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터턴의 말˝이란 제목이 붙여졌어도 되었을 책이다. <찰스 디킨스>에서 따온 대목. 강의에 참고하려고 구하긴 했는데, 언제 읽어볼지는 모르겠다. 번역되면 좋겠다(다행히 두꺼운 책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슬픔과 비관은 정반대다. 슬픔은 무언가에 가치를 두어서 생기지만, 비관은 그 무엇에도 가치를 두지 않아서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질고 잔인한 일을 많이 겪고도 누구보다 세상을 낙관하는 시인들을 자주 보지 않는가. 오랜 고통에서 벗어난 그들은 늘 인생을 낙관한다. 가끔은 그 정도가 지나쳐 역겨울 지경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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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상가의 선집이 1000쪽 넘는 분량으로 나온 적이 있던가(두꺼운 평전들은 있었지만). <존 스튜어트 밀 선집>(책세상)이 그런 점에서는 기록을 세운 듯싶다. 계기는 물론 <자유론>이 '알릴레오'의 서평도서가 된 것 때문으로 보인다. 서병훈 교수의 번역본이 대표 번역본으로 선택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선집은 역자의 밀 번역을 한권에 다 모은 것이다. 모두 여섯 권인데, <공리주의><종교론><자유론><대의정부론><사회주의론><여성의 종속>까지다. 





























이 가운데 <공리주의><종교론>(<종교에 대하여>)<자유론><여성의 종속>까지는 책세상 문고본으로 따로 읽을 수 있고, <사회주의론>은 역자의 첫 번역으로 보인다(다른 번역본이 나와있다). 
















문제는 <대의정부론>. 애초에 아카넷에서 나왔는데, 이번 <선집>으로 옮겨가면서 절판되었다. <대의정부론>에 대해선 이 <선집>이 유일한 번역본이 되었다. 참고로 서병훈 교수의 밀 연구서는 밀과 토크빌을 자유주의 정치사상의 대표자로 같이 다룬 <민주주의>와 <위대한 정치>가 있다. 





























<선집>이 포함되지 않은 밀의 주저로는 <정치경제학원리>와 <윤리학 논고> 그리고 <자서전>(다수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 등이다. <선집> 덕분에 밀 저작의 정리가 간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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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세계문학을 주로 강의하면서 자연스레 근현대 세계사 내지 세계경제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더불어 한국사회에서 근대적 전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도 관심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주제에 관한 읽은 만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시간에 쪼들리면서도 눈은 호강하고 있다. 
















먼저 꼽을 만한 책은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의 '문명학총서'로 나온 두 권이다. 특히 박근갑 교수의 <문명국가의 기원>(나남)이 대한제국기 근대적 주권사상이 어떻게 수용되고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되짚어보게 한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 '한국개념사총서'가 유익한, 그러면서 필수적인 참고가 된다. 
















<헌법><만국공법><국가.주권> 등이 타이틀도 중요한데, 특히 <국민. 인민. 시민> 같은 책은 정치주체에 대한 이해와 관련하여 필독서에 해당한다. "국민ㆍ인민ㆍ시민이라는 개념 속에는복합적인 의미들이 혼재해 있다. 분화되지 않은피지배층‘민民’을 가리키던 전통어휘로부터 정치의 주권자이자 인격적 주체를 뜻하는근대 개념어로 전환되어온 긴 역사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 세 개념은 송호근 교수의 '탄생 3부작'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순차적으로 탄생한 통시적인 개념이지만, 공시적인 개념으로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 인민을 주체의 형상으로 보면 그 이전 단계가 '백성'이다. 정치적 근대란 통치의 대상이었던 백성이 (인민, 시민, 국민과 같은) 정치주체로 탄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시기가 고종시대다(더 당겨질 수 있는지?). 최근에 나온 '고종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네 권 가운데 세권을 구입했다). 


 














고종에 대해선 이태진 교수의 <고종시대의 재조명>(2000)과 함규진 교수의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2015) 등이 긍정적으로나 중립적으로 보려고 한 시도이고, 최근에 나온 박종인의 <매국노 고종>이 그 대척점에 있는 책이다. 나로선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기보다는 시대라는 프리즘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소위 동아시아 근대라는 시각(이런 시각의 책들이 무진장 나오고 있다).
















근대의 충격을 수용하는 과정에서의 차이는 한두 사람의 판단(오판) 문제를 넘어선다는 생각이다. 청제국도 그랬지만, 군주제 국가는 체제나 제도가 쉽게 바뀌기 어려웠다. 일본의 경우는 문치국가가 아니었기에 미국 군함의 위용 앞에서 바로 승복할 수 었었다는 미야지마 히로시의 설명이 간명하다. 이런 책들을 계속 읽어나가는 것도 올 한해의 독서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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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zone 2021-01-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쏟아지는 책더미를 앞에 두고 눈이 호강하고 있다 여기는 로쟈쌤과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투덜대는 나 사이의 간극은 앞으로 얼마나 더 벌어질런지.
 

역시나 책정리 페이퍼다. 미래 혹은 미래학 분야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인류세와 기후변화이고 그와 함께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세상도 꼽을 수 있다. 전자는 따로 다뤄야 하고, 사이즈가 작은 후자만 언급한다. 사이즈가 작다는 건 내가 언급할 수 있는 책이 몇 권 정도로 한정돼 있기 때문.


 














가장 먼저 꼽을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다큐 제작자 제니 클리먼의 <AI시대, 본능의 미래>(반니)다. 처음 소개되는 저자이고, 원제는 '섹스 로봇과 배양육'. '배양육'으로 옮겨진 '비건 미트'는 채식주의자용 가짜 고기(동물에게서 얻은 고기가 아닌)를 가리킨다. 제목은 두 가지를 빠뜨리고 있는데, 탄생(인공자궁)과 죽음(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 자살기계)까지, 네 가지 주제를 다룬 책이다. 현장 르포라는 게 강점. 원서의 표지는 혐오감을 주는군.
















두번째 책은 바이런 리스의 <제4의 시대>(쌤앤파커스). 인공지는의 시대를 저자는 '제4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책은 "로봇공학과 AI가 중심이 된 제4의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가 우려하던 대로 인간은 슈퍼인공지능에 이용당하는 신세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AI를 이용해 천재 500명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초인류가 될 것인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고자 한다. 역시 처음 소개되는 저자. 이 책은 원서의 표지가 더 나아 보인다. 
















세번째는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의 <AI 마인드>(터닝포인트). 재작년에 나온 책으로 '세계적인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알려주는 진실'이 부제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개발자 및 기업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와 관련된 진실을 조명하고 있다." 즉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게 장점.
















덧붙이자면, 제리 카플란의 책들, 그리고 국내서 구본권의 <로봇시대, 인간의 일>(어크로스) 등이 AI시대, 혹은 로봇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책들이다. 당장은 코로나밖에 보이지 않지만, 코로나의 안개가 걷히면 바로 맞딱드리게 될 현실일지도 모른다...















아, 생각난 김에, 두 권의 <초예측>.
















그리고 해마다 나오는 책으로 <한국의 논점 2021>(북바이북)과 <세계미래보고서 2021>(비즈니스북스). <세계미래보고서>는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올라가 있는데, 예전부터 그랬던가. 비즈니스'를 잘하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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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은(매일 많은 저자와 책을 발견한다. 서평가의 직업병이다) 체스터턴의 <하나님의 수수께끼가 사람의 해답보다 더 만족스럽다>(비아토르)다. 원저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체스터턴의 아포리즘 모음집이다. 딱히 구매할 이유도 없지만, 체스터턴의 방대한 저작을 따로 훑을 게 아니라면 유용한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기독교 변증가로서 체스터턴의 주저는 <정통>(몇 종의 번역본이 있다), <영원한 사람>(작년에 처음 번역됐다). 
















소설가로서 체스터턴의 대표작은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제외하면 <목요일이었던 남자>가 번역돼 있다. 지난해 강의에서 다룬 작품. 나로선 체스터턴이 '영국의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여겨진다. 차이라면 걸작이 없는 거장이라는 것(추리문학에 한정하면 '거장'으로 불릴 수도 있겠지만).
















체스터턴과 함께 떠올린 건 영국의 가톨릭 작가다. 당장 생각나는 이름은 그레이언 그린인데, 아직 한번도 강의에서 다루지 못했다(여성 작가로는 뮤리얼 스파크와 아이리스 머독이 대표적이다. 모두 지난해 강의에서 다뤘다). 단편집도 번역돼 있지만 강의에서 다룬다면 현재로선 <권력과 영광>(1940) 정도다. 


 














그밖에 영화로 유명한 <제3의 사나이>와 <폭탄파티> 등이 번역돼 있지만, 세계문하전집판으로는 더 나온 게 없다. '문학 속의 종교' 같은 주제의 강의를 진행한다면 필히 포함해볼 수 있는 작가다(나도 궁금하다). 한국작가로는 김동리, 황순원, 김은국, 이승우 등을 떠올려볼 수 있다.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난 김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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