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아가리 - 홍세화, 김민웅 시사정치쾌담집 울도 담도 없는 세상 2
홍세화.김민웅 지음 / 일상이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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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 자체가 또한 대단히 심각합니다. 박근혜 정권이 시작된 지 일 년이 되어 가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결과적으로는 그 폐해가 충격적입니다. 더군다나 더 위험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작동을 멈추게 하려는 사태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21쪽

홍세화: 저는 다른 글에도 썼지만 현 정권에는 기대할 게 없다고 봅니다. 가령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공약을 내세웠지만 거짓 공약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에견되었던 일입니다.(...) 이를테면, 정부가 주장한 기초노령연금을 실행하려면 결국 가진 자에게서 가져와야 하는데, 과연 박근혜 정부가 그럴 수 있을까, 저는 처음부터 의문스러웠다기보다 믿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감세정책은 주로 재벌과 부자들을 위한 것이었는데, 박근혜 정권의 정체성으로 볼 때 그것을 되돌릴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지난 공약들이 모두 허언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덧붙여 민주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부터 올바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주화는, 그것이 정치적 민주화든 경제적 민주화든 민중의 요구가 지배 세력에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배할 수 없을 때에 이뤄지는 것이지, 지배 세력이 시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런 건 민주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 2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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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컬렉션'에 적어두긴 하지만, 반드시 수집대상인 책들만 컬렉션 목록에 오르는 건 아니다. 때로는 관심을 가질 뿐인 책도 있다. 서점에서 책장을 열어보기는 하되 계산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꽂아두는 책들. 최근에 나온 중국 관련서들이 그런 관심의 경계선상에 놓인 책들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구입하거나 읽게 될 성싶지 않지만 출간 사실은 적어두려고 한다.

 

 

 

먼저 독일의 중국학자 알프레드 포르케의 <중국근대철학사>(예문서원, 2013)이 나왔다. 포르케판 '중국철학사 시리즈'의 완결판. "지난 2004년에 번역 소개된 <중국고대철학사>(소명출판사)에서 선진시대의 철학사 전반을 다루고 2012년의 <중국중세철학사>(예문서원)에서 한대와 위진남북조시대, 당대의 철학사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 선보이는 <중국근대철학사>에서는 송대와 명대, 청대의 철학사를 다루고 있다." 관심은 가져볼 수 있지만, 936쪽 분량에 책값도 65000원이 매겨져 있어서 사실 쉽게 엄두를 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서구, 특히 독일의 중국철학사란 점에서 궁금한 정도.

 


중국 본토에서 나온 중국철학사로는 북경대학교철학과연구실 편의 <중국철학사>(전4권, 간디서원, 2005)가 나온 바 있지만 이미 절판된 상태다(4권은 절판되지 않았지만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소장하고 있지만 중국철학사 중 가장 대표적인 건 펑유란의 <중국철학사>(까치, 1999)일 것이다. 영어판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책. 표준서라고 할까. 

 

 

프랑스의 중국학을 대표하는 학자는 마르셀 그라네인데, 그의 대표작 <중국 문명>이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았다. 수년 전 근간 목록에서 봤던 듯도 싶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아무튼 그라네까지는 관심도서에 속하지만, 알프레드 포르케의 <중국철학사>는 보류도서다.

 

 

이어서 민택의 '중국문학이론 비평사 시리즈'. 이 역시 대단히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보이는데, '양한시대'(2001)와 '위진남북조'(2008) '수당오대시기'(2008)까지 세권이 출간됐었다. 거기에 지난 연말에 한권이 더해졌다. <중국문학이론 비평사:송금원>(성신여대출판부, 2013).

 

 

해프닝이 좀 있는데, 이 책이 알라딘에는 <중국문학이론 이평사>(이화여대출판부, 2013)로 등록돼 있다. '비평사'가 '이평사'가 된 건 물론 오타인데, 알라딘만의 오타는 아니고, 네이버 검색에도 그렇게 뜬다. 출판사에서 보도자료를 잘못 넣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중간에 아무도 교정할 생각을 안 했다는 것. 게다가 출판사도 '성신여대출판부'가 엉뚱하게 '이화여대출판부'로 바뀌었다. 이건 알라딘만의 오류다. 게다가 송나라, 금나라, 원나라 시기를 다뤘다는 의미의 '송금원'이 알라딘에는 버젓이 '저자'라고 뜬다. 제목과 저자를 한자로만 박은 책을 펴낸 곳도 좀 무심하지만, 무지를 표나게 과시하는 알라딘도 생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표지 이미지 없이 <중국문학이론 이평사>라는 제목으로 뜰 때도 의심스러웠는데, 역시나 오기였다.

 

개인적으론 <중국문학이론 비평사>란 타이틀이면 충분히 읽어볼 생각이 있었는데, 이게 현재 나온 걸로만 4권짜리면 애기가 좀 달라진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그 정도로 자세하게 알아야 할 것도 아니고 읽을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관심도서에서 보류도서로 분류하는 이유다...

 

14. 01. 05.

 

 

P.S. 지난주에 구입한 중국 관련서 가운데 으뜸은 후지이 쇼조의 <중국어권 문학사>(소명출판, 2013)다. 저자는 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전공이 중국현대문학이라고 돼 있다. 루쉰에 관한 책이 몇 권 있는 걸로 보아 루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신뢰할 만한 이력의 저자가 내놓은 책이라 믿음직하다. 그래서 같은 저자의 <현대 중국문화 탐험>(소화, 2002)과 <현대중국, 영화로 가다>(지호, 2001)도 한꺼번에 구입했다(<현대중국, 영화로 가다>는 절판된 상태여서 중고로 구입했다). 그보다 먼저 <100년간의 중국문학>(토마토, 1995)가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처음 나왔었다는 데 절판된 지 오래 됐다(256쪽의 얇은 책이다). 이 또한 다시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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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슬라보예 지젝이 방한하여 경희대에서 집중강좌를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그와는 별도로 지젝의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읽기 강좌가 개설되기에 소개한다. 수유너머N의 '강독강좌'인데, 1월 8일부터 2월 5일까지 5회에 걸쳐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수유너머N 대강당에서 이루어지며, 최진석 박사가 강의한다(http://www.nomadist.org/xe/lecture/1616345). 미하일 바흐친 전공자로서 그렉 램버트의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자음과모음, 2013)와 미하일 리클린의 <해체와 파괴>(그린비, 2009) 등을 옮기고, <불온한 인문학>(휴머니스트, 2011) 등을 공저한 전력을 갖고 있다. 

 

 

 

사실 이번 겨울에 비슷한 강의를 나도 진행할 뻔했는데(미국문학 강의로 방향을 틀었다), 이젠 수고를 덜어도 되겠다. 저자 직강에다가 입문 강의까지 마련돼 있으므로 지젝을 읽어보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4. 0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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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 - 흔들리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학
현병호 지음 / 양철북 / 2013년 12월
절판


인문학적 통찰력을 기르는 데는 무엇보다 책읽기와 글쓰기가 주효하다. 책읽기 능력은 모든 학습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제대로 읽을 줄 알면 웬만한 공부는 혼자서 할 수 있다. 박사학위란 것도 따지고 보면 혼자 공부할 수 있음을 인정받는 것일 따름이다. 굳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책을 읽어 가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책을 만나게 되면서 관심의 넓이와 깊이가 더해진다. 아름다운 글, 통찰력이 번득이는 글을 읽다보면 글의 힘에 매료되어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생겨난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사고력이 자란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이해하는 독해력도 커진다. 문장력과 독해력, 사고력은 서로 맞물려 있다.-138쪽

지금 이 땅의 청소년들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시절 6년을 오로지 시험공부에 쏟고 있는데, 사실 입시 공부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에너지 낭비이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아이라면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2년 정도만 투자하면 충분하다. 진짜 책을 보는 데 익숙한 아이들이라면 교과서는 너무 시시해서 보고 싶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시험을 위해 필요하다면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아니면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이라도 읽어 본 아이라면, 세계사 교과서가 얼마나 빈약하고 시시한 책인지 알게 된다. 그런 가짜 책을 '진도'라는 이름으로 일 년씩이나 질질 끌면서 보는 일은 고역일 따름이다. 진짜 책을 보면서 진짜 공부를 한 아이들에게 입시 공부는 그다지 어려운 공부가 아니다. 물론 십여 년 동안 입시 준비만 한 아이보다 시험 점수가 좀 낮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웬만한 대학은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본다. 이후에는 입시 공부만 해온 아이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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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밀리면 일거리가 되기에 빨리 손을 보기로 한다.

 

 

 

1. 문학예술

 

문학예술분야에서 정이현 작가가 고른 책은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문학동네, 2013)다. 이미 지난달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올려놓은 바 있어서 덧붙일 말은 없다. 한달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원서로도 읽어보면 좋겠다. 그 사이에 <런어웨이>(곰, 2013)도 번역돼 나왔다. <디어 라이프>에 대해 정이현 작가는 이렇게 평했다. "이 단편들을 읽고나면, 소설이 한 인간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내면을 뒤흔드는 것은 틀림없이 가능하다고 믿게 된다. 문학이 읽히지 않는 시대, 노벨상 수상작가라는 후광 때문이든 무엇 때문이든, 우리가 이제야 앨리스 먼로라는 이름에 주목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이왕이면 한국 작가의 소설집도 같이 읽는 게 좋겠다.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민음사, 2013), 김숨의 <국수>(창비, 2014), 고종석의 <플루트의 골짜기>(알마, 2013)이 최근에 나온 눈에 띄는 작품집들이다.

 

 

내가 고른 책은 건축분야다. 천장환 교수의 <현대 건축을 바꾼 두 거장>(시공사, 2013). "여기 현대 건축을 바꾼 두 거장이 소개된다. 르 코르뷔지에와 함께 현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미스 반 데어 로에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겐하임미술관이 라이트의 작품이고 시그램 빌딩이 미스의 필생의 역작이다. 저자는 두 건축가의 삶과 그들의 철학, 그리고 대표 건축물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하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경우는 자서전을 비롯해서 참고할 만한 책이 몇 권 출간돼 있다.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한국건축으로도 눈길을 돌리면, '목천건축아카이브 한국현대건축의 기록' 시리즈의 첫 두 권으로 <김정식>(마티, 2013)과 <안영배>(마티, 2013)도 건축계 원로들의 구술집인데, "김정식 편에서는 코엑스, 인천국제공항, CGV 등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마주치는 건축물이 지어진 과정과 뒷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 건축의 외부공간>의 저자로 잘 알려진 안영배 편에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과정이 소상히 밝혀진다." 

 

  

 

2. 인문학

 

인문학 분야의 추천도서는 안형주의 <1902년, 조선인 하와이 이민선을 타다>(푸른역사, 2013)와 게르트 기거렌처의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살림, 2013)이다. 전자는 제목이 시사하듯 "최초의 하와이 이민자였던 안재창의 삶을 통해 재미 한인들의 생활상과 자강 운동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생각이 직관에 묻다>(추수밭, 2008)의 저자이기도 한 기거렌처는 " 통계와 숫자라면 덮어놓고 믿는 우리의 부주의한 습관에 경종을 울린다. 유방암이나 에이즈 검사 같은 의학의 영역 뿐 아니라 폭력·살인·DNA검사 같은 범죄수사와 재판의 영역, 일기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어떻게 속고 살아왔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한해를 시작하는 달이기도 하니까 '처음 읽는' 철학책들을 손에 잡아도 좋겠다. 연말에 <처음 읽는 윤리학>(동녘, 2013)이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과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에 이어서 바로 출간된 바 있다. 이 시리즈가 어떤 주제/분야로 더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독서욕을 부추기는 기획이다. 비록 만만한 난이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면 전체를 조감하도록 해준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의 추천도서는 요차이 벤클러의 <펭귄과 리바이어던>(반비, 2013)과 리치 노튼/나탈리 노튼의 <스튜피드>(미디어윌, 2013)다. 추천사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요차이 벤클러 교수의 <펭귄과 리바이어던>은 이타심과 선의에 기반한 협력의 시스템을 그려내고 있다. 벤클러 교수는 신경과학, 경제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정치학, 심리학, 윤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인식이 어떻게 틀렸는지를 입증해 보이고 있다."(왕상한 교수) 그리고 '위대한 성공의 시작 바보 같은 생각의 힘'이라는 부제의 <스튜피드>는 "상식과 달라서 ‘바보 같은 생각’ 혹은 ‘바보짓’이라고 치부되는 것들이 개인의 삶과 조직, 그리고 세상에 얼마나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지를 알려주고 있다."(전형구 위원)

 

 

거기에 더 얹자면, 좀 묵직하긴 하지만 <공통체>(사월의책, 2014)가 출간된 김에 네그리와 하트의 '제국 3부작'을 읽어보는 것도 충분히 해볼 만한 (무모한) 도전일 듯싶다. 사실 1월이 아니면 맘 먹기 어려운 독서 계획 아닌가.

 

 

 

4. 과학

 

과학분야에선 이한음 위원이 <서민의 기생출 열전>(을유문화사, 2013)을 추천했다. 같은 알라디너로서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서민(마태우스님) 교수의 책은 작년 연말에 '올해의 책'으로 자주 거명되기도 했다. 기생충과 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마틴 브룩스의 <초파리>(갈매나무, 2013)도 흥미를 끄는 책.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진화생물학을 연구한 저자 마틴 브룩스는 이 책에서 생물학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인공인 초파리를 통해 한층 더 흥미로운 생물학과 유전학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한권 더 보태자면 이동환의 <친절한 과학책>(꿈결, 2013). '과학에서 찾은 일상의 기원'이 부제인데, '친절함'은 과학 칼럼니스트인 저자의 솜씨가 발휘된 결과다.

 

 

 

5. 실용일반

 

실용일반 쪽에서는 김형경 작가의 <남자를 위하여>(창비, 2013)가 추천됐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 스스로도 몰랐던 남자 이야기를 통해 남녀가 온전히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하경 위원의 추천 이유다. 최광현 교수의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부키, 2013)은 제목은 정반대지만, 비슷한 성격의 심리치유서. 남성 우울증을 다룬 책으로 독일인 저자들이 쓴 <남자, 죽기로 결심하다>(시공사, 2013)도 제목은 살벌하지만, '어느 날 문득 삶이 막막해진 남자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이다.   

 

 

 

심리 치유서 내지는 심리 카운슬링 책들이 한때 붐을 탄 적이 있어서 지금도 관련서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랜디 건서의 <사랑이 비틀거릴 때>(웅진지식하우스, 2013),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베르너 바르텐스의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중앙북스, 2013), 미국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라는 매슈 켈리의 <왜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까>(소울메이트, 2013) 등이 얼른 골라본 책이다. 이 분야의 독자가 아니어서 나로선 감을 잡을 수 없지만, 당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독자라면 적당한 저자를 찾아서 조언을 구해보는 것도 좋겠다.

 

 

0. 입시가족

 

내 맘대로 고른 주제는 '입시가족'이다. 한국사회에서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입시'다. 가족사회학이 전공인 김현주의 <입시가족>(새물결, 2013)은 '중산층 가족'의 자화상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현실을 재고하게 만든다. 교육잡지 <민들레>의 발행인 현병호의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 2013)는 '흔들리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학'이 부제다. "한국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 스무 살 청년이 된 대안교육에 대한 성찰, 교육 정책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차분하게 말하지만 주장이 합당하며 명료하다. 여성학자 조주은의 <기획된 가족>(서해문집, 2013)은 작년 초에 나온 책인데, <입시가족>과 좋은 짝이 될 듯싶어서 다시 호출했다...

 

14. 01.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1927)를 고른다. <황야의 늑대>로도 번역돼 있는데, '이리'와 '늑대'가 독어로는 구분이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여하튼 <수레바퀴 아래서>나 <데미안>이 '청소년을 위한 헤세'라면 그가 50세에 출간한 <황야의 이리>는 '중년을 위한 헤세'다. 혹 헤세는 젊었을 때나 읽는 작가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편견을 단번에 불식시켜줄 작품이다. 1974년에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막스 폰 시도우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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