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전 막간에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고른 타이틀북은 힐러리 웨인라이트의 <국가를 되찾자>(이매진, 2014)다. '대중 민주주의의 실험실을 찾아가는 현장 탐사기'가 부제.

 

웨인라이트는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리, 영국의 루튼, 뉴캐슬, 이스트맨체스터,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이탈리아의 그로타마레, 스페인의 세비야까지 여러 지역을 찾아가 민중이 시장 경제에 맞서 공공성을 자기 손으로 지켜낸 실험을 기록했다. 낡은 제도가 실패할 때 민중이 창조하고 재발명한 ‘참여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하는 웨인라이트는 다양한 실험 속에서 대중 민주주의의 작동 원칙을 배우고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두번째 책은 이인우 기자의 <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길, 2014). 국가기관에 의한 간첩 조작 사건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폭로하고 있는 책인데, 함주명 사건은 이런 식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1931년생의 함주명이 1983년 겨울, 나이 쉰둘에 낯선 남자들에 이끌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으로부터 갖은 고문을 당한 뒤에 간첩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다음 해 5월 29일에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16년간 감옥 생활을 한다. 1998년 8.15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함주명은 단 하나의 목표, 즉 오직 재심(再審)을 통해 무죄를 밝히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2005년 7월 15일 재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라는 소리를 그제서야 들었다. 이 책은 평범했던 우리 이웃이 어떻게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에 의해 평탄했던 삶이 무서울 정도로 파괴되는지를 속살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간접(증거)조작사건의 귀결도 과연 얼마나 다를지 의심스럽다. 아마도 수년 뒤에는 또 다른 고발서가 나오지 않을까. '어느 조작간첩의 보안사 근무기', 김병진의 <보안사>(이매진, 2013)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세번째 책은 <가난의 시대>(동녘, 2012)의 저자 최인기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동녘, 2014). "그의 전작 <가난의 시대>가 도시빈민들이 살아온 긴 역사를 사료 중심으로 정리한 책이라면, 이 책에서는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데 더 집중했다." 부제는 '무엇이 그들을 도시의 유령으로 만드는가?'.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클, 2014)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네번째 책은 태비스 스마일리와 코넬 웨스트가 공저한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소담출판사, 2014)이다. 원서의 부제는 '빈곤 선언'이고 번역본 부제는 '빈곤 퇴치를 위한 12가지 제안'이다.

철학자와 방송인인 코넬 웨스트와 태비스 스마일리는 빈곤 문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끝에, 오늘날의 빈곤을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18개 도시를 돌며 ‘빈곤층 순방: 양심에 외치다’를 시작한다. 미국 전역을 돌며 참전 용사를 비롯해서 공장 노동자, 판매원, 공사장 인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가난한 이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수십 년간 계속된 소득 불균형의 원인과 빈곤에 관해 보다 근본적인 진실을 들려준다. 개인들이 겪고 있는 빈곤 문제를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시민들이 ‘1퍼센트의 부자들’ 쪽으로 치우쳐 있는 현재의 사회구조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1퍼센트'란 말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데, 좀더 정확하게는 '0.1퍼센트'다. 현재의 자본주의가 '0.1%를 위한 자본주의'로 급속하게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른 다섯번째 책은 한스 위르켄 크뤼스만스키의 <0.1% 억만장자 제국>(새로운제안, 2014)이다. 독일에서 나온 책이고, 작년에 나온 크리스티아 프릴랜드의 <플루토크라트>(열린책들, 2013)와 짝이 될 만하다. 저자가 말하는 '거대한 불평등의 근원'은 무엇인가(이것은 동시에 오늘날 국가가 망가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의 전 세계 0.1% 부자들의 이야기. 이들 0.1%에 포함되는 사람과 그 가족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불과하지만, 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자본주의가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돈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 듯 점점 더 그들의 세계에 집중되고, 그 나머지 99%의 영역에서는 실업이 증가하고 중산층이 사라지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부의 집중과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있는 0.1% 슈퍼부자 집단의 실체를 여러 매체와 연구자료, 사회과학적 분석방법 등을 이용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또한 그들이 가진 돈의 권력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ㆍ정치ㆍ문화ㆍ교육제도가 점점 더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익경쟁과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부패와 부조리한 현상 등을 파헤친다.

저자는 슈퍼부자들이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불평등한 자본주의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99% 스스로 0.1% 억만장자 제국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국가를 되찾자- 대중 민주주의의 실험실을 찾아가는 현장 탐사기
힐러리 웨인라이트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14년 4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4년 04월 12일에 저장
절판

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
이인우 지음 / 길(도서출판) / 2014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4월 12일에 저장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무엇이 그들을 도시의 유령으로 만드는가?
최인기 글.사진 / 동녘 / 2014년 4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4년 04월 12일에 저장
절판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 빈곤 퇴치를 위한 12가지 제안
태비스 스마일리 외 지음, 허수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4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14년 04월 1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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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주말에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이번 주에도 국외 저자로만 골랐다. 미국 소설가에서 러시아 기자까지다.

 

 

 

먼저, 토머스 핀천. 연보를 다시 확인해봤는데, 1937년생이고 생존 작가다. 요즘 핫하게 나오고 있는 필립 로스, 그리고 코맥 맥카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해럴르 블룸이 꼽은 뒤로는 곧잘 같이 거명되는데, 이 가운데 국내 독자들에게는 가장 덜 읽히는 작가였다. 이유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제49호 품목의 경매>(민음사, 2007)밖에 읽을 작품도 없었기에. 대표작 <중력의 무지개>(새물결, 2012)도 번역이 됐지만 '악명 높은' 책값 때문에(원가로는 9900원이다) 도서관에서 대출하지 않고서야 실제로 구입해서 읽은 독자는 희소할 것이다(촐판사에서는 1쇄를 700부 찍었다고 했다).

 

이번에 창비 세계문학의 하나로 나온 <느리게 배우는 사람>(창비, 2014)는 핀천의 초기작들로 접근성이나 가격 면에서 핀천 입문에 적격이지 않을까 싶다. 소개는 이렇다.

핀천은 현대사회를 비판적으로 통찰하는 특유의 상상력과 과학소설에 끼친 영향으로 싸이버펑크 SF문학의 선조로 인정받는 소설가로서, <느리게 배우는 사람>은 초기에 쓴 다섯편의 단편을 모아 작품을 쓴 때로부터 20여년이 지난 1984년에 출간한 것이다. 데뷔 장편이 나온 이듬해에 발표된 '은밀한 통합'(1964)을 제외한 나머지 단편들은 모두 핀천이 대학생 시절에 쓴 작품들이며 소설집에 실린 초기 다섯편의 작품을 보면 핀천이 이후에 발전시킬 주제와 스타일, 취향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학시절에 쓴 작품이라고 하니까 기억이 나는 건 코네대학 시절에 나보코프의 강의를 직접 들은 바 있다. 나보코프의 아내 베라가 핀천의 글씨체를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리포트가 깔끔했다고. 나보코프의 강의 중에서는 국내에 <러시아문학 강의>(을유문화사, 2012)만 소개됐고, <서양문학 강의>(원제는 그냥 <문학 강의>)와 <돈키호테 강의>는 번역되지 않았다. 핀천이 들은 강의는 <서양문학 강의>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우리도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두번째로 릭 게코스키. '희귀본 사냥꾼'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저자로 국내에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르네상스, 2007)와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뮤진트리, 2011)으로 소개된 바 있다(<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는 원제가 <나보코프의 나비>다). 이번에 나온 건 '처칠의 초상화부터 바이런의 회고록까지 사라진 걸작들의 수난사'를 다룬 <불타고 찢기고 도둑맞은>(르네상스, 2014). 분야가 미술로도 더 확장돼 독자층도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따져보니 게코스키의 책은 대부분 번역되는 듯싶다. 다작이 아닐 따름이고, 나 같은 애독자도 아주 없진 않다는 뜻이겠다.

 

 

 

세번째는 러시아의 여성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다. 2006년 암살 당시 부고 기사를 스크랩해놓은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8년 전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책들이 번역되고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 저자의 삶에 대해서는 한번 기억해두는 게 좋겠다.

1996년부터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 탐사보도팀에서 격주 칼럼을 연재하며 체첸 분쟁과 푸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많은 기사를 썼다. 안나는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인권 운동가이자 기자로, 수많은 살해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푸틴 정권하에 추진되는 반테러 정책의 추악함과 정권의 부조리, 민주주의 분쇄 작전을 낱낱이 고발했다. 2006년 10월 괴한의 총격을 받고 자신의 집 아파트 계단에서 사망했다. 2008년 <국제기자협회(API)>와 유럽의회는 의회 브리핑 실에 고인의 이름을 붙여 추모의 뜻을 밝혔고, 분쟁 지역 여성 활동가를 지원하는 단체인 <전장에 선 여성들>은 ‘안나 폴릿콥스카야 상’을 제정했다. 

체젠전쟁을 다룬 <더러운 전쟁>(이후, 2013)에 이어서 이번에 <러시아 다이어리>(이후, 2014)가 출간됐다. 2007년에 나온 책으로 '러시아 민주주의의 실패와 냉소, 무기력에 관한 보고'다. "푸틴의 재선을 위한 한낱 쇼로 전락한 2003년 12월의 의회 선거로부터 재선에 성공한 푸틴이 인권 운동과 민주주의 세력을 철저히 무력화시켜 나가는 2005년 8월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두브롭카 극장 인질극,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극 등 러시아에서 발생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꿰뚫으면서 저항할 의지도, 수단도 빼앗긴 국민들과 사망 직전에 몰린 러시아 민주주의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 준다." 이 두 권의 책보다 먼저 나왔던 <푸틴의 러시아>까지 포함하면 '푸틴 시대의 비망록'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시대의 양심이었던 그녀의 죽음을 다시금 애도한다...

 

 

14.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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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깜박한 일인데,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4월도 1/3이 지났으니 읽을 책도 1/3은 줄여야 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목록으로서의 의미도 있으니 하던 대로 고르도록 한다. 그 사이에 올해도 목련이 피고졌다.

 

 

1. 문학예술

 

정이현 작가가 추천한 책은 한국미니픽션작가모임에서 펴낸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호미, 2014)다. "이 책은 특별히 글쓰기 훈련을 해오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자기 이야기를 ‘소설화’하여 객관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을 띠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한 뼘 자전소설’이란 픽션과 픽션 아닌 것 사이의 어딘가에 놓인 새롭고 재미있는 장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평했다.

 

예술분야의 책으로 내가 고른 건 손수호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의 <도시의 표정>(열화당, 2013)이다. '서울을 밝히는 열 개의 공공미술 읽기’가 부제. 문화부 기자의 이력도 갖고 있는 저자는 <문화의 표정>(열화당, 2010)이란 문화예술론도 펴낸 바 있다. 공공미술에 관한 책이 드문 편인데, 우리 공공미술의 현실을 짚어보게 해주는 책이다.

 

 

 

더불어 봄날에 읽을 만한 시집도 몇 권 골라본다. 문학동네 시인선 50권째로 자선 시집 <영원한 귓속말>(문학동네, 2014)와 이영주의 <차가운 사탕들>(문학과지성사, 2014), 신해욱의 < syzygy>(문학과지성사, 2014) 등이다.

 

 

2. 인문학

 

인문학 분야의 책으론 정창석의 <만들어진 신의 나라>(이학사, 2014)와 존 그레이의 <동물들의 침묵>(이후, 2014)가 추천도서다. <만들어진 신의 나라>는 "일본의 천황제와 침략 전쟁의 논리를 분석하여 현대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조명한 책"이고, <동물들의 침묵>은 그레이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신에게 자신을 맡겼던 중세의 세계관뿐 아니라 근대 이후의 무신론과 휴머니즘도 과학을 통한 구원이라는 신화에 불과하다고 공격한다". 화제작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이후, 2010)의 독자라면 필독해볼 만하다(개인적으로는 한병철 교수의 책들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라면 존 그레이의 문체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본 관련서 몇 권도 이 참에 챙겨놓자면, 데이비드 스즈키와 쓰지 신이치의 <또 하나의 일본>(양철북, 2014)는 "캐나다에서는 일본인, 일본에서는 캐나다인인 데이비드 스즈키와 30세가 되어서야 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쓰지 신이치가 2년여 동안 일본 곳곳을 찾아다니며 직접 만난 사람들 이야기"다. 최석영의 <혼신의 힘>(인물과사상사, 2014) "혼신의 힘을 다해 인생과 대결한 일본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그리고 학술쪽으로 관심을 끄는 책은 윤수안의 <'제국일본'과 영어.영문학>(소명출판, 2014)이다. "영어와 영미문학이 일본 제국주의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그 제국의 언어가 식민지 조선에서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연구한" 책이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의 추천도서는 마이클 폴란의 <요리를 욕망하다>(에코리브르, 2014)와 공규택의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발칙한 생각들>(우리학교, 2014)이다. 후자는 청소년용인데,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폴란의 책은 사실 독서를 미루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인데, 혹시라도 요리에 관해 흥미를 갖게 될까 걱정돼서다. 원서에까지 눈길이 가는 걸 보면, 흠 손이 안 가게 주의해야겠다.

 

 


 

사회과학 쪽 책으론 연대와 공존, 공공성을 주제로 한 책 몇 권도 꼽아놓는다. 묵직하지 않아서 가볍게 손에 들 수 있는 책들이다. 개념사 시리즈로 나온 하승우의 <공공성>(책세상, 2014), 데루오카 이츠코의 <나는 사회인으로 산다>(궁리, 2014), 그리고 댄 핸콕스의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위즈덤하우스, 2014) 등이다.

 

 

 

4. 자연과학

 

이한음 위원이 추천한 책은 안상현의 <우리 혜성 이야기>(사이언스북스, 2013)다.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같은 옛 문헌들 속에 혜성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를 찾아본 이야기. 그리고 최근에 '세트'로 나왔는데,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의 100년사를 정리한 페드루 페레이라의 <완벽한 이론>(까치, 2014)과 만지트 쿠마르의 <양자혁명>(까치, 2014)도 이달에는 책장에 꽂아둘 만하다.

 

 

 

5. 실용일반

 

이하경 위원이 추천한 책은 김보경의 <낭독은 입문학이다>(현자의마을, 2014). "오랜 인문학적 사유의 과정과 낭독에 참여한 북코러스 회원들의 자기성찰 과정을 담았다." 독서모임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 모임에 참여하는 독자들도 참고할 만하다. 더불어 교양인문학 분야의 책들이긴 하지만, '실용적'으로 활용할 만한 책으로 박홍순의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한빛비즈, 2014)와 유범상의 <필링의 인문학>(논형, 2014)도 꼽아놓는다. '필링의 인문학'에서 필링은 feeling이 아니라 peeling을 가리키는데, 이런 의미라고 한다.

필링(Peeling)의 인문학은 인간을 정치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끊임없이 눈가리개를 문제 삼아 그것을 벗겨내는 것이다. 개인의 영혼은 채찍과 눈가리개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를 지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을 권력관계와 구조 속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이제 인문학은 개인의 이해와 힐링(healing)을 넘어 공동체의 갈등과 구조를 필링해야 한다. 힐링은 힐링 자체로 힐링되는 것이 아니라 필링과 필링의 정치를 통해 진정한 힐링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필링의 인문학은 진정한 힐링의 조건을 만들고, 생각하는 정치적 주체를 통해 작동할 것이다.

 

 

0. 예수 이야기

 

알라딘에서 요즘 화제도서 가운데 하나는 인간 예수의 이야기를 다룬 레자 아슬란의 <젤롯>(와이즈베리, 2014)인데, 이번주에는 이탈리아의 전기 작가 조반니 파피니의 <예수 이야기>(메디치미디어, 2014)까지 출간됐다. 관심을 갖게 되면, 그 주제의 책이 자주 눈에 들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에 폴 버호벤의 <예수의 역사적 초상>(영림카디널, 2010)도 구입했다. "신약성서에 있는 네 권의 복음서에 기술된 예수의 삶을 바탕으로 역사적 예수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약성서에 감춰진 인간 예수의 모습을 유추하고 있다." 보통의 상식으로 알고 있는 예수의 삶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한번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저자는 우리가 아는 영화감독 버호벤인데, 예수의 전기 영화를 찍고 싶어서 성경 세미나에 참여했다가 이런 책까지 쓰게 됐다고 한다...

 

 

 

버호벤 얘기가 나온 김에 덤으로 한권 더 고르자면 그의 영화 <스타십 트루퍼스>(1997)의 원작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황금가지, 2014)가 새로 번역돼 나왔다. 기존 번역본이 절판된 상태라 아주 요긴한 번역본이기도 하다. 군국주의를 미화한다고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작품이다. 실제로 그런지는 읽어보고 판단해볼 일이다...

 

 

14. 04. 10.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새로 번역돼 나온 니체의 <비극의 탄생>은 고른다. 열린책들판으로 나왔는데, 기존 번역본들과 비교해가며 읽어봐도 좋겠다. 사실 유명한 데뷔작이긴 하지만 <비극의 탄생>은 그렇게 만만한 책은 아니다. 그래도 다수의 번역본이 있는 만큼 여유를 가지고 도전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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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뭔가 그럴 듯해보일지 모르지만, 두 권의 책 제목일 따름이다. 정치철학 분야의 저서로 나란히 출간된 박성우 교수의 <영혼 돌봄의 정치>(인간사랑, 2014)와 이종은 교수의 <정의에 대하여>(책세상, 2014)가 그 두 권이다. 같은 분야의 국내서라는 점, 그리고 묵직하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영혼 돌봄의 정치>는 저자의 쳣 책으로 보이는데, '플라톤 정치철학의 기원과 전개'이 부제다. 짐작할 수 있지만 저자의 주전공이 플라톤의 정치철학이다. 플라톤 정치사상의 특징을 '영혼 돌봄의 정치'로 규정하고 해명하는 게 주된 내용이겠다. 플라톤 정치철학에 대해서는 박동천 교수의 <플라톤 정치철학의 해체>(모티브북, 2012)와 남경희 교수의 <플라톤>(아카넷, 2013) 등이 참고할 만한 국내서다. 국내 학자들의 이론적 관심사와 주장을 들여다볼 수 있겠다.

 

 

 

<정의에 대하여>는 묵직한 정치철학 주제들에 대한 책을 연이어 펴내고 있는 이종은 교수의 세번째 단독 저작이다(알라딘에는 저자가 따로 잡혀 있다). 앞서 <정치와 윤리>(책세상, 2010)와 <평등, 자유, 권리>(책세상, 2011)를 출간한 바 있다. <정의에 대하여>의 부제는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정의라는 문제는 고전적인 주제여서 이미 많은 책이 출간돼 있다(거슬러 올라가자면 플라톤의 <국가>부터 언급해야 할 터이다). 어떤 고유한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지 눈여겨볼 만하다.

 

 

 

정의란 주제가 나오면 이제는 고정 참고대상인 롤스의 <정의론>(1971)도 물론 자연스런 비교대상이다. 마이클 샌델 얘기까지 하면 너무 중복이 될 듯하기에, 언급은 롤스까지만.

 

여하튼 플라톤부터 롤스에 이르는 정치철학의 고전적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씨름하고 있는지 관람해보는 것도 독자의 권리다. '입장료'가 만만치는 않더라도...

 

14. 0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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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을 골라놓는다. 여러 권의 책을 꼽을 수 있지만 제목으로는 김상준의 <유교의 정치적 무의식>(글항아리, 2014)이 가장 눈길을 끈다. 기대만큼의 분량은 아니어서 긴가민가 하지만 소개에 따르면, "이 얇고도 작은 책은 그 외형적 인상과 달리 동서양 문명의 수천 년 역사, 그것의 빛과 그늘에 대해 ‘유교’를 화두 삼아 논하려는 진지하고도 두터운 내용을 담고 있다."

 

 

 

알라딘에는 저자 소개는 아직 뜨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감을 잡기 어렵지만, 흥미를 끄는 제목에다 첫번째 저작인 듯해서 '이주의 발견'으로 골랐다.

 

한편 '정치적 무의식'이란 말의 저작권자는 프레드릭 제임슨일 텐데, 유감스럽게도 그의 주저라고 할 <정치적 무의식>(1982)은 감감 무소식이다. 번역본이 곧 나온다는 얘기를 들은 게 10년은 된 듯싶은데, 이 정도면 '미스터리'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윌리엄 도울링의 입문서 <'정치적 무의식'을 위한 서설>(월인, 2000)이 미리 나온 게 멋쩍게도 십수 년 전이다. '원조'가 되는 책이 나와 주어야 '정치적 무의식'이란 제목이 붙은 책들도 체면이 좀 서지 않을까 싶다.

 

 

 

<유교의 정치적 무의식>과 같이 읽어볼 만한 관련서는 어떤 게 있을까. <500년 공동체를 움직인 유교의 힘>(글항아리, 2013) 같은 책이 유교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그런 걸 감안해서 읽어볼 만하겠고, 국외 한국학자들의 책으론 재출간된 마르티나 도이힐러의 <한국의 유교화 과정>(너머북스, 2013)과 <미야지마 히로시의 양반>(너머북스, 2014)도 일독해볼 만하다. 거의 '책사태' 수준이 된 지 수개월째라 제 때 책을 볼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한번 찾아봐야겠다...

 

14. 0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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