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작지 않은 역사' 시리즈의 책이 예상보다 빠른 템포로 출간되고 있다. 세번째 책으로 윌리엄 바이넘의 <창의적인 삶을 위한 과학의 역사>(에코리브르, 2016)가 나왔길래 상기하게 된 일인데, 앞서 존 서덜랜드의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에코리브르, 2016)와 나이젤 워버턴의 <생각하는 삶을 위한 철학의 역사>(에코리브르, 2016)가 차례로 나왔었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이 <과학의 역사>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에서 뉴턴, 아인슈타인, 크릭과 왓슨을 거쳐 디지털 혁명에 이르는 위대한 모험의 역사를 수록한 책이다. 문명의 발생부터 디지털 시대에 이르는 과학이 40개의 짤막한 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장의 내용을 서술할 때, 먼저 사회적 배경을 찬찬히 설명해줌으로써 당시 과학의 상태나 발견들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바이넘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듯한데, '가장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의학사>와 펭귄판 <종의 기원>의 서문을 쓴 걸로 보아 상당히 권위 있는 학자로 보인다. 그렇잖아도 문학사와 철학사에 비해 과학사 책이 부족해 보이는 터라(따지고 보면 문학사 책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여하튼 반갑다.

 

 

한편 나이젤 워버턴의 <철학의 역사>는 처음 소개되는 책이 아니다. <철학자와 철학하다>(에코리브르, 2012)로 나왔던 책의 개정판. 알고 보면 <문학의 역사>보다 먼저 나온 셈이다.

 

 

'결코 작지 않은 역사'는 예일대출판부의 '작은 역사(A Little History)' 시리즈를 옮긴 것인데, 어떤 책들이 더 나오는 건지(기획이 어디까지 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해서 찾아봤다.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건 세 종이 더 있는데, 이미 번역돼 있는 <곰브리치 세계사>(비룡소, 2010)를 제외하면 <미국사>와 <종교사>가 더 남아 있다. <미국사>까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사>는 번역돼 나왔으면 싶다...

 

16. 0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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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이 굴드의 자연학(자연사) 에세이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판다의 엄지>(사이언스, 2016)가 다시 나왔다. 지난 1998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다. 그의 단독 저작 가운데 내가 제일 처음 읽은 게 <다윈 이후>(범양사, 1988)이었고, 그 다음이 <판다의 엄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후로도 여러 권이 더 번역되었는데, 최근에 나왔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시리즈 세 권과 같이 묶어서 리스트로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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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의 엄지- 자연의 역사 속에 감춰진 진화의 비밀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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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현암사 / 2014년 4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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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플라밍고의 미소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명주 옮김 / 현암사 / 2013년 11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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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덟 마리 새끼 돼지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명남 옮김 / 현암사 / 2012년 2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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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개되는 저자는 아니므로 '발견'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매번 출간 소식이 반가운 저자는 영국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이다. 지난해부터 부쩍 책이 자주 나오는데(확인해보니 그래봐야 네 권이지만) 이번에 나온 건 <낙관하지 않는 희망>(우물이있는집, 2016)이다(원저는 예일대판과 버지니아대판, 두 종이 있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얼른 가늠해보기 어렵다. 소개는 이렇다.

 

"저자의 희망에 대한 생각은 삶에서 낙관주의의 역할에 대한 확고한 거절로 시작한다. 그것은 오히려 합리화의 구조 혹은 진실된 분별력 대신 한 사람의 기질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친숙하지만 제대로 규정하기 힘든 단어인 희망의 의미를 분석한다. 그것은 감정인지, 열망과는 어떻게 다른지, 미래에 집착을 하는지 등.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비극적 희망의 새로운 개념을 꺼내든다. 이글턴이 감지하는 희망은 경박한 낙관주의에 오염된 희망을 정련하고 제련하는 것으로서 '희망과 욕망의 비극적 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저평가되어온 희망의 가치를 상승시켜서 '희망과 절망의 역리적逆理的 관계'를 교차하고 융합한다."

이런 소개글은 대개 담당 편집자가 작성하는데, "이글턴이 감지하는 희망은 경박한 낙관주의에 오염된 희망을 정련하고 제련하는 것으로서 '희망과 욕망의 비극적 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저평가되어온 희망의 가치를 상승시켜서 '희망과 절망의 역리적逆理的 관계'를 교차하고 융합한다."는 건 이글턴의 문체를 미리 맛보게 하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하지는 않다. 거기에 뒤이어 나오는 "그렇게 했을 때에만 이글턴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희망"의 여건을 조성하고 에른스트 블로흐의 허망하고 낙관적인 희망에 대항하는 '값지고 현실적인 희망'의 조건을 구성할 것이다."란 문장도 마찬가지다(에른스트 블로흐의 의문의 1패로군).

 

 

 

블로흐의 주저인 <희망의 원리>는 박설호 교수에 의해 완역본이 나왔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이고, 박 교수의 '에르스트 블로흐 읽기'만 세 권까지 나와 있다. 김진 교수의 <에르스트 블로흐와 희망의 원리>(울산대출판부, 2006)도 가이드북이다(목적지가 사라진 가이드북?). 

 

모호한 소개글보다는 차라리 슬라보예 지젝의 추천사가 명쾌하다. "우리가 빠져든 곤란지경의 도처에서 횡행하는 낙관주의는 당연히 가짜이다. 오직 진정한 희망을 지참한 사람들만이 우리가 다가가는 지옥을 감히 직시할 수 있다. 이 책은 암담해져가는 현대에 적확하게 들어맞는 진실한 종교의 가장 뛰어난 고백서이다." 그래서 이 또한 장바구니로...

 

16.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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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문해서 당일배송으로 받은 책의 하나는 노먼 메일러의 데뷔작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민음사, 2016)다. 1923년생 작가의 1948년작이니까 25살에 발표한 작품. 그럼에도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최고의 소설'(타임)이라는 평판을 얻었고, '모던 라이브러리'가 꼽은 '100대 영문 소설'에 포함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나자와 사자>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지만 절판된 지 오래돼 다시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책이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밤의 군대들>(민음사, 2007)이 나온 게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9년 전이다(이렇게도 시간 감각이 떨어지다니). 또다른 수상작 <처형인의 노래>까지 나온다면 메일러의 작품은 대략 갖춰진 셈이 된다.

"이 작품으로 문단의 혜성처럼 떠오른 노먼 메일러는 1967년 펜타곤에서 있었던 베트남 반전 시위를 소재로 한 <밤의 군대들>(1968)로 퓰리처 상과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1979년 출간한 <처형인의 노래>로 두 번째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반세기가 넘도록 활발하게 활동하며 미국 사회를 심도 깊게 조명해 온 노먼 메일러, 그의 문학적 단초이자 작가라는 타이틀을 준 작품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는 21세기를 훌쩍 넘긴 현재, 아직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찾아보니 원서는 50주년 기념판(1998)을 포함해 여러 종이 나와 있다(저작권 독점이란 게 없는 건가?). 적당한 걸로 구입해봐야겠다...

 

16.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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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을 고른다. 패트리샤 코헨의 <중년이라는 상품의 역사>(돋을새김, 2016). 제목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알고 보니 <나이를 속이는 나이>(돋을새김, 2014)란 제목으로 한 차례 나왔던 책이다. 제목과 표지 갈이를 하고서 다시 나온 셈인데, 여하튼 전보다는 눈에 띄는 책이 되었다.

 

"오랫동안 뉴욕 타임스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방대한 자료 수집과 생생한 인터뷰를 토대로 ‘중년에 관한 최고의 연구 보고서’를 펼쳐낸다.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 중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미래 사회를 위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내용이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데, 문제는 어떻게 풀어냈느냐는 것이겠다.

 

 

돌이켜보니 중년을 주제로 한 책을 여럿 읽었다. 데이비드 베인브리지의 <중년의 발견>(청림출판, 2013)과 바버라 스트로치의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해나무, 2011), 윌리엄 새들러의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사이, 2006) 등인데, 그래도 <중년이라는 상품의 역사>에 눈길이 가는 걸 보면, 확실히 중년은 중년인 모양이다. 새로운 얘기가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16. 0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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