스 읽기>(2018)가 지난해말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문학세계사)로 번역돼 나왔다. 진작에 구해둔 책인데(영어판은 그보다 앞서 구했다) 이제야 진득하게 손에 들게 되었다.

마르크스건 지젝이건, 혹은 지젝의 마르크스건 강의 일정에 쫓길 때는 읽을 여유가 없었다. 푸슈킨의 소비극 제목을 빌리면 이런책을 읽는 게 나로선 ‘코로나 속의 향연‘에 해당한다(푸슈킨의 작품 제목은 ‘페스트 속의 향연‘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김규항의 <혁명노트>(알마)도 같이 읽어볼 만한 책. 재인용하자면 ˝김규항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언제 끝날지 모를 ‘전망 없는 세계’는 자본주의가 보이는 일시적 병증이 아니라 그 본래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국지적이거나 시의적인 관점을 넘어 자본주의의 본질과 구조를 직시하고, 자본주의 극복에 관한 나름의 견해를 마련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에서 지젝이 하고 있는 작업도 그와 동일한 성격의 작업이다. 다른 책들도 끼여 있지만 나는 이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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