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지식의 의지에 관한 강의>(난장)를 잠시 펼쳤다가 편집자 각주에서 오이겐 핑크의 <니체>(1960)에 대한 언급을 보고서 책장에서 빼왔다. 오래전에 사라진 책이지만 마침 복사본을 갖고 있어서다. 한국어판이 <니이체 철학>(형설출판사, 1984)이라고 나왔었다. 역자는 하기락 선생.

기억에는 철학과 대학원 강의에서 소개받고 도서관 책을 복사했다. 영어판은 구하지 않은 듯한데 확인해보니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절판되지 않았더라고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지만). 핑크는 후설의 조교를 역임했고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데카르트적 성찰>(한길사)의 출간에 관여했다. 그의 니체론이 독어권에서도 여전히 읽히는 책이라면 번역본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피터 버크의 책을 보다가 푸코의 지식론에 다시 눈길을 돌리게 되었는데, 진척이 생기면 강의로도 구성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성의 역사1: 지식의 의지>는 또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의준비차 스테판 말테르의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제3의공간)을 읽다가 잠시 모파상의 <삐에르와 장>(창비)을 읽는 틈에 시야에서 놓쳤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여하튼 20여 분간 집안에서 찾다가 못 찾고 쉬는 중이다. 야구중계와 같이 보느라 정신이 분산된 탓인지.

<시대의 작가로 사는 것>은 고세훈 교수의 평전 <조지 오웰>(한길사)과 같이 읽고 있는데 오웰의 어린시절과 젊은시절에 대한 정보를 보충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주로 후기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를 위주로 강의를 해온 탓에 그의 어린시절과 초기작에 대해서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었다. 관련서를 읽지 않은 건 아니지만 머릿속에 강의자료로 입력해놓지는 않은 것.

평전을 보니 오웰 전집은 20권 규모이고 모두 1만 쪽에 달한다. 그에 관한 책들도 수십 권에다가 학술논문만 해도 수백 편에 이르니 20세기 작가로는 거물급이라고 해야겠다. 그런 걸 고려하면 강의에서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독자로서 더 중요한 건 무얼 읽느냐가 아니라 읽지 않느냐다. 읽을 책은 정말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오웰만 하더라도 어디까지 읽어야 할까? 대부분 소개된 그의 소설과 에세이만 하더라도 10여 권에 이른다. 최근에는 소설 <엽란을 날려라>(지만지)도 초역돼 나왔다(책값은 화나게 한다). 문제는 오웰만 읽는 게 아니라는 점. 당장 내주만 하더라도 10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강의에서 다뤄야 한다. 비단 그런 사정이 아니더라도 인생이 길지 않다. 하는 말대로 우리는 책을 읽으려고 태어나지 않았기에(우리의 몸이 독서에 최적화되어 있다면 노안이 생길 리 없다!).

고로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도 고되지만 그런 작가들을 뒤따라 읽으며 시대의 독자로 산다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나저나 책은 어디에다 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휴도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 되어 어제까지 느긋했던 마음도 슬슬 바빠지고 있다. 며칠 손에 닿는 대로 책을 읽었지만 이제 강의준비도 해야 하고 독서도 모종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러시아혁명사에서 20세기 이데올로기로, 독일근현대사로 종횡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은 이제 더이상 내 편이 아니다. 모래시계로 치면 뒤집힌 이후에는 적들의 시간이다.

윌리 톰슨의 <20세기 이데올로기>(산처럼)는 진도가 더디게 나가는 책이다. 공부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책. 아렌트의 <전체주의의기원>과 같이 읽어나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박노자의 <러시아혁명사 강의>(나무연필)는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책과함께)의 보충으로 읽고 있는데, 강의니 만큼 수월하게 읽힌다. 최일붕의 <러시아혁명>까지 이 참에 읽어두려고 한다. 더 무리하면 레닌과 스탈린 평전에 이르게 된다.

<20세기 이데올로기>를 읽다가 독일사를 보충하려고 손에 든 책이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돌베개)다. 역시나 기대만큼 잘 쓰인 책. 아직 초반부임에도 남은 분량을 체크해보게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아쉬워하듯이 다 읽는 게 아쉬워서. 여기서 더 무리하면 <바이마르 공화국의 해체>(나남, 전3권)로 가게 된다. 몇 페이지 읽기는 했는데 역시나 이번 연휴에는 무리다.

그밖에 뇌과학과 윤리, 사회적 협력, 지식의 사회사 관련서 등 벌려놓은 책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이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야 할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다. 유력 후보군에는 빠져 있었기에 신선하지만 지난해처럼 충격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이미 맨부커상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파이기 때문에. 짐작에 이로써 올해 유력 후보였던 응구기나 하루키는 노벨상과는 당분간 인연이 없을 듯싶다. 더불어, 도박사이트의 예측은 앞으로도 계속 빗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어깃장을 놓기로 작정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미를 부여하자면, 한국계 미국작가 이창래의 수상 가능성이 한국인 작가의 수상 가능성보다 더 높을 듯싶다는 것(맨부커상을 먼저 받아야겠지만).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이미 주요작이 번역되어 있는 상태다(올해는 민음사의 완승이로군). 다섯 권을 리스트로 골라놓는다.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9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구판절판
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창백한 언덕 풍경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주의 과학서‘로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생각연구소)를 고른다. 저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 ˝최신의 뇌과학과 심리학이 새롭게 밝혀낸 감정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책에 대한 흥미의 근거다.

여러 동료학자들의 추천사가 신뢰를 갖게끔 하는데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의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감정의 과학에 관한 뛰어나고 독창적인 책˝이라고 평했다. 감정에 관한 새로운 발견들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원저는 올해 나왔고 보급판(페이퍼백)은 내년 봄에야 출간된다. 그만큼 따끈한 책.

번역서론 700쪽 분량인데 책을 옮긴 최호영 박사는 이 분야의 책을 부지런히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슈아 그린의 <옳고 그름>(시공사), 매튜 리버먼의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시공사) 등 내가 구입한 것도 여러 권이다. <사회적 뇌>는 요즘 다시 관심을 갖게 된 주제여서 책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rjfnr 2024-10-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 뇌‘ 이 책에 관심이 갑니다.
같이 읽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문뜩 듭니다. ♡♡