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전 막간에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고른 타이틀북은 힐러리 웨인라이트의 <국가를 되찾자>(이매진, 2014)다. '대중 민주주의의 실험실을 찾아가는 현장 탐사기'가 부제.

 

웨인라이트는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리, 영국의 루튼, 뉴캐슬, 이스트맨체스터,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이탈리아의 그로타마레, 스페인의 세비야까지 여러 지역을 찾아가 민중이 시장 경제에 맞서 공공성을 자기 손으로 지켜낸 실험을 기록했다. 낡은 제도가 실패할 때 민중이 창조하고 재발명한 ‘참여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하는 웨인라이트는 다양한 실험 속에서 대중 민주주의의 작동 원칙을 배우고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두번째 책은 이인우 기자의 <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길, 2014). 국가기관에 의한 간첩 조작 사건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폭로하고 있는 책인데, 함주명 사건은 이런 식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1931년생의 함주명이 1983년 겨울, 나이 쉰둘에 낯선 남자들에 이끌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으로부터 갖은 고문을 당한 뒤에 간첩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다음 해 5월 29일에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16년간 감옥 생활을 한다. 1998년 8.15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함주명은 단 하나의 목표, 즉 오직 재심(再審)을 통해 무죄를 밝히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2005년 7월 15일 재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라는 소리를 그제서야 들었다. 이 책은 평범했던 우리 이웃이 어떻게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에 의해 평탄했던 삶이 무서울 정도로 파괴되는지를 속살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간접(증거)조작사건의 귀결도 과연 얼마나 다를지 의심스럽다. 아마도 수년 뒤에는 또 다른 고발서가 나오지 않을까. '어느 조작간첩의 보안사 근무기', 김병진의 <보안사>(이매진, 2013)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세번째 책은 <가난의 시대>(동녘, 2012)의 저자 최인기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동녘, 2014). "그의 전작 <가난의 시대>가 도시빈민들이 살아온 긴 역사를 사료 중심으로 정리한 책이라면, 이 책에서는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데 더 집중했다." 부제는 '무엇이 그들을 도시의 유령으로 만드는가?'.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클, 2014)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네번째 책은 태비스 스마일리와 코넬 웨스트가 공저한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소담출판사, 2014)이다. 원서의 부제는 '빈곤 선언'이고 번역본 부제는 '빈곤 퇴치를 위한 12가지 제안'이다.

철학자와 방송인인 코넬 웨스트와 태비스 스마일리는 빈곤 문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끝에, 오늘날의 빈곤을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18개 도시를 돌며 ‘빈곤층 순방: 양심에 외치다’를 시작한다. 미국 전역을 돌며 참전 용사를 비롯해서 공장 노동자, 판매원, 공사장 인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가난한 이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수십 년간 계속된 소득 불균형의 원인과 빈곤에 관해 보다 근본적인 진실을 들려준다. 개인들이 겪고 있는 빈곤 문제를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시민들이 ‘1퍼센트의 부자들’ 쪽으로 치우쳐 있는 현재의 사회구조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1퍼센트'란 말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데, 좀더 정확하게는 '0.1퍼센트'다. 현재의 자본주의가 '0.1%를 위한 자본주의'로 급속하게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른 다섯번째 책은 한스 위르켄 크뤼스만스키의 <0.1% 억만장자 제국>(새로운제안, 2014)이다. 독일에서 나온 책이고, 작년에 나온 크리스티아 프릴랜드의 <플루토크라트>(열린책들, 2013)와 짝이 될 만하다. 저자가 말하는 '거대한 불평등의 근원'은 무엇인가(이것은 동시에 오늘날 국가가 망가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의 전 세계 0.1% 부자들의 이야기. 이들 0.1%에 포함되는 사람과 그 가족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불과하지만, 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자본주의가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돈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 듯 점점 더 그들의 세계에 집중되고, 그 나머지 99%의 영역에서는 실업이 증가하고 중산층이 사라지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부의 집중과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있는 0.1% 슈퍼부자 집단의 실체를 여러 매체와 연구자료, 사회과학적 분석방법 등을 이용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또한 그들이 가진 돈의 권력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ㆍ정치ㆍ문화ㆍ교육제도가 점점 더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익경쟁과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부패와 부조리한 현상 등을 파헤친다.

저자는 슈퍼부자들이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불평등한 자본주의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99% 스스로 0.1% 억만장자 제국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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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되찾자- 대중 민주주의의 실험실을 찾아가는 현장 탐사기
힐러리 웨인라이트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14년 4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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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
이인우 지음 / 길(도서출판) / 2014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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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무엇이 그들을 도시의 유령으로 만드는가?
최인기 글.사진 / 동녘 / 2014년 4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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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 빈곤 퇴치를 위한 12가지 제안
태비스 스마일리 외 지음, 허수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4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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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억만장자 제국- 거대한 불평등의 근원
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 지음, 류동수 옮김 / 새로운제안 / 2014년 4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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