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살림)을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읽어보면 좋겠다고 적었는데 그보다 더한 강적을 빠뜨렸다.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의 <카를 마르크스>(아르테)다. ‘위대함과 환상 사이‘가 부제. 번역본상으로 무려 1000쪽이 넘어가는 대작 평전이다(책값도 7만원이 넘어간다). 가히 올해 나올 책 가운데 일찌감치 종결자가 등장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2016년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가디언‘ 등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2016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출간하자마자 마르크스의 인간적인 모습과 사상을 19세기 풍경을 통해서 ˝풍부하고 섬세하게˝ 다룬 새로운 평전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이자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인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도전적인 서평을 받는 등 마르크스의 이론적 계보를 잇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적인 저작이 되었다.˝

캘리니코스의 도전적인 서평이 나왔다는 것은 비판을 받았다는 것으로 읽힌다. 캘리니코스의 마르크스관과는 충돌한다는 얘기 같다. 캘리니코스나 ‘맑스 재장전‘파와 전선을 형성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역자 홍기빈 박사의 해제를 참고해봐야겠다. 원서도 구입하려니 책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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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남 운중동 명태집에서
속초산 명태집에서
명태조림으로 저녁을 먹으며 왜
어떤 건 명태조림이고 어떤 건 코다리조림인가
잠시 궁금해하다가 같은 건가 싶다가
건조건 반건조건 어차피 명태인데
코다리조림도 실상은 명태조림 아니냐
그런 걸 물어보는 건 또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 나름
나도 지식인인데 분자도 지식분자인데
알 건 알고 모르는 건 대충 알고
그런 것인데

그러다
바라본 대형사진의 속초항 속초바다
절반의 고향이건만 못 보던 항구인가 싶어
못 가본 지 오래구나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실향민 아바이마을도 저만치
있구나 싶었다 속초는 38선 이북이니
속초산 명태는 원래 이북에서 넘어온 자들
한류를 타고 내려온 자들
명태조림을 먹었다고 또 검색해보니
명태가 12년만에 동해로 돌아왔단다
동해 연안에서 자취를 감춘 명태가 돌아올 조짐
그러고는 오늘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고
짜맞춘 것 아니냐 싶게 만나고
이건 실화냐

남북 정상회담은 11년만이라
잃어버린 11년이라 하고
명태는 12년만이라 잃어버린 12년
때 맞춰 명태가 돌아오고
때 맞춰 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때 맞춰 나는 어제 명태조림을 먹었구나
명태잡이배 타던 옆집 명수네 아버지도 생각나고
그건 어느덧 38년도 더 전
세월인 줄 알았는데
오늘은 그게 역사로 보인다
흔하디 흔하다 싶던 명태도
때로는 역사적 명태로 등극하느니
그건 모르는 자들 빼고는
다 아는 일
한갓 명태조림 먹은 일로 시를 썼다고
불평하는 자들만 모르는 일
먹여줘도 모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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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류의 책을 좋아하는데 특히 작가나 사상가의 평전이라면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다(정치가 평전은 망설일 때가 있다). ‘이주의 평전‘을 고른다면 단연 <발터 벤야민 평전>(글항아리)다. 원저는 진작 구했었고 번역본이 나오길(번역되지 않는 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기다리던 책이다. 공저자는 영어판 벤야민 선집을 번역한 벤야민 전문가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벤야민의 삶에 대한 객관적 접근과 동시에 연민·이해의 잣대이며, 다른 한편 한 개인의 삶을 철저히 학술과 비평의 관점에서 꿰어내는 점이다. 즉 단락 하나하나, 페이지 한 쪽 한 쪽이 그의 논문과 에세이들을 인용·압축하고 그에 대한 비평적 서술을 곁들여 삶에 대한 평전이면서 텍스트에 대한 서평이나 비평에세이의 성격을 갖는다.˝

몇년 전에 나온 듀오그라피 <벤야민과 브레히트>(문학동네)도 얼마전에 원서를 구하고 독서 준비를 마쳤는데 이번에 <발터 벤야민 평전>이 추가되어 의욕은 충만하다. 기력이 받쳐주느냐가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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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강의차 KTX에 몸을 실었다. 오늘 강의는 <안나 카레니나>. 아침에 워밍업 삼아 안나를 소재로 시도 한편 썼다. 지난 월요일부터 매일 한편씩 쓰는 중이다. 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억지로 막아두지는 않으려고 한다. 20년만에 쓰는 기분도 나쁘지 않기에.

두달 정도 강의를 하면 한주쯤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5월 첫주 강의를 최소로 잡았지만 그 사이 특강들이 채워져서 예상했던 휴식은 취하지 못할 것 같다. 게다가 후반기에 다룰 책들 가운데 처음 강의에서 읽는 작가와 작품이 여러 편이라 준비도 필요하다. 마크 트웨인과 헨리 제임스를 읽을 예정이고 울프의 <올랜도>도 강의에서 처음 다룬다.

분기별 혹은 작가별 강의가 끝날 때마다 물개 조련사들이 정어리를 던져주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포상을 내린다. 이번주에 종강한 일본근대문학 강의와 관련해서는 ‘일본현대문학사 시리즈‘를 중고로 구입했다. 동국대출판부에서 나온 시리즈로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라 ‘사라진 책들‘에 속한다. <일본 메이지문학사><일본 다이쇼문학사><일본 쇼와문학사>로 구성돼 있고 저자는 모두 다르다. 다만 역자가 공통이어서 역자의 기획으로 보이는 시리즈다.

가라티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과 가토 슈이치의 <일본문학사서설>(전2권) 등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문학사인데(영어책으로는 로널드 킨의 <일본문학사>도 갖고 있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다) ‘일본현대문학사 시리즈‘가 보강됨으로써 제법 든든해졌다. 다음에 또 일본근현대문학 강의를 진행한다면 내용을 좀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겠다. 아마도 한두번 정도 더 다룰 수 있지 않을까. 강의할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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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다(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200주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같은 해에 태어나서 1883년에 똑같이 세상을 떠났다). 당연하게도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 유산을 되짚어보는 책들이 연이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책으로는 토머스 스타인펠트의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살림)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독일에서 나온 책으로 제목 값을 할지는 받아봐야 알겠다.

˝명성, 선언, 돈, 자본 등 16개의 키워드를 뽑고 마르크스의 이론을 적용하여 수필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마르크스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옹호할 것은 옹호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인다. 지은이의 문학·음악 등 예술 분야의 폭넓은 식견이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하며 우리에게 마르크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여준다.˝

로날드 뭉크의 <마르크스 2020>(팬덤북스)는 표지의 인상과는 달리 정색하고 마르크스의 유산을 다룬 책이다.
˝68혁명 이후 세대와 1989년 소련 해체 이후 세대는 날이 갈수록 힘을 잃어 가는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후기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심지어는 포스트정치철학들에서 새로운 신념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러한 모순이 이 책의 핵심 주제이다.˝ 원저도 봐야 가늠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공산당 선언>(도서출판b)의 새번역본도 나왔다. 하반기에는 나대로 <공산당선언>에 대한 강의를 할 수 있을지 점검해봐야겠다. 그러자니 읽어야 할 책이 또 산더미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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